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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보험개발원장 강영구 (정치외교학과 82) 동문
보험사 취급 상품 국민연금과 유사민관 역할 분담하는데 최적 파트너 민간보험, 수십년간 민영의보 취급건강관리서비스업 참여도 허용해야 "고령화 대책을 세우는 데 있어서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제대로 안 됩니다. 해외사례를 보더라도 민과 관이 힘을 합쳐 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민간에서 현실적으로 가장 가까이서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 보험입니다." 강영구 보험개발원장(54ㆍ사진)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보험정책 전문가다. 지난 1982년 보험감독원을 시작으로 금융감독원 보험검사국 팀장과 국장, 부원장보를 역임하며 보험으로만 한 우물을 팠다. 그래서인지 서울경제신문과의 한 시간이 넘는 인터뷰 내내 보험업계 현안에 대해 막힘 없이 답변을 쏟아냈다. 참고자료를 보지 않고도 구체적인 수치까지 술술 풀어냈다. 그 중에서도 강 원장이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 부분은 역시 고령화 문제다. 고령화 문제, 민간 참여 유도해야 강 원장은 "지난해 건강보험은 1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65세 이상 노인의 치료비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며 "노인의료 수요는 갈수록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이므로 국가적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험개발원은 이를 위해 현재 고령화 대비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 팀은 고령화 대응과 관련한 해외 선진제도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보험개발원은 여기서 나온 결과를 바탕으로 퇴직연금 및 개인연금 활성화를 위한 세제 개선안 등을 작성해 정책당국에 건의할 예정이다. "국내 보험사들의 자산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40%를 웃돌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사적연금 등 고령화 관련 상품의 활용은 아직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국가에 비해 미약한 수준입니다." 인구통계자료집에 따르면 한국은 오는 2018년이면 고령사회(노인인구 비중 14%)에 진입하게 된다. 그러나 고령화 속도에 비해 사적연금(퇴직연금ㆍ개인연금) 가입률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한국의 퇴직연금 가입률은 18.8%로 영국(49.1%), 미국(32.8%), 독일(32.2%) 등 선진국에 한참 뒤처져 있다. 그만큼 사적연금 시장의 활성화가 시급하다는 얘기다. 강 원장은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 단독이 아닌 민간과의 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보험사는 취급하는 상품이 국민연금 등 사회보험제도와 유사하다는 점에서 공사 간 역할을 분담하는 데 최적의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또한 급증하는 사회복지 수요를 정부 재정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도 민간의 참여가 필요한 이유로 제시했다. "고령화 문제를 겪고 있는 주요 선진국은 국가재정상의 한계 때문에 사회복지제도에서 공적 역할을 축소하고 민간 부문의 역할을 확대하는 정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정부로서는 장기 리스크 관리에 장점을 가진 보험산업의 서비스와 자산을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건강관리서비스 기관에 보험사 포함시켜야 화제가 '국민건강관리서비스법안'으로 옮겨지자 강 원장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4월 발의된 수정법안에는 민간보험사가 건강관리서비스업 기관을 개설하거나 출자를 할 수 없도록 제한해서다. 그 이유는 소비자의 건강정보를 유출하고 악용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보험사들은 당연히 크게 반발하고 있다. "보험사는 질병정보 자체를 필요로 하는 곳이라는 점에서 수정법안은 말이 안 됩니다. 외국 사례만 봐도 보험사를 제외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오히려 의료비 절감효과를 얻기 위해 보험사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미국 보험사인 애트나는 생애주기별로 건강관리, 질병 회복관리 등의 자체 건강관리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 결과 연간 의료비의 15% 정도를 절감하고 있다. 독일 에르고그룹의 자회사인 DKV 역시 건강보험ㆍ장기간병보험ㆍ헬스케어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민간 보험사는 수십년간 민영의료 보험을 취급해왔기 때문에 건강관리서비스에 참여하면 국민건강 증진에 일조할 것입니다. 정부로서는 민간 보험사의 건강관리서비스업 참여를 허용해야 합니다." 자연재해보험 활성화 시급 일본 대지진으로 촉발된 자연재해보험의 활성화 문제는 보험개발원의 또 다른 관심사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한국의 자연재해 피해액은 연평균 1조7,263억원에 이른다. 이 중 태풍과 호우에 따른 피해가 86%를 차지한다. 피해액은 증가추세에 있지만 위험을 헤지(hedge)할 수 있는 자연재해보험의 보급은 아직 더디기만 하다. 자연재해 피해액 대비 피해자가 보험사로부터 받는 보험금 합계액의 비율인 보험보상률은 5% 미만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 비용을 감당하는 것은 결국 정부인데 미리 보험을 들어놓으면 재정손실도 줄이고 보험의 저변을 확대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습니다. 자연재해보험을 활성화시키려면 일단 정부가 정책적으로 드라이브를 거는 것이 중요합니다." 강 원장은 "보험개발원은 국내 처음으로 정부가 보험료의 일부를 지원하는 농작물재해보험과 풍수해보험의 제도 도입에 큰 기여를 했다"며 "올해 말까지는 지진위험이 추가된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험사간 경쟁해 우량 보험사 걸러내야 주제를 넓혀 보험산업 발전 방안에 대해 물었다. 강 원장은 대뜸 보험사가 너무 많다며 비우량 보험사를 솎아내기 위해서라도 경쟁제한 조치를 풀어줘야 한다고 답했다. 현재 국내에는 총 53개의 보험사가 영업하고 있고 외형만 놓고 보면 세계 10위권이다. "보험사가 많은 데 비해 영업행위는 천편일률입니다. 결국 핵심은 내실인데 내실을 키우려면 보험사 간 경쟁을 시켜야 합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렉싱턴이라는 외국 보험사의 예를 들었다. 그가 세계보험자총회에 갔을 때 알게 된 렉싱턴은 자연재해 같은 거대위험 위주로 사업구조를 특화시킨 보험사이다. 한국의 보험사들과는 접근전략 자체가 다른 곳이었다. 연간 보험료 규모가 1조2,000억원 수준으로 외형 면에서도 전혀 뒤떨어지지 않았다. 강 원장은 우리나라에서는 왜 저런 모델이 나오지 않을까 고민했다고 한다. 수많은 국내 보험사들이 해외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지만 해외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이런 특화된 회사가 나와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게 그가 내린 결론이다. 통계로 소통하겠다 보험개발원은 1년 전 강 원장 취임 당시 보험연구원 분리 문제를 놓고 조직 내 갈등이 상당했다. 사원총회에서 연구원을 개발원에서 분리하는 안을 제시했지만 예상치 못하게 부결된 것이다. 안건통과를 자신했던 강 원장으로서는 돌발변수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거시적으로 볼 때 보험연구원은 자본시장연구원이나 금융연구원 등과 경쟁하고 개발원은 통계전문 서비스기업으로 가야 합니다. 직원들도 처음에는 동의하지 않았지만 일일이 만나 설득을 하니 받아줬습니다." 현재 보험개발원과 보험연구원은 법적으로 완전히 분리됐다. 보험연구원 분리문제를 매듭지은 강 원장은 이어 조직 슬림화를 단행했다. 종전 35개 조직을 26개로 축소하고 결제만 하는 임원들은 전원 현장으로 배치시켰다. "조직구조 개편을 강하게 밀어붙였는데 다행히 직원들이 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줬습니다. 직원들이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조성했다는 점을 자평하고 싶습니다." 강 원장이 취임과 동시에 내세운 슬로건은 '보험개발원은 통계로 소통하겠다'는 것이다. 보험산업에서 최대의 자원은 통계로 보험개발원은 매년 약 10억건이 넘는 보험계약ㆍ사고통계자료를 다루고 있다. 보험업법상 보험요율 산출기관인 보험개발원이 통계로 소통하겠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강 원장은 중립적인 자세를 강조하고 있다. 통계 수치를 두고 보험개발원이 정책적 판단을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아울러 보험회사와 고객의 목소리를 통계에 담지 않아야 한다고 게 그의 소신이다. 보험사들이 공개를 원하지 않는 통계도 있는 그대로 발표해 업계나 고객이 알아야 할 것은 알아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강 원장은 금감원에 대한 애정 어린 충고도 잊지 않았다. "금감원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어디서 발생했는지를 먼저 고민해봐야 한다"며 "하루 빨리 환부를 도려내고 재발방지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분명한 것은 금융감독원 전체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면 이는 국가적 손실로 이어진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공정한 보험료 산출·상품 검증등 전문 서비스 제공 ■보험개발원은 보험개발원은 보험업법에 근거해 설립된 보험전문 서비스 기관으로 보험소비자와 보험회사, 정부 및 감독당국 등 보험시장 참여자들에게 보험과 관련된 전문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요 업무는 공정한 보험료 산출과 상품 검증, 보험상품 개발 지원 등이다. 보험정보와 통계를 취합, 산출해 활용하고 계리 및 리스크 제도 선진화에 따른 실무 서비스도 제공한다. 보험은 무형의 상품으로 확률과 통계 같은 복잡하고 전문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보험소비자가 가격의 적정성 및 상품내용의 적합성 등을 판단하기 어렵다. 따라서 보험개발원은 보험료 산정의 기초가 되는 요율을 산출하고 보험상품의 보장내용과 약관의 내용이 소비자에게 불리하지 않은지를 검증하는 것이다.. 보험상품 개발을 지원하는 일도 보험개발원의 주요 업무. 다양한 보험정보와 통계를 바탕으로 보험회사가 새로운 보험상품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각종 통계정보를 생산해 제공하는 것이다. 보험개발원은 통계기관으로서 보험과 관련된 다양한 통계를 매년 10억건 이상 집적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보험사와 보험산업에 필요한 각종 통계정보를 다룬다. 이를 바탕으로 국제회계제도, 확률론적 방식의 리스크 평가제도 등의 도입을 지원하고 감독당국과 보험업계에 과학적인 산출 방법, 관리 방안 및 실무적용 방안을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보험개발원 부설기관인 자동차기술연구소는 자동차 충돌시험을 통해 차량 모델별 손상도를 평가해 수리비 등급을 책정한다. 보험사는 수리비 등급에 따라 자동차보험의 자차담보 보험료를 차등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수리비에 따른 보험료 차등적용은 자동차제작사가 수리용 부품의 가격을 인상하는 것을 억제하고 차량설계 개선을 유도하는 효과를 가져다 준다. 강영구 보험개발원장은 "수입차 수리비의 거품을 빼기 위해 최근 BMW와 렉서스, 포드 토러스 등 3개의 수입차를 구입해 충돌시험을 실시했다"고 소개했다. 보험개발원은 무사고운전자의 보험료 할인 및 사고운전자의 보험료 할증에 관한 할인할증 기초 정보를 산출해 제공한다. 국토해양부로부터 위탁 받아 자동차보험 미가입자를 추출해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하는 업무도 수행한다. 이밖에 보험종목 간 통계의 연계 분석과 생명보험 다건가입자 속성 분석, 개인연금보험 장수 리스크 분석, 손해율 및 위험률 추세 예측 등도 보험개발원이 진행하고 있는 업무이다. 보험감독원 시작… 30여년 '한 우물' 보험정책 전문가 ■강영구 원장은 강영구 보험개발원장은 주말에 별다른 약속이 없으면 산을 찾는다. 주로 찾는 곳은 자택에서 비교적 가까운 용마산과 아차산. 용마산 정상에서 능선을 따라 아차산으로 이어지는 코스를 3시간에 주파한다. 용마산과 아차산은 그리 높지는 않지만 산행을 하다 보면 역사적 가치가 있는 보루 등의 유적을 볼 수 있다. 강 원장은 유적들을 보면서 자신과 대화한다. 최고경영자(CEO)로서 내린 결정을 되새겨보기도 하고 다가오는 일들에 대해 미리 그림을 그려본다는 얘기다. 그는 가끔 마음을 다잡을 때면 이나모리 가즈오 일본 교세라그룹 회장의 자전적 소설 '소호카의 꿈'을 펼쳐본다. 맨손으로 출발해 온갖 어려움을 딛고 교세라그룹을 세워 세계적 기업으로 키운 이나모리 회장의 긍정적인 태도를 되새기기 위해서다. '소호카의 꿈'에서 강 원장의 눈길을 사로잡은 대목은 "재능이 모자라도 열의가 있다면 다른 사람에게 절대 질 수가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긍정적 태도의 사고방식"이라는 이나모리 회장의 발언이다. 강 원장은 평소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피하지 말고 즐기면서 하고 자기가 몸담고 있는 조직을 사랑하라"라는 말을 자주한다. 이 말에는 그의 좌우명인 '매사진력(每事盡力ㆍ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자)'과 이나모리 회장의 긍정적 사고방식이 그대로 녹아 있다. 강 원장은 신의(信義)를 강조하곤 한다. 신의는 일방향이 아닌 쌍방향으로 오랜 시간 믿음이 지속될 때 쌓이는 만큼 인간관계는 물론 회사 경영에도 신의가 지켜져야 한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강 원장은 지난해 보험개발원장으로 부임한 뒤 직원들에게 '강류석불전(江流石不轉')'을 주문했다고 한다. 이는 '강물은 흘러가도 강바닥의 돌은 흘러가지 않는다'는 뜻으로 두보(杜甫)의 시 '팔진도(八陳圖)'를 인용한 것이다. 보험개발원에 대한 외부의 평가가 인색하거나 서운하더라도 묵묵히 자기 자리에서 할 일을 열심히 하면 언젠가는 제대로 평가받을 때가 올 것이므로 참고 열심히 일하자는 당부였다. 강 원장은 또 보험개발원의 현재 모습을 주역(周易)의 한 구절인 '혹약재연(惑躍在淵)'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이전보다는 발전했지만 아직은 뿌리를 온전히 내리지 못해 안정된 상태가 아니다'라는 뜻이다. 보험개발원이 많이 발전했지만 주변의 기대에 부응하려면 아직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는 각오를 담고 있다. 약력 ▦1956년 경북 상주 ▦1976년 휘문고 졸업 ▦1983년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1987년 성균관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 ▦2001년 밴더빌트대 대학원 경제학 석사 ▦1982년 보험감독원 입사 ▦2002년 금융감독원 기획조정국 팀장 ▦2003년 금융감독원 보험검사국 팀장, 보험감독국 부국장 ▦2006년 금융감독원 보험검사2국장 ▦2008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보험업서비스본부장) ▦2010년 보험개발원 원장 출처: 서울경제 기사입력 : 2011/07/12 16:43:22 원문 보기 : http://economy.hankooki.com/lpage/opinion/201107/e2011071216432251420.htm
2011-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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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서울은 도시가 아니다”…이경훈(건축학전공) 교수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 보세요. 뉴욕을 찬미하는 드라마에서 주인공 캐리의 아이템이 구두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남자 친구 빅이 청혼하면서도 파란 구두를 건네주죠. 멋진 구두를 신고 화려한 쇼윈도가 즐비한 거리를 폼나게 걷고 또 걷는다는 것, 그게 바로 뉴욕이라는 겁니다. 그게 도시의 본질이라는 겁니다. 지금 서울, 걸어다닐 만합니까?” 지난 30일 이경훈 국민대 건축학부 교수를 서울 정릉3동 국민대 연구실에서 만났다. ‘서울은 도시가 아니다’(푸른숲 펴냄)라는 다소 도발적인 제목의 책을 내놔서다. 건축 책은 대개 건물과 컨셉트에 대한 얘기를 한다. 이 교수는 전혀 다른 얘기를 꺼냈다. 건물, 간판, 가로수, 의자, 보도블록이 디자인적으로 멋진 것이냐 아니냐는 둘째 문제이고, 먼저 마음 편하게 걸어다닐 수 있도록 해달라는 거다. “도시를 먼저 건드리지 않고서는 독창적인 건축이 나올 수 없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책에서 ‘길’과 ‘거리’를 구분했다. 어떤 의미인가. -목적지를 향해 쭉 나 있는 단선적 경로가 길이라면, 거리는 사람이 활개 치며 걸어다닐 수 있는 것, 그러니까 쏘다니며 구경하고 만나고 떠들고 노는 곳이다. 걸어가다 잠깐 단골 가게에 들러 차도 한 잔 마시고, 골목을 꺾어 가다가 아는 사람, 때로는 마주치기 싫은 사람도 만나게 되는 곳이 거리다. 그런 거리를 가져야 도시라 할 수 있다. 그런 거리는 어떻게 만들어 내나. -거리는 공유 공간, 공적인 공간이 아니라 커뮤니티 공간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신사동 가로수길을 들 수 있다. 일단 건물이 아니라 거리 자체가 남향이다. 또 인도가 확실히 확보되어 있고, 이런저런 상점들이 늘어서 있다. 돌아다니면서 기웃기웃 구경하기 좋다. 그게 바로 도시의 거리다. 다른 곳과 비교해보면 금방 드러난다. 도심 건물은 남향을 고집하니 길은 동서로 놓이게 되고, 그러니 늘 햇볕이 안 든다. 또 온갖 차들이 인도 위에 바퀴를 걸친다. 사람들이 재미있게 걸을 수가 없는 거다. 나무 잔뜩 심고 꼬불꼬불 만들어 둔 ‘걷고 싶은 거리’는 길 외에는 아무 것도 볼 게 없어 걷는 사람들도 별로 없다. 똑같은 명품 거리인데 청담동 길은 한산하다. 청담동 길이 따라하려 한 일본 도쿄의 오모테산도 길은 늘 북적대는데 말이다. 청담동 건물주들이 차를 건물 앞에 대 놓기 때문이다. 도시는 결국 사람인 셈이다. -우린 너무 착한 것만 고집한다. 가령 광화문광장만 해도 그렇다. 확실히 문제가 있다. 그런데 해결책으로 나오는 것은 나무 심고 녹지 만들자는 얘기가 대부분이다. 나 같으면 차라리 주변 건물 1층에다 카페테라스나 상점 같은 것을 의무적으로 들이도록 하겠다. 도시의 광장이라면 그렇게 만들어줘야 한다. 서울시청 앞 광장도 마찬가지다. 늘 잔디를 깔아두는데 그건 광장인가, 공원인가, 녹지인가. 차라리 로터리 때문에 지하로 들어갔던 상점들을 위로 끄집어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봐야 한다. 상점 같은 것으로 스트리트 월(Street Wall)을 아기자기하게 구성해줘야 사람들이 거닐고 도시적 풍경이 생기는 거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은 도시가 아니라는 것이다. 전권이 주어진다면 뭐부터 고쳐보고 싶은가. -일단 인도 주차를 금지시키겠다. 웰컴시티를 봐라. 건물 잘 지어 놓고 인도에다 차를 주차할 수 있도록 해놨다. 청담동 길처럼 걷는 사람을 건물에서 분리해 버리는 것이다. 길거리에 담배꽁초를 버리면 5만원을 물게 한다. 그런데 담배꽁초는 3㎝고, 차는 5m다. 차는 왜 놔두나. 다음으로 합벽을 허용하겠다. 지금은 건물들 사이를 대지경계선에서 1m 이상 띄어 놓도록 되어 있다. 화재 위험 같은 이유에서다. 그런데 벽을 붙여야 그 아래 1층 상점들이 쭉 이어지면서 스트리트 월이 생기고 즐길 거리가 생긴다. 화재 위험은 기술적으로 막을 수 있다. 가령 유럽은 집 사이에 불길이 넘어가지 못하도록 지붕보다 더 높은 방화벽을 끼워넣는다. 그런 식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 그것도 어렵겠다면 4대문 안 밀도를 높이는 방법도 있다. 고층빌딩이 많다지만 서울 지역 건물의 평균 높이는 1층도 채 안 된다. 계산해보니까 4대문 안에 평균 56층 높이로 건물을 올리면 지금 서울 시내 건물을 모두 다 수용할 수 있다. 4대문 안, 여의도, 강남 3곳으로 분산할 경우 평균 높이는 20층이면 된다. 차라리 이렇게 집적시킨 뒤 그 외 지역은 공원녹지를 만드는 거다. 도시에는 도시만의 맛이 있다는 주장이 신선했다. -자연을 높게 치다 보니 자꾸 도시를 악으로 몰아간다. 그게 문제다. 도시는 궁극적으로 사람이 필요해서 만든 것이다. 실컷 만들어놓고 나쁘다고 욕하면 되겠는가. 거꾸로 생각해보면 도시가 그렇게 집적돼 있음으로 해서 그 외 지역이 보전되는 측면도 있다. 최근 유엔 에스캅(UN ESCAP·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에 참가했더니 거기서도 그런 문제가 주로 논의됐다. 남향 아파트에 대한 비판도 인상적이었다. -큰 길(불러바드)을 떠올리면 된다. 프랑스는 큰 길을 중심으로 아파트를 길쭉하니 좁게 짓는다. 아파트가 포기하는 햇볕, 베란다, 광장, 놀이터를 큰 길에 내주는 거다. 개개인의 집보다 함께 쓰는 큰 길에 더 많은 혜택과 기능을 주라는 거다. 그게 바로 공유 공간이자 지역 공동체다. 우리 아파트는 그런 기능과 혜택을 집 안에서만 해결하려 든다. 남향을 고집하니 모든 집이 넓은 사각형이다. 아파트는 공동주택인데 사실상 따로 사는 셈이다. 요즘은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주차장을 지하에 넣고 지상은 녹지로 만들었다. 사람들은 지하주차장을 통해 마트와 일터를 오가게 되고, 서로 접할 일도 별로 없다보니 주변 상권이 다 죽는다. 아파트는 공동주택인데, 거기서 사는 사람들은 정작 모두 닫아걸고 외롭게 살겠다고 작정한 셈이다. 그건 도시가 아니라 스스로 갇히는 감옥이다. 그래서인지 건축가들은 압도적인 건축물보다 환경에 녹아드는 건축을 높게 평가한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제일 중요하다. 건축가들이 압도적인 규모로 온갖 편의시설을 한데 다 몰아넣은 건축물보다 사람과 풍경이 살아날 수 있는 건축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다. 외국인 관광객이 전통문화를 안 보고 쇼핑만 하고 간다는 보도에 우리는 분노한다. 그런데 입장을 바꿔 생각해 봐라. 우리가 전통문화를 보러 가는 곳은 대개 우리보다 못 사는 나라들이다. 그곳에서는 차를 타고 돌아다닌다. 그런데 유럽 같은 선진국에 놀러가면 열심히 걸어다닌다. 도시 그 자체를 느끼는 거다. 그래서 난 시내에서 ‘외국인 관광객 탑승 중’이란 푯말을 내건 봉고차를 보면 부끄럽다. 우리가 후진국이라 실토하는 것 같아서다. 서울은 역사 문화 도시, 디자인 도시 같은 걸 내걸었는데 다 좋다. 다만 역사 문화건 디자인이건 뭐건 간에 가장 기본은 ‘도시’라는 점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녹지를 끌어들인 남향’이란 전제조건이 붙어 있는 한 도시적 풍경과 창조적 건축은 불가능하다. 건축물에 앞서 건축에 대한 시각 교정이 필요해보인다. -그래서 요즘 고민하는 키워드가 바로 ‘린’(隣)이다. 우린 오랫동안 충과 효만 생각하고 살았다. 충은 느낄 수 없는 거대 공동체인 국가를 향한 것이고, 효는 바로 내 가족들에 대한 얘기다. 국가와 가족 사이에 끼어 있는 공동체적인 무엇이 바로 도시인데, 이것에 대한 고민이 없다. 도시를 도시답게 하는 것은 국가도 가정도 아닌 바로 우리 이웃들이 함께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방식이고, 건축은 그 방식을 담아내야 한다. 출처: 서울신문 2011-07-01 원문보기: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10701500032
2011-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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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텅 빈 집' 모준석 작가를 아시나요?/모준석(입체미술 03) 동문
갤러리선컨템포러리에서 '널 위한 자리'로 2회 개인전을 열고 있는 모준석 작가. 열정도 재능이고, 그것이 쌓이면 능력이 된다고 했던가. 이제 막 미술시장에 들어선 조각설치작가 모준석의 열정은 학부때부터 유명했다. 남들이 하나 할때 그는 밤을 새가며 열개 이상을 작업해왔다. '성실과 인내', 교수들은 그를 인정했다. 미술학부 졸업하기전 2009년 충무갤러리기획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발휘된 진가는 지난해 충무아트홀 개인전을 연 이후 이어졌다. 국내미술시장 스타작가 발굴 산실로 유명한 갤러리선컨템포러리 이명진 대표의 눈에 띈 것. 이대표는 "강렬하고 자극적인 시대에 눈길을 확 끌어당기진 않지만 독특한 기법이 신선했다"며 "단순하면서도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고, 무엇보다 공존과 소통을 고뇌하는 작가의 작업이 좋았다"고 말했다. 한국의 젊은 작가 작품을 세계미술시장에 알린 크리스티옥션 국제디렉터 에릭창도 최근 그의 작업실을 찾았다. 2시간 넘게 작가와 대화를 나눈 에릭창은 "진지하게 작업하고 있는 작가"라며 관심을 가졌다. 가느다란 동을 두드려 이어붙여 만든 '무더기 집'같은 형상은 밋밋해 보인다. 마치 캔버스에 드로잉한 것 처럼 선으로 이어진 작품은 속이 텅비어 있어 더욱 가벼워보인다. 하지만 작품은 조명과 함께 더 빛난다. 와이어로 벽에 걸린 '조그만 집'들은 그림자와 함께 입체적인 작품으로 재탄생된다. 보기엔 텅비어 있지만, 그림자로 인해 각각 집들이 제대로 형상(면)을 구축한채 우뚝 서있다. 이 대표는 그의 작품에 대해 "선들이 이어져간 작품은 소통의 개념을 보다 구체적으로 형상화하고 동선 두께의 차이를 키워 다양성의 하나됨을 강조함과 동시에 시각적인 안정감을 담았다"며 "약하고 가벼워보이는 작품이지만 비움(희생), 채움(사랑), 나눔(위로), 이룸(공동체)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2층 전시장 전경. 그런데 왜 속이 텅빈 집들을 쌓아 올렸을까. "어릴적 한방에서 여섯식구가 같이 살았었죠. 한 공간에서 이뤄지는 생활과 잦은 이사를 하면서 집들과 어울림에 대한 갈망을 끊임없이 했던것 같아요." 작가는 "주거지의 형태에 따라 생활자가 맞춰나가야 하거나 또는 일정 장소가 그 사용주에 따라 용도가 변하듯 내 작품은 서로 조율해야 하는 소통과 비움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동선과 스테인드글라스만으로 이루어진 집은 내부는 하나로 비워져 경계의 영역을 허물어뜨리고 공간의 소통을 가능하게 했다. 집들로 이어진 공간에는 계단으로 이어져 반복과 순환이 계속 되는 뫼비우스띠 처럼 보이기도 한다. 선으로 이뤄져 쉬워보이는 작품이지만 작업공정은 간단치 않다. 스케치를 한후 흙 작업을 통해 건축물이 완성되면 동선과 스테인드글라스 작업이 나온다. 모준석_너에게로 열어둠, 2010, 동선, 스테인드글라스, 50x185x110cm_설치 지난 13일부터 소격동 선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모 작가의 개인전 타이틀은 '널 위한 자리'다. 다양한 형태의 외곽과 형형색색의 스테인드글라스와 같은 시각적 장치, 사람의 모습을 집으로 은유한 그의 작품은 비워짐과 연결됨을 통해 그곳의 생활자인 개개인에 주목함과 동시에 이들이 형성하는 마을, 즉 ‘공동체’에 초점을 두고 있다. 작가는 올해 국민대 대학원에서 입체미술을 전공했다. 지난 2월 AHAF HK 2011 조각부분 영아티스트로 선정되어 홍콩만다린 오리엔탈에서 열린 호텔아트페어에 참여했다. 3차원의 공간성과 빛의 투과를 통한 회화성이 돋보이는 작품은 '텅빈 충만'을 선사한다. 전시는 5일까지. (02)720-5728 출처 :아주경제 기사입력 2011-06-03 14:11 원문보기 :http://www.ajnews.co.kr/view_v2.jsp?newsId=20110603000221
2011-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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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자랑스러운 서울법대인' 4명 선정/정성진 前 국민대 총장
정성진 전 국민대 총장이 '제19회 자랑스러운 서울법대인'으로 선정됐다. 시상식은 25일 오후 6시 30분 서울 플라자호텔서 열리는 동창회(회장 김경한 전 법무무 장관) 총회에서 갖는다. 출처 : 조선일보 기사입력 : 2011.05.23 00:11원문보기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5/23/2011052300014.html
2011-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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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박유진 위메프 MD/(경영학전공 94)동문
혜성처럼 나타난 유통채널로 많은 소비자들에게 각광 받고 있는 '소셜커머스'. 반값 할인 행진 속에서, 참여한 기업에는 홍보 효과를, 고객에게는 지갑 사정을 가볍게 하고 있는 3대 소셜커머스 중 위메이크프라이스(이하 위메프)는 '슈퍼딜(Super Deal)'을 전면에 내세워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슈퍼딜은 일주일에 한 번씩 유명 기업에서 사랑받고 있는 상품 혹은 서비스 아이템을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는 것을 말한다. 이런 슈퍼딜을 이끌고 있는 박유진 상품기획자 실장(MD·38)은 기획부터 제휴사와 콘텐츠 협의 및 제작, 해당 상품 등을 사이트에 올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박 실장은 제일기획에 다니다 지난해 8월 이곳에 입사했다. 그가 위메프에 들어온 이유는 허민 대표와의 특별한 인연 때문이었다. 지난 2000년도 서울대 총학생회장이었던 허 대표와 국민대 총학생회장이었던 박 실장은 당시 대학 문제 등을 의논하며 끈끈한 우정을 쌓았다. 박 실장은 입사하자마자 첫번째 슈퍼딜로 화려한 데뷔를 했다. 바로 에버랜드 자유이용권 10만장을 하루 만에 완판해 15억원이라는 매출을 달성한 것. 그는 1일 "3만7000원짜리 에버랜드 자유이용권을 1만4900원에 팔자 많은 사람들이 몰려 대성황을 이뤘다"며 "58개 언론사에서 이를 보도해 업계에서는 이에 따른 시너지 효과에 따른 가치를 102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위메프는 3대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가장 많이 팔린 개수, 가장 많이 팔린 금액, 하루 최다 방문자수가 바로 그것. 순서대로 롯데리아 햄버거 25만개 판매, 의류 회사 코데즈콤바인 25억원 달성, 롯데리아 상품 판매 시 142만명 방문이 한국 소설커머스의 기록이다. 이 중심에 박유진 실장의 슈퍼딜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박유진 실장은 소셜커머스에 대해 '소득의 불평등을 지출의 합리성으로 극복하는 장'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소득이 적은 사람도 동일한 수준의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배송사고, 서비스 불만 등 최근 소셜커머스의 부작용에 대해 "산업이 커가는 와중에 생긴 성장통으로 꼭 겪어야 할 일"이라며 "성장통을 잘 이겨내 백화점, 대형 마트, 홈쇼핑 등과 함께 다양한 유통채널 중 하나로 자리잡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원문보기 :http://www.fnnews.com/view?ra=Sent1001m_View&corp=fnnews&arcid=0922296484&cDateYear=2011&cDateMonth=05&cDateDay=01
2011-05-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