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국민인] 한국을 가슴에 품은 청년, 코헤이를 만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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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렬하는 태양 아래, 뜨거운 햇빛이 내리쬐기 시작한 6월의 교정.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 기말고사 때문에 가방 안 묵혀두었던 필기 노트를 들춰보지만 통 손에 잡히지 않는다. 그런데 많은 학생들의 마음이 콩 밭에 가있는 이 와중에도, 강의실 한 구석에서 유독 초롱초롱한 눈으로 수업에 몰입하고 있는 한 유학생이 보였다. 유학생으로서의 한국 대학 생활, 문화 체험, 그리고 여행까지. 한국에서 보내는 매 순간순간이 너무나도 즐거워 평생 동안 잊지 못할 소중한 경험이 될 것 같다고 말하던 청년. 누구보다 멋지게 청춘을 즐기고 있는 일본인 교환학생 ‘코헤이 쿠하와라 ‘를 만나보았다.
Q. 안녕하세요! 한국에 오신지 이제 3개월이 조금 넘었다고 들었는데 직접 생활해보니 소감이 어떤가요? 한국에 와서 이제 3개월 반 정도 됐는데요. 처음에는 한국어를 아예 몰라서 정말 힘들었어요. 지금은 한국어를 그나마 조금 할 수 있게 되어서 한국 사람들과 간단한 대화를 하거나 혼자 외출을 할 수도 있게 되었죠. 처음 왔을 때 보다 지금이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훨씬 많아진 것 같아요. 그리고 학교 생활을 함에 있어서도 이 곳 친구들을 많이 사귀게 되어서 그런지 다른 유학생들보다도 한국인 친구랑 있는 시간이 더 긴 것 같아요. 저도 한국인 친구들이랑 어울리는 게 너무 재미있고 즐겁고요. 학교 생활 자체에 관해서는 힘든 점이 조금 많았어요. 보통 많은 외국인 교환학생들은 국제교육원의 ‘글로벌 버디’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친구도 사귀고, 한국어를 익히며 문화를 체험하는데 저는 그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처음에 참여를 못했었거든요. 또 한국어 실력이 많이 부족했기 때문에 학교 홈페이지에서 정보를 확인하거나 전산실에서 프린트를 하는 작업조차도 많이 어려웠어요. 하지만 먹는 부분에 있어서는 정말 정말 잘 맞아요. 아무 문제도 없어요. 한국 음식이 너무 맛있고 입에 잘 맞아서, 싫어하거나 못 먹는 음식 없이 어디서 어떤 메뉴를 먹든 맛있게 먹을 수 있을 정도예요(웃음)
사실은 처음에는 미국으로 가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마침 그 시기에 한국에 대해서도 관심이 생겼고, 고민 하던 끝에 한국으로의 유학을 결정했습니다. 결정을 한 당시에는 정말 한국어를 전혀 몰랐기 때문에 막상 가려고 마음을 먹으니 걱정도 많이 되고 힘들 것 같아 걱정했어요. 하지만 제가 일본에 있을 때 보았던, 열심히 공부하기도 하면서 놀 때는 또 제대로 놀 줄 아는 한국인들을 보면서 한국이 도대체 어떤 나라인지, 어떤 문화를 가지고 있는 나라인지 더욱 궁금해지고 흥미가 생겼기 때문에 망설임 없이 떠날 수 있었어요. 또한 한국의 영어교육이 일본 내에서도 무척 유명하고 훌륭하다고 평가되고 있었기 때문에 한국의 영어 교육도 직접 받아보고 싶었죠.
▲친구들과 함께 피크닉을 즐기는 코헤이의 모습
Q. 한국의 문화와 분위기를 정말 좋아한다고 들었는데, 특히 어떤 부분에 매료되었는지 말해 줄 수 있나요? 뭔가 많은 사람들이 한 가지 일을 서로 함께 어울려 한다는 점이 너무 좋았어요. 같이 밥을 먹거나 나가서 노는 것을 함께한다는 것도 좋았고, 특히 공부할 때는 열심히 공부하고 놀 때는 정말 화끈하게 노는 모습이 정말 멋졌어요. 그리고 학과 잠바도 너무 멋져 보였죠. 일본에는 이렇게 한 학부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옷이라는 개념이 전혀 없거든요. 소속감과 집단의 우정을 나타내주는 과잠도 너무 멋져 보였어요. 함께하는 일이든 혼자 하는 일이든, 모든 방면에 최선을 다해 전력으로 임하는 한국인들의 모습이 제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의 문화인 것 같아요.
Q. 한국에서의 전공 공부는 어떤가요? 적성에 잘 맞나요? 한국에 와서 조금 놀랐던 것은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이 많다는 점이었어요. 일본에선 그런 수업이 적거든요. 일본에서 영어로 하는 수업을 듣는 학생은 유학생들 뿐인데 한국에서는 비단 유학생 뿐만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영어 수업이 많다는 점이 신기했어요. 하나 더 놀랐던 점은 비록 일본과 관련이 없는 수업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교수님이든 일본에 대한 얘기를 하신다는 점이었어요. 많은 부분에서 한국과 일본이 연관 되는 모습을 보면서 역시 한국과 일본은 서로 많은 연결성을 지닌 사이라는 점을 또 한 번 알게 될 수 있었죠.
▲무엇이든 가리지 말고 일단 경험해보자는 것이 코헤이의 좌우명이다.
Q. 한국하고 일본은 서로 무척 가깝지만 다른 점도 많은데, 두 나라의 대학 생활과 젊은 세대의 근래 분위기를 비교해보면 어떤 차이가 있나요? 일본 학생들은 대체로 학업의 궁극적인 목표가 대학 입학에 있는 것 같아요. 물론 한국도 그런 부분이 없지 않다고 들었지만, 제가 봤을 땐 그래도 한국은 대학에 입학하면서부터 또 다른 시작이 있는 것 같아요. 일본 대학생들은 학업 자체에 그렇게 목적을 두지는 않거든요. 대학 입학 이후엔 보통 많은 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하며 수업 보단 노는 것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수업을 전혀 안 가더라도 시험만 치는 것이 가능해서 공부를 등한시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한국 학생들은 학업을 중요시하고 공부 또한 열심히 하는 것 같아요. 또 일본 학생들은 대학 입학 후엔 단순히 ‘졸업만 하면 돼!’ 라는 생각이 많은 반면, 한국 학생들은 입학 이후에도 진로와 취업과 관련된 여러 고민들을 하는 걸 보며 한국과 일본 문화의 차이점을 느낀 것 같아요.
Q.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과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꼽아본다면? 많은 친구들이 일본이라는 나라에 관심을 가지고, 저에게도 적극적으로 먼저 말을 걸어주는 점이 정말 좋았어요. 많은 학생들이 기본적으로 일본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 같았거든요. 수업을 하면서도 일본에 대한 얘기가 자주 나오는데, 그럴 때마다 제가 일본인이기 때문에 주변에 궁금해하는 한국 친구들이 있다면 잘 설명해줄 수 있다는 점 또한 뿌듯하고 기뻤어요. 한국사람이 일본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데, 정작 일본인인 제가 잘 모르면 안되겠다는 생각도 들기도 했을 정도니까요. 힘들었던 순간이라기보다는 생활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역시 한국어에요. 영어로 써져 있지 않고 한국어로만 표기가 되어있으면 읽기가 힘들더라고요. 언어적인 문제를 제외하고는 한국에서의 생활 하루하루가 너무 즐겁기 때문에 딱히 힘든 순간이나 기억은 없는 것 같아요.
Q. 앞으로 남은 교환학생 생활에 대한 포부와 다짐을 말해본다면? 한국에서의 유학 생활을 시작한지 이제 3개월 밖에 안 지났네요. 지금부터 한국어 공부도 열심히 하고, 또 놀기도 많이 놀아야 할 것 같아요. 한국에서의 1년이 끝나면 일본에 돌아가서 또 다시 대학생이 되는데 뭔가 무척 아쉬울 것 같거든요. 1년간의 한국 유학 생활을 추억으로만 남기는 것이 아니라 일본에 돌아간 뒤에도 한국에서의 경험을 잊지 않고 기억하며 더욱더 도전해보려고 해요!
‘청춘’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우리는 흔히 대학시절을 떠올리곤 한다. 그만큼 대학시절은 우리 인생에 있어서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의미로 기억되는 특별한 순간이다. 학점 관리와 취업, 아르바이트 등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쳐 조금은 ‘힘겨운 추억’이 되어버린 오늘날의 대학생활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겐 오늘날의 ‘청춘’을 즐기고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일본에서 온 유학생임에도 불구하고 그 누구보다 자신의 삶의 매 순간순간을 즐거움과 기쁨으로 채워가고 있던 코헤이. 그와의 만남을 통해 잠시나마 이 시대의 청춘이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행복’의 가치를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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