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스타! 준비된 명품배우, 유건우를 만나다 / 공연예술학부 0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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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배우의 삶을 ‘불꽃과도 같다’라고 표현한다. 단 한 편의 작품일지라도, 극 중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내기 위해선 스스로의 성격과 습관, 심지어는 삶의 방식까지도 바꿔야 할 정도로 뼈를 깎는 노력과 인내의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 차례의 무대를 위해 몇 개월을 준비하며 땀 흘리는 배우의 삶. 그런데 여기, 연기와 더불어 학업까지도 놓치지 않고 쉴 틈 없이 정진해 나아가고 있는 배우가 있다. 상상만 하는 꿈이 아닌 현실로 빚어내는 미래를 향해 지치지 않고 도약하는 그의 삶. ‘라이어’, ‘훈남들의 수다’, ‘오월엔 결혼할거야’ 등 대학로 최고의 인기 연극 뿐 만 아니라 드라마와 각종 CF 촬영까지. 멈추지 않고 약동하는 삶을 사는 진정한 명품 배우, 유건우를 만나보았다.
Q. 안녕하세요! 바쁜 일정에도 학업까지 함께 병행 하시는 모습이 대단하세요. ‘배우’라는 직업이 많이 고단하기도 하고 정신도 없을 것 같은데, 유건우 씨가 배우가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사실 특별한 계기라기보다는 ‘배우’라는 직업을 고등학교 때 자연스럽게 결정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정말 친했던 고등학교 친구가 있었는데 바로 경호(배우 정경호)였어요. 친한 친구가 연기를 하며 배우의 길을 걷는 것을 보고 저도 한 번 푹 빠져서 배워보고 싶더라고요. 열정을 가지고 한 분야에 몰입해서 하는 친구의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도 큰 영감을 느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연기를 배우기로 마음을 먹고, 바로 연기 학원을 등록해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어요. 어떻게 보면 호기심 때문에 시작하게 되었던 게 큰 것 같아요. 막상 시작해보니 정말 즐겁고 재미있더라고요. 스무 살 때 막연히 ‘난 무엇을 해야 할까?’ 라는 고민을 하며 연기라는 분야는 전혀 상관도 못했던 제가 이렇게 배우의 길을 걷고 있으니 돌이켜보면 참 새롭고 신기하기도 해요. 스스로에 대한 도전이지 않았나 싶어요.
Q. 그렇다면 유건우 씨에게 연기란 과연 무엇인가요? 연기는 평생을 가져가야하는 제 삶 그 자체에요.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배우는 평상시에 많은 부분이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고. 배우란 어떤 역할이 주어졌을 때 그 역할을 위해서 새롭게 연습하고 노력해야하는 부분도 물론 있지만, 언제나 항상 나를 변화시키고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자신의 분야에 있어서 항상 준비되어 있어야한다고 말이죠. 배우라는 직업에 있어서 ‘연기’라는 부분은, 항시도 놓지 않고 가다듬고 마음가짐을 되새기며 어떤 역할이 주어지더라도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어야하는 부분 같아요. 사실 20대 때는 카메라 앞에 설 때 스스로의 모습이 가끔씩 어색하곤 했었어요. 하지만 무대 위에서, 그리고 촬영장에서의 경력이 조금씩 쌓이면서 스스로의 연기에 대한 이해도도 점차 높아지고, 연기를 할 때마다 점점 자연스러워지고 편안하게 느껴지게 되었죠. 굳이 무대 위에서가 아니더라도 평상시에 웃고, 사람들과 소통할 때 계속해서 스스로 생각하고 돌아보게 되는 것. 그게 바로 ‘연기’인 것 같아요.
Q. 지금까지 배우로 활동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이 있다면? SBS 사극 드라마 ‘대풍수’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첫 드라마에, 첫 고정 출연이다 보니 준비도 많이 했었어요. 대풍수를 촬영하면서 정말 좋은 선배들을 많이 만났고 또 무척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 작품에 참여하는 동안 스스로도 너무 많은 배움을 얻었었기 때문에 그만큼 가장 많이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연극에서 인상 깊었던 작품을 뽑아본다면 ‘오월엔 결혼할거야’가 가장 먼저 떠올라요. 함께 연기했던 배우들과의 호흡도 너무 좋았고 항성 관객들도 매진일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었죠. 그 때 처음으로 1인 다역에 도전했었어요. 첫 도전이었기 때문에 주변에서 조금 우려하는 면도 없지 않았지만 무대가 시작되고 나선 그런 우려는 싹 사라졌죠. 무대에 설 때마다 행복하고 즐거웠던 것 같아요. 한 편으로 배우로서 조금 힘들었던 작품을 꼽아본다면 ‘예수와의 저녁식사’라는 작품이에요.
Q. 원래 공연예술학부 03학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랜 휴학기간으로 학교에서 제적을 당했었다고 들었습니다. 현재 다시 학교로 돌아와 1학년으로서 새롭게 공부를 하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어떤 이야긴지 들려주실 수 있나요? 대학교에 진학하면서 부모님께 연기를 배우고 싶다고 말씀드리니 그럼 학비지원을 해주지 않겠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래도 설마 했는데 첫 학기 등록금을 제외하곤 정말로 한 푼도 지원을 해주시지 않으시더라고요(웃음).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어 ‘알겠다’ 고 말하고 스스로 학비를 벌기 시작했어요. 신문배달, 우유배달, 카페, 호프집 등 온갖 종류의 아르바이트를 하며 1년을 휴학하고 1년 학교 다니고, 한 학기를 학비를 벌어 그 다음 학기를 또 복학해가는 과정으로 계속 학교를 다녔어요. 이렇게 휴학 횟수와 기간이 늘어나고 있던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침 운이 좋게 ‘칼의 노래’라는 정말 좋은 작품의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가 생겨 또 다시 장기간의 휴학을 하게 되었고, 결국 오랜 휴학기간으로 인해 학교에서 제적을 당하게 되었었죠. 집에서 나와 살았기 때문에 사전 통지서 확인도 어려웠고, 제 배우 인생에 있어서 정말 중요한 기회이자 작품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 상황이었죠.
하지만 저는 그대로 학업을 포기할 순 없었어요. 제가 이뤄야 할 목표가 있기 때문에. 전 스스로 아직 많이 젊다고 생각해요. 보통 많은 사람들이 본인이 아직 젊다고 생각했을 때 나름대로의 계획을 세워 인생을 설계한다고 하지만, 대개는 그 계획대로 살지 못하게 되곤 하잖아요.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는 ‘저 친구는 저 나이 때 학교를 다니네?’ 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저 또한 제가 스스로 설정한 인생과 학업의 계획이 있고, 목표가 있기 때문에 조금은 어려움과 역경이 있었어도 현재 이렇게 계속 진행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배우 생활 처음부터 그리고 앞으로의 미래까지, 제가 바라보는 목표는 바로 ‘후배 양성’이예요. 꾸준히 연기를 익히고, 배우로서 성장하여 후에 저와 마찬가지로 배우의 길을 지망하는 후배들을 이끌어주고 싶거든요. 후배를 양성할 수 있을 정도로 스스로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당연히 학업이었어요. 바쁜 일정 때문에 피치 못하게 학교에서 제적을 통보받았었지만, 앞으로 제가 쌓아갈 저의 직업적 기틀과, 제 꿈을 위해 학업을 마치고 연기에 대한 더욱 심도 깊은 배움을 얻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다시 학교로 돌아오고자 결심했고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차근차근 배워나고 있어요.
Q. 배우 활동과 학업을 병행하기가 쉽지 않을 텐데, 특별한 자기 관리 노하우가 있나요?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다보니, 아무리 바쁘더라도 제 인생에 있어서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가치관이 잡히더라고요. 사회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켜야하는 것, 약속과 신뢰, 그리고 진실성이죠. 가끔씩 사람들끼리 함께 일하다 보면 스스로를 너무 과시하고 부풀리는 친구들이 있기 마련이잖아요? 그럼 주위에서도 그 사람에 대한 신뢰를 잃고 믿음이 깨지게 되고요. 저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있어서 이런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제적 이후 학교에 복학을 할 때도 ‘후배 양성이라는 제 꿈을 위해 다시 학교로 돌아가 공부하고자 한다’ 라고 명확히 말했고, 회사 측의 동의를 얻은 이후에 일을 진행했어요. 사무실에서 중요한 일정이 있으면 바로 연락을 통해서 피해가 가지 않도록 일정을 조율하고, 혹시라도 제 개인적인 계획 때문에 저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항상 신경 썼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약속’과 ‘믿음’은 누구나 중요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막상 제대로 지켜나가기가 힘든 부분이잖아요? 드라마와 뮤지컬 촬영으로 아무리 바쁜 순간일지라도 이러한 부분을 놓치지 않으려 항상 신경 썼어요. 두 가지 일정이 겹친 상황에서도 일일이 함께 연기하는 배우들을 찾아가 제 사정을 사전에 미리 얘기하고 양해를 구했었어요. 이러한 과정에서 얻은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저 스스로를 더욱 발전해 나갈 수 있게 만들어 주고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주기까지 하니까요.
Q. 배우로 활동하며 가장 즐거웠던 순간과 힘든 순간을 꼽아본다면? 항상 즐겁게 연기에 임하기 때문에 특별히 즐거웠던 순간과 힘들었던 순간으로 나누기가 힘든 것 같아요. ‘Why Not? 왜 안 되겠어?’ 라는 마음가짐으로 언제나 긍정적으로 삶을 즐기자는 것이 제 모토거든요. ‘밝음’이라는 요소가 연기 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무대에 작품을 올릴 때도 한 번의 공연을 위해서 3개월~6개월의 기간을 준비하게 되는데, 오랜 시간동안 준비하는 만큼 함께 연기하는 배우들의 호흡과 협력이 정말 중요해요. 개인적인 일로 기분이 나쁘고 힘들더라도 어떻게 함께 일하는 무대와 일터에서 제 기분을 드러내고 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겠어요? 당연히 그러면 안 되죠. 지치고 힘들더라도 주변 사람들과 함께 으쌰으쌰 하면서 기운 내고 재밌게 하는 것이 최선이고 또 최고로 무대를 즐기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연기를 하는 제 삶 전부가 저에겐 모두 가장 즐거운 순간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잘 하는 것은 당연하고 ‘재밌게 하자!’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거죠. 무대에서 연기하는 배우들이 즐거우면 관객들도 즐거우니까요.
Q. 연기에 임하는 자세가 정말 인상적이네요. 그렇다면 유건우 씨는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요? 스스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일단 지금 목표는 학교 졸업이죠!(웃음). 저는 장황하게 계획을 펼쳐놓고 실행하기보단 당장 눈앞에 놓인 장애물을 하나씩 넘는다는 느낌으로 조금씩 해결해나가는 스타일이거든요. 제 삶의 방향을 ‘저공비행’이란 표현으로 설명하고 싶어요. 비행기가 높이 날수록 그만큼 더 위험부담이 크고 연료도 많이 소모하잖아요? 대신 낮게 날게 되면 보다 더 안전하고 오랜 시간의 비행이 가능하죠. 제가 ‘배우’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세상 모든 사람들이 저를 알아봐줘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제 일을 즐기면서 하나의 ‘영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매 순간 임하고 싶어요. 하나의 작품, 다른 배우들에게 스스로를 어필하고 함께 호흡하면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긍정적인 영업이죠. 그리고 이러한 제 일을 통해 저에게 소중한 사람들을 책임지고 싶고요. 외국의 경우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이미지가 우리나라와는 사뭇 달라요. 특히 영국이나 미국 같은 경우 ‘배우’라는 직업은 정말 말 그대로 하나의 ‘직업’으로서 의미를 가지고, 그만큼 복지도 좋고 사회적인 인식도 긍정적이거든요. 반면에 우리나라에서는 얼굴이 많이 알려져 인지도가 높고, 대중매체에 많이 나오는 ‘유명한’ 사람들이 배우라고 생각하니까요. 이런 점이 조금 아쉬운 것 같아요. 사람들이 많이 알아봐주는 ‘유명인’이라는 점에 배우라는 제 직업의 의미를 두고 싶지 않아요. 모든 사람들이 알아보진 못한다고 할지라도, 저 스스로가 제 일에 의미를 가지고 70세, 80세 이후 까지도 평생을 가져가고 싶은 제 삶의 일부니까요. 연기라는 이 일을 통해서 저 스스로도 많이 변했고요. 연기라는 직업을 통해 제 삶을 돌아보고 성찰할수록, 제가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연기를 통해 제가 성장해나가고 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이런 제 가치관을 쭉 놓치지 않고 나아가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유건우 씨처럼 배우를 꿈꾸는 국민*인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제가 항상 가슴 속에 품고 다니는 말이 있어요. ‘생각은 누구나 다한다. 중요한건 행동으로 옮기는 힘’ 바로 이거라고 생각해요. 많은 친구들이 이러한 자세를 잊지 말고 계속 키워나갔으면 좋겠어요. 저 또한 계속 노력하는 중이고요. 자신의 꿈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대단하죠. 하지만 정말 무언가를 이루고 싶다면, 지행일치(知行一致)도 좋지만 상상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언행일치(言行一致)의 자세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리고 여러분도 모두 다 상상 속에서만 꿈꾼 미래의 모습을 현실로 가져와 이룰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확신과 신념에 찬 당당한 어조로 자신의 현재와 미래를 계획하며 나아가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상상할 수 없는 결과를 꿈꾼다면, 상상할 수 없는 노력을 하라.’ 라는 어느 작가의 말이 떠올랐다. 긍정과 열정을 가지고 스스로를 개척하는 그의 모습 속에서 이 시대 청춘들이 지녀야할 진정한 용기가 무엇인지 가늠할 수 있었다. 오늘날의 청춘들은 걱정이 많다. 그리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한 발 내딛기도 전에 지레 포기하는 젊음 또한 많다. 그러나 오늘과 다른 내일을 원한다면, 어제와는 다른 한걸음을 내딛어야 한다. 흔들림 속에서 피어나는 꽃이 더욱 아름답게 만개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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