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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장애를 이해하는 소중한 시간 “내가 너 되어 통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발전 되어가는 시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들을 바라보는 인식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서로 다른 존재”라는 생각 때문에 우리는 길거리에서 그들을 볼 때 나도 모르게 몸을 피하고 만다. 어린 시절부터 장애인들을 소외시키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자라왔고, 그들과 소통할 기회 또한 없던 우리가 장애인을 인식하는 데 있어서 우리와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지도 모른다. 이러한 장애인들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우리 국민대학교에서는 지난 11월 8일 복지관 4층에서 『소통카페, 장애를 이해하는 소중한 시간! 내가 너 되어 통하다』를 진행하였다. 그 따뜻했던 현장으로 지금 함께 가보자.

 

앉아서 듣기만 하는 강의는 NO!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고 체험하는 소통카페 YES!
지난 11월 8일 금요일 복지관 4층이 유난히 따뜻했던 이유, 바로 장애학생지원센터에서 주관하는 소통카페가 열렸기 때문이다. 장애학생지원센터는 장애 학생들에게 전문도우미나 학생도우미를 지원하여 원활한 대학생활을 돕는 곳이다. 또한 일반 학생들의 장애인들의 인식 개선을 위하여 매년 장애인식개선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해왔었다. 하지만 학생들의 관심과 흥미를 유발하는 데에 한계가 있었고, 조금 더 학생들이 장애인에 친숙해 질수는 없을까라는 고민 끝에 처음으로 복지관에서 장애인들과 소통하고 그들의 언어를 체험하는 행사를 열었다.

 

 Q. 이번 행사의 취지는 무엇인가요?

학생들이 아직 교내의 장애학생들이 얼마 없기 때문에 더 그렇겠지만 학생들이 장애인들에 대한 배려가 조금 부족한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저희 장애학생지원센터에서는 장애 학생들에게 전문도우미 선생님이나 학생도우미를 붙여주는데요. 예를 들면 청각장애 학생에게는 수화통역사 선생님과 수업 필기를 위해 속기사 선생님을 붙여줍니다. 그런데 학생도우미 같은 경우에는 장애학생을 이해하지 못해서 그런지 장애학생에 대한 에티켓이 부족한 것 같았습니다. 이번 행사는 장애인들이나 장애학생들과 소통할 기회가 없었던 국민*인들에게 그들과 소통할 기회를 만들어 줌으로써 국민*인들이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장애인들에 대한 인식이 개선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본 행사의 취지입니다.

 Q. 타 학교 행사에서는 직접 장애에 대한 체험이 진행되던데, 이번 소통카페에서 기획하지 않은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원래는 장애 직접체험을 기획하려는 생각도 있었는데요. 다른 학교에 문의 결과 직접 장애를 체험하는 행사는 학생들의 관심과 참여가 많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또한 이번 행사의 기획 의도는 장애인과 학생들의 소통이었어요. 장애를 직접 체험하는 것은 기획했던 의도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판단하여 이번 행사에서 제외하게 되었고, 대신에 장애인과 쉽게 친해지고 소통 할 수 있는 안마체험이나 수화배우기, 점자 네임텍 만들기 체험으로 구성하였습니다.

 

테이블 1에서는 시각장애인 안마사의 안마 체험 및 점자 네임텍 만들기가 이루어 졌다.
점자 네임텍 테이블에 앉아서 자신의 이름을 말하면 금방 나의 이름이 점자로 표현되어 만들어 진다. 점자(Braille)는 시각장애인의 문자이다.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은 눈으로 글씨를 보지 못한다. 또 연필이나 펜으로 글을 쓰기도 어렵다. 때문에 만들어 진 것이 점자이다. 나만의 점자 네임텍을 눈을 감고 읽어보면 잠시나마 시각장애인 분들의 어려움을 느낄 수 있고 그들에게 한 발짝 다가설 수 있게 된다.

Q. 점자 네임텍을 만드셨는데요, 이번 행사로 장애인에 대한 자신의 시선이 얼마나 달라졌나요?

점자 네임텍 체험은 장애인 분이 바로 앞에서 해주셨는데요, 저는 장애인을 바로 앞에서 마주서는 것도 처음이고 점자라는 것도 생소했었는데, 이번 경험을 통해서 장애인분들이 우리 가까이 계시는 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어요. 평소에는 주위 장애인에 대해서 관심을 갖지 않다보니까 저와는 다른 세상이라고 생각했었던 것 같아요. 제 이름을 손수 점자로 만들어 주신 거에 대해서 감사했고, 점자를 만드는 과정을 봤는데 비슷한 점자가 굉장히 많아 어려울 것 같은데 금방 제 이름을 점자로 만들어 주셔서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이번 행사로 장애인 분들도 우리 주위에서 많은 일들을 하시며 존재하고 계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앞으로 장애인 분들을 위해 좋은 일도 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점자 네임텍을 만드는 바로 옆에서는 영화나 TV에서만 보던 시각장애인 분들이 안마를 해주신다. 평소 시각장애인 안마시술소에 안마를 받고 싶지만 쉽게 들어설 수 없었던 사람들이 대다수였나 보다. 안마체험은 3가지 테이블 중에서 가장 인기가 많았다. “안녕하세요?”라는 친근한 인사를 시작으로 “특히 아프신 곳이나, 최근 수술 받으셨던 곳은 없으신가요?”라는 따뜻한 물음으로 시원한 안마를 시연해주신다. 

 

Q. 시각장애인 분에게 안마를 받으셨는데요, 이번 행사가 자신의 장애인 인식 개선에 영향을 미쳤나요?

제가 평소에 장애우 분들에 대한 생각이 좋은 건 아니었어요. 지하철을 탈 때도 장애우분들이 옆에 타시면 괜히 불편하기도 했었고, 안 좋은 시선으로 바라본 적도 있었는데 이번 안마체험 후에 ‘이 분들도 사회의 일원으로 충분히 가치가 있는 분들이구나, 전문적으로 일하시기 위해서 더 많이 배우시고 노력하셨구나.’ 라는 것을 느낄 수 있어서 장애우 분들에 대한 시선이 좋은 쪽으로 바뀌게 된 것 같습니다.

 

 

소통카페에서 가장 웃음꽃이 많이 피어난 테이블을 꼽으라면 바로 수화 테이블이다.  다트 판에 적혀있는 다양한 말(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예쁘다) 중에 다트를 던져서 하나를 뽑으면 수화로 알려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렇게 수화를 배우고 나면 공룡/ 스컹크/ 목도리도마뱀/고슴도치/ 다람쥐/ 개미핥기를 다트로 던져 뽑아 먼저 수화로 표현해보고 맞는 동작을 다시 알려준다. 이상하게도 동물의 수화는 국민*인 모두가 맞췄다는 사실! 수화를 배우고 나면 바로 옆에서 수화는 또 하나의 언어라는 모토가 담긴 액자를 들고 사진을 촬영/인화해주는 이벤트도 진행되었다.

Q. 수화배우기에 참여하셨는데요, 이번 행사로 장애인에 대한 자신의 시선이 얼마나 달라졌나요?

평소에 장애인분들을 볼 때 선입견을 많이 갖고 있었던 것 같아요. 이번 행사로 청각장애인분을 처음 봤는데 일반인이랑 똑같게 행동하시는데 깜짝 놀랐어요. 수화를 가르쳐 주실 때도 밝게 가르쳐 주셔서 즐겁게 수화를 배울 수 있었고 덕분에 기존에 가지고 있던 선입견도 없어진 것 같아요. 또 수화로 예쁘다고 해주시고 알려주셔서 고마웠어요.


 

 

이번 소통카페의 자원봉사자로 나온 사람 중에 아주 특별한 사람이 있다. 바로 수화를 가르쳐 주던 국제학부 임서희 학생이다. 청각장애 1급으로 소리를 들을 수는 없지만 밝은 성격과 환한 미소로 친구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은 임서희 학생에게 물어보았다.

Q. 이번 행사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하셨는데요, 참여하신 소감은 어떠신가요?

이번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고, 시간이 오래된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느낌은 잘 모르겠지만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너무 좋습니다.

Q. 장애인으로서 사람들의 시선이 항상 느껴질 것 같습니다. 그럴 때 듣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또 비장애인들이 보는 장애인을 향한 시선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했으면 하나요?
 
저는 특별히 사람들의 시선을 느끼거나 신경을 쓰지 않아요. 그렇지만 듣고 싶은 말이 있다면 ‘너와 나는 같은 사람이야’라는 말이 가장 듣고 싶습니다. 두번째 질문에 답을 하자면 앞으로 장애인을 향한 특별한 시선을 받지 않고, 같은 사람으로서 차별 없는 세상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이끌어가는 그런 사회를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테이블3에서는 시각, 청각 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 및 한글 자막 영화 상영이 진행되었다. 또한 테이블별 이벤트를 마친 참여자들에게 해피워크에서 지적 및 지체장애인들이 만든 빵과 커피를 무료로 제공하였다. 평소 장애인들이 만든 빵이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굳이 사먹으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행사에 참여한 국민*인은 분명 다시 찾을 것이다. 자신들이 만든 빵을 하나하나 소개시켜주며 맛있는 빵을 권하는 모습에 집어든 파운드케이크는 세상 어느 빵보다 달콤하고 맛있었고, 커피는 별다방, 콩다방의 커피보다 커피향이 짙고 따뜻했으니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린 이번 행사는 그간 딱딱하게 굳어있던 우리의 인식을 녹이는 아름다운 자리였다. 발전해가는 사회 복지시설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이제 우리 스스로도 장애인들을 우리와 다른 사람이 아닌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한 일부분으로서 받아들이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이 행사가 지금 당장의 사람들의 장애인을 향한 인식 변화를 불러일으키지는 않겠지만 장애인들에게 닫혀있던 마음의 문을 여는 시간을 되었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