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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그 사람을 찾습니다 #7] 올림픽의 열기를 열정으로 전한 노재승씨를 만나다

 

지난여름, 인류 최대의 제전 런던올림픽이 17일간의 숨 가쁜 일정을 함께하며 온 국민의 더위를 잊게 했다. 환희와 기쁨,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함께 하였던 올림픽이 막을 내린지도 한 달이 다 되었지만 감동의 순간을 다시 볼 때면 여전히 짠하고 가슴이 쿵쿵 뛰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런던에서 유학을 하고 있는 국민*인 중에 어느 때보다 특별한 올림픽을 보냈다고 한다. 아직도 올림픽 감동의 여운이 미처 가시지 않은 듯 한 그의 이야기에 귀기울여보자.

Q. 이번 런던 올림픽에서 특별한 추억을 만들었다고 들었어요. 직접 소개해주시겠어요?

런던에서 유학을 하고 있는 학생으로서, 내가 머물고 있는 곳에서 이토록 커다란 행사가 열린다는 것은 흔치 않은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그 뜨거운 현장 속에서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내가 선수나 코칭스태프가 아닌 다음에야, 자원봉사라는 생각이 들었고, 급기야 올림픽 자원봉사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그간 여러 번의 올림픽이 내 인생을 지나갔지만, 이번 올림픽은 그 어느 때보다도 특별한 올림픽으로 기억에 남게 되는 계기가 된 거죠.

Q.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셨는지 궁금한데요?

자원봉사를 시작하게 되면서 알게 된 것이지만, 대회의 규모와 업무를 고려하여 상당히 다양한 여러 가지의 업무로 자원봉사의 일이 세분화 되어 있어요. 그중에서 제가 맡은 일은 올림픽 차량을 운전하며, 올림픽 기간 동안 대한체육회의 임직원들을 각종 경기장이나 프레스센터, 각국 NOC하우스 등으로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었답니다.

 

Q. 유학생으로써 자원봉사에 참여한다고 하니 의미가 남달랐을 것 같아요.

런던에서 지낸지는 3년이 넘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그러하듯, 직접 차량을 운전하고 다니지는 않았기에 초반에는 동선 파악을 하면서 경기장의 위치와 IOC, NOC호텔 등 주요 장소를 파악하며 준비를 열심히 했어요. 7월27일 드디어 올림픽이 개막되고, 4년여를 준비해온 선수들 못지않게, 지난 4개월간 올림픽을 위해 준비한 자원봉사자들도 본격적으로 올림픽의 열기 속으로 뛰어들어 흥분과 긴장의 시간을 함께 나누었죠.

Q. 올림픽 현장의 열기를 누구보다도 뜨겁게 느낀만큼 힘도 드셨을 것 같아요.

물론 시간이 흐를수록 올림픽 현장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어요. 덩달아 자원봉사 일도 바쁘고 때때로 급박한 상황이 벌어지면 정말 정신차릴 수 없게 시간이 지나갔던 것 같아요. 그리고 하루가 끝나면 그동안 쌓였던 긴장감과 피로가 한꺼번에 밀려오곤 했죠. 하지만 그 와중에도 내가 대한민국 대표단을 위해, 그리고 나라를 위해 무엇인가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그 긴장감과 피로를 순식간에 날려주기에 충분했던 것 같아요. 함께 일하는 자원봉사자들끼리 서로 힘도 많이 되어주었고요.

Q. 활동하셨던 기간 동안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셨어요?

이번 올림픽 기간 동안 팀코리아하우스(Team Korea House)라는 대한체육회 홍보관에서 일을 하게 되었는데, 각국 홍보관마다 저마다 고유의 문화를 알리고 스포츠 외교를 펼치는 공간이라고 생각하시면 되요. 특히 코리아하우스는 다채로운 문화 콘텐츠와 자원봉사들의 밝고 친절한 안내로 영국언론으로부터 주목받는 NOC 하우스 중 하나로 소개 되는 영광을 차지하기도 했어요. 방문객들이 코리아하우스에서 우리 고유의 판소리와 사물놀이 공연, 한방침술 행사 등 다양한 문화를 직접 보고 즐기는 모습을 지켜보며, 자원봉사자로서 단순한 애국심을 넘어선 벅찬 감동을 느꼈었죠.

 

Q. 마지막으로 이번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얻은 것이 있다면요?

전 세계 각국에서 찾아온 방문객들은 국제사회의 도움으로 1948년 런던올림픽에 처녀출전 하였던 한국이 이제는 스포츠 원조국으로서 다시 런던에서 선전하는 모습을 보며 놀라워했어요. 그 모습을 보면서 또 한 번 대한민국 국민으로써 자부심과 감동을 느꼈고 그 어느 해보다도 뜨거운 열정을 체험할 수 있었던 이번 여름은 아마 제 인생 최고의 순간으로 기억될 것 같아요. 감동과 환희가 컸던 만큼 17일간의 열전이 끝남으로써 밀려오는 허무함과 아쉬움이 컸던 것도 사실이지만 처음 자원봉사 일을 시작하기 전 가졌던 설렘과 기대감이 자긍심과 보람으로 바뀌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정말 기뻐요.

얼마 전 한 예능 프로에서 런던 올림픽에 대해 메달의 색깔은 다 다르지만 선수들의 땀 색깔은 모두 같다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아마 올림픽 감동의 여운이 지금까지 계속 될 수 있는 것은 단연 경기 결과 때문이 아니라 그들의 노력의 결실이 느껴지는 한편의 드라마와 같다고 생각해서 그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