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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그 사람을 찾습니다 #19] 형… 아니 선배님! 국민대 형제 ROTC

 

 

형… 아니 선배님! 호칭을 어떻게 불러야 하는지도 궁금하다. 20여년을 함께 동고동락하며 살아온 김태일(국사학과 11)과 김태성(법학부 13)은 친형제이면서 국민대학교 동문이다. 또한 학군사관후보생 53기, 55기로 선후배 사이기도 하다. 형제가 같은 대학교를 진학하는 것이 흔한 일도 아닌데 이 형제는 왜 함께 ROTC에 지원했을까? 집에서는 형동생, 학교에서는 선후배가 되는 그들의 이중 생활도 궁금하다.

 

 


 

Q. 같은 학교 다니게 된 계기는?
태일 태성 우선 수능 성적이 비슷하게 나왔다. 형이 이미 국민대를 다니고 있는데 이왕이면 형제가 같이 다니는게 더 메리트가 있고, 더 편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찾아보니 국민대학교에 형제 장학금이라는게 있었다. 등록금 부담도 덜 수 있을 것 같아서 같이 다니기로 했다.

Q. 호칭은 어떻게 하는가?
태일 동생이 편한대로 하게 한다. 선배라고 강요하고 싶지는 않다. 우리끼리 있을 때 편하게 이야기하다가고 다른 사람 들어오면 예절 지키면 된다고 생각한다.

태성 동기들도 친형인걸 알고 있어서 동기들과 있을 때는 편하게 말한다. 오히려 친형인걸 알고 있는데도 내가 불편하게 말하면 동기들은 더 어렵고 힘들게 느낄까봐 그렇게 한다. 그런데 54기 선배와 있으면 서로 어색해진다. (김태일은 53기, 김태성은 55기이고 54기는 형제의 중간 기수이다.)

 

 

 

Q. 학군단에 지원하게 된 동기가 서로 매우 다르다?
태일 아버지가 군 장교 출신이라 영향을 많이 받았다. 내가 6살때 아버지가 ‘아들아 너는 전쟁이 나면 어떻게 할거니?’라고 물어보신적이 있다. 나는 ‘당연히 도망가야죠’라고 답했는데 아버지가 ‘우리의 국가가 나를 키워줬으니 당연히 국가를 위해 목숨바쳐 싸우다 죽는 것이 명예로운 것이 아니겠니?’라고 하신 기억이 있다. 그리고 2010년에 천안함 피격 사건과 연평도 포격 사건이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다. 많은 인명피해를 보며 분노했고 국가를 위해서 몸바쳐야겠다고 결심했다.

태성 중고등학교때 전교회장, 반장을 많이 해봐서 내가 리더십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재수를 하고 다른 사람들과 팀플을 해보니 내가 생각만큼 말을 잘 하고 리더십이 있지는 않더라. 학군단을 보니 자기가 생각하는 바를 자신있고 박력있게 말하는게 멋있었다. 형이 장기로서 군에 오래 남아서 나라에 봉사하겠다는 마음이라면, 나는 나라에서 더 배워서 사회에서 배운 것을 활용하고 싶다.

Q. 형제가 선후배 관계라서 다른 점이 있나?
태일 평소에는 말도 잘하고 까불까불거리는 그냥 내 동생이었는데 학군단 입단하고 나니까 얼굴이 굳더라. 평생 안 해본 예절과 걸음 등을 배우고 PRI 훈련하고 하루 3km씩 뛰고 팔굽혀펴기하는데 몸이 막 너덜너덜해지는 걸 보니 마음이 짠했다. 보는 것 만으로도 짠한데 시켜야하는 입장이라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그걸 안하면 학군단을 할 수 없으니까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시켰다.

태성 아무래도 주목을 많이 받는다. 선배들이 ‘니가 김태일 동생이냐’라고 물어본다. 이름도 얼굴도 잘 알아서 다 같이 잘못해도 내가 잘못하면 콕 찝어서 본보기 식으로 많이 혼났다. 대신에 친한 선배들도 많다.

 

 

 

Q. 학교에서 자주 만나는 편인가?
태일 나는 북악관 건물을 쓰고 동생은 법학관 건물을 사용해서 오며가며 자주 마주친다. 서로 에티켓은 지킨다. 이성 친구와 있을 때 분위기가 괜찮다 싶으면 인사를 하고, 뭔가 심상치 않거나 중요한 순간이다 싶으면 멀리서 손만 흔들고 갈 때도 있다. 그냥 친구인척 하거나 모른척 할때도 있다.

태성 딱히 캠퍼스에서 나쁜 짓 하지는 않았다.(웃음) 형과 교양 수업을 같이 들었다. 형이 인맥이 넓어서 꿀교양같은 것을 잘 찾아온다. 그런데 꼭 수업마다 학군단 선배들이 있더라. 말투를 어떻게 해야할 지 고민이었다. 입단하기 전이라서 다나까 체로 말하는 건 너무 앞서가는 느낌이 있었다.
 
Q. 둘 다 야구를 좋아하는 것 같다. 동아리 회장까지 했다고?
태성 형은 학군단 야구 동아리 회장을 하고 나는 법대 야구 동아리 회장을 했었다. 야구를 좋아하게 된 계기가 야구 게임을 하다가 너무 재밌어서 였다. 그 때 팀이 두산 팀이라 두산 팬이다. 형이 나를 따라 야구를 시작했다.

태일 나는 집안 영향으로 롯데와 NC 팬이다. 야구를 먼저 보기 시작한 건 동생이지만 실제로 하는 야구는 대학교에 오면서 내가 먼저 시작했다. 주말리그도 뛰었는데 보통 11시부터 몸풀고 4시까지 한다.

태성 주말에는 절대 안나간다. 주말은 쉬어야 한다. 야구는 학교에서 하고 경기도 주중에 있으면 나간다.

 

 

 

Q. 형제가 아주 사이 좋아 보인다.
태성 사춘기 때는 많이 싸웠다. 내가 많이 깐족거리는 편이라 형이 참다가 한번씩 폭발했다. 그 때는 살가운 사이는 아니었는데 형이 재수학원을 가면서 빈자리를 많이 느꼈다. 집에서 투닥거릴 사람이 없으니까 심심하더라. 아버지가 ‘너희 나중에 되면 남는 건 형제밖에 없다’고 맨날 말씀하셨는데 그때 와닿더라. 이제는 형제가 옆에 있는게 좋다.

Q. 서로에게 하고싶은 말
태일 학교를 졸업하고 먼저 임관하는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말은 학군단을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기를 바란다. 나는 최대한 열심히 했던 것 같다. 그게 잘 하는건 아닐지라도. 잘 되던 못 되던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한다면 그에 걸맞는 결과는 따라오게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태성 사실 형을 그렇게 우러러 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막상 훈련을 받아보니 형이 그동안 쉬운 길을 걸은 것은 아니란 것을 알았다. 형이 임관까지 하는 것을 보니 잘했구나 대단하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야전에 가서도 지금처럼만 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거라고 생각한다.

 

 

같은 학교를 다니고 같은 길을 선택하고 같은 취미까지 공유하는 닮은 구석이 많은 형제이지만 서로 다른 주관을 가지고 서로 다른 야구팀을 좋아하는 다른 점도 많은 형제였다. 여느 형제처럼 티격태격하기도 하지만 가족이라는 한 울타리 안에서 지금까지 서로 이해하고 도와왔다. 형은 2015년 3월에 임관해서 육군 소위가 되었고 동생은 형을 따라 학군사관후보생이 되었다. 형제 모두 멋진 장교가 되어서 자랑스러운 국민대의 별이 되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