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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교육학과 학생들이 만든 난독증 크리닉 교구 '도란도란' A to Z

학령기 아동 5% 내외가 난독증을 겪고 있으며 15%는 난독증 경계선상에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로 난독증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지만, 학습장애로 인정되지 않아 적합한 교구가 없는 실정이다. 이에 국민대학교 문과대학 교육학과 양민화 교수의 지도 하에 학생 3명이 ‘도란도란 - 도와줘요 난독증, 도전해요 난독증’이라는 클리닉 교구를 개발해 중소기업청과 특허청이 주관하는 창의적 지식재산사업화 지원 공모에 선정되었다.

 

난독증이란? 듣고 말하고 보는 것에는 문제가 없으나 읽고 쓰는 것에만 문제가 있는 증상을 말한다. 낱자와 소리의 대응규칙이 뇌의 정보처리 영역에서 원활하게 기능하지 않기 때문에 글자와 소리를 연결시키는 데에 어려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난독증을 겪는 아이들은 ‘차’라는 단어를 보고 [ㅊ]와 [ㅏ]의 소리를 조합하지 못해서 ‘차’는 [차]라고 발음한다고 통째로 외워버린다. 이 경우, ‘참’이라는 글자가 주어지면 종성 [ㅁ] 소리를 조합하지 못해서 읽지 못한다. 지적능력의 부족으로 학습이 어려운 학습지진아로 오인하는 경우가 잦은데 난독증을 겪는 아동이라고 해서 지능이 낮은 것은 아니다. 난독증으로 인한 어려움을 완벽히 해소할 수는 없지만 집중적인 학습을 통해서 어려움을 완화시킬 수 있다.

 

 

 

도란도란 팀원 이연규(교육학과 10), 강민아(교육학과 13), 이만희(교육학과 10)

 

Q.도란도란 교구에 대해서 설명해주세요.

난독증읽기발달연구센터에서는 주 2회씩 난독증 아동들을 대상으로 클리닉을 진행하고 있어요. 소장이신 교육학과 양민화 교수님이 파닉스 교수법을 토대로 한글에 최적화된 교구를 고안했는데 공부와 게임을 동시에 할 수 있어서 아이들이 참 좋아해요. 그런데 시중에는 적합한 교구가 없어서 수작업으로 직접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에요. 또 문제점이 수제 교구라서 너덜너덜해지고 오래 사용하지 못해요. 색깔이나 질감을 개선하면 학습동기가 더 유발되고 학습효과도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해서 기존의 가치나 학습효과는 동일하되 모양을 좀 더 상용화 가능하게 개선한 5가지 교구(글자만들기, 빙고게임-글자, 빙고게임-그림, 보드게임, 주사위게임)가 도란도란입니다.

 

▲강민아 학생은 실제 난독증 아동들에게 클리닉했던 경험을 살려 개선사항을 찾았다.

 

Q. 기존 제품들과 어떤 차이가 있나요?

파닉스 교수법을 토대로 만든 한글 교구는 저희가 시장조사를 통해서 몇개를 봤어요. 그런데 난독증에 중점을 둔 교구는 시중에 거의 없어요. ‘읽기자신감’이라는 교재가 난독증 학습 교재로 가장 많이 쓰는 교재에요. 어느정도 파닉스 원리도 들어있고 저희도 참고를 했어요. 그런데 한계를 느낀 것이 학습지 같이 글로 쓰기만 하니까 아이가 공부만 한다는 느낌을 받는거에요. 교재는 한번 기입하면 끝나잖아요. 오늘 공부 다했다는 생각에 반복 숙달을 하지 않는 문제를 발견했어요. 반면에 교구는 반복해서 사용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숙달할 수 있어요. 뿐만 아니라 도란도란 교구는 직접 손으로 만지고 게임을 통한 학습이 가능하도록 고안되어서 아이들이 재미있게 배울 수 있어요.

Q.파닉스 교수법은 무엇인가요?

파닉스 교수법은 낱자(자소)와 소리(음소)의 대응규칙을 가르쳐주는 교수법을 말해요. 예를 들어, 낱자 'ㅊ'의 소리가 /ㅊ/라는 것을 가르쳐 'ㅊ'가 들어간 단어 '차, 창' 등을 읽고 쓸 때 소리전략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에요. 그리고 'ㅊ'와 'ㅏ' 결합하여 '차'가 되고 반대로 '차'가 'ㅊ'와 'ㅏ'로 분리되는 것을 학습해요. 일반 아이들은 스스로 이러한 원리들을 터득해 나가는데 난독증을 가진 아이들은 이 부분을 참 어려워해요. 그래서 직접적으로 낱자와 소리의 대응규칙을 가르쳐 주어야 해요. 파닉스 교수를 통해서 아이들은 음절의 짜임이나 글자와 소리의 결합을 익히게 되고 글을 읽고 쓰는 원리를 터득할 수 있게 됩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수제 교구(좌 아래)와 디벨롭 과정을 거친 최종 시제품

 

Q. 어떻게 사용되었으면 좋겠나요?

클리닉에 참여하면서 집에서 아이와 함께 그날 배웠던 목표음소를 복습하는 것이 도란도란 교구를 가장 이상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이라고 생각해요. 난독증을 치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전문 트레이닝을 받은 교사에게 클리닉을 받는거에요. 그런데 실제로 그럴 수 없는 환경도 많잖아요. 그래서 어느정도 지식만 있다면 쉽게 아이들과 게임하면서 파닉스 교수법을 적용할 수 있도록 세부적인 설명들을 담아서 매뉴얼을 만들었어요. 클리닉을 받지 않더라도 아이들이 엄마와 도란도란 교구를 이용하여 게임을 하면서 어느정도 교정할 수 있어요. 엄마가 숙달되면 응용해서 게임을 변형해서 진행할 수도 있어요.

 

▲자석을 이용해서 그림카드를 탈부착할 수 있다.

 

Q.교구 디벨롭 과정에서 난독증읽기발달연구센터에서 필드 테스트도 하셨나요?

네. 아이들하고 같이 써보면서 어떤 점이 좋은지, 어떻게 더 다르게 했으면 좋겠는지, 게임이 얼마나 더 재밌어졌는지 등 여러가지 의견을 받아서 만들었어요. 예를 들어, 보드게임의 경우 자동차 길이면 좋겠다, 보물을 찾으러 가는 길이면 좋겠다라는 의견이 아이들이 흥미가 떨어지니까 스토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같은 게임도 여러가지 버전으로 느끼도록 다양한 테마로 만들었어요. 주사위뿐 아니라 룰렛으로도 게임할 수 있도록 추가하고, 그림카드를 자석으로 해서 아이들이 직접 붙여볼 수 있도록 했어요. 기존에는 교사들이 미리 그림카드를 판에 붙여서 준비해갔는데 아동들이 직접 붙일 수 있어서 만족스러워 했어요. 클리닉 교사나 연구원들에게서 도출된 개선사항도 충분히 반영해서 교육자와 피교육자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했어요.

 

Q.중소기업청과 특허청 지원금과 마케팅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아는데요? 어떻게 활용되었나요?

4월에 최초로 사업계획서를 제출해서 합격을 했고, 5월에 1차발표와 2차 발표로 추려진 20개 팀에 선정되었어요. 약 2000만원을 지원 받았어요. 여름방학 동안에 디벨롭을 거쳤고, 시제품 제작사와 협력해서 최초 고안된 것을 토대로 디벨롭된 부분에 대한 디자인이 들어갔어요. 그 와중에 서비스 디자인을 통해서 아이들과 클리닉 선생님으로부터 발견한 문제점을 디자인 회사와 회의를 해서 반영하는 과정을 반복했어요. 1차 파일럿 테스트, 그리고 얼마 전에 2차 파일럿 테스트를 했고 최종적인 수정을 거친 최종 시제품이 25일에 완성되었습니다. 그리고 11월 26일에 창조경제 박람회 C홀에서 제품 출시를 하게 됩니다. 더 많은 피드백을 담고 싶었고 응용형 교구도 있었는데 한정된 예산에 다 담을 수가 없어서 5가지 교구에 집중하는 방편을 세워서 조금 아쉬운 점도 있어요.

 

▲학교수업에서 클리닉에 사용하는 교구를 직접 만든 경험이 있는 이만희 학생

 

Q. 도란도란 디벨롭 과정에서 학교 수업 중 가장 도움이된 부분은 무언가요?

특수교육 수업이 이론적 베이스를 쌓는데 가장 큰 도움이 되었고 교육공학 수업에서는 매체활용을 어떻게 하는 것이 효과적인지에 대해서 배우는데 이러한 내용이 도움이 되었어요.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최적화된 지도를 할 수 있는가하는 거시적인 안목을 길렀죠. 또 실제로 교구를 만들어보는 수업들이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교육매체 제작 및 활용이라는 수업도 있고요, 사제동행세미나라는 수업도 담당 교수님마다 다른 내용으로 수업이 꾸려지는데 교구를 만들어보는 활동의 수업이 진행될 때 수업을 듣게 되었어요. 기존에 사용했던 교구들도 이만희학생이 2011년에 양민화 교수님의 사제동행세미나 수업을 들을 때 만든 것들이에요.

 

Q. 도란도란 팀과 난독증읽기발달연구센터의 인연은 언제부터인가요?

강민아 학생은 원래 난독증읽기발달연구센터에서 클리닉을 하고 있었어요. 저(이연규 학생)와 이만희 학생은 학습부진아동들에 대해서 관심이 있었고 교육봉사활동을 했었어요. 봉사를 하면서 든 생각이 '왜 아이들이 부진으로 낙인이 찍혀서 분명히 잘하는데도 무기력에 빠져서 자기는 안될거라는 생각을 할까?'였어요. 특히 난독증 아동들은 아이큐나 지적수준이 떨어지지 않음에도 낙인 효과 때문에 학습에 무기력함을 느껴요. 모든 학습부진아동을 구제하기는 힘들고 난독증 아동들만이라도 사회적으로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만들 수는 없을까 생각했어요. 주임교수님이자 소장을 맡고 계신 양민화 교수님과 상담을 해서 이 쪽 분야를 알게 되었고 아이들이 기존 교재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좀 더 흥미를 느끼게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저희 세명이 의기투합했고, 교수님도 전폭적으로 지원해주셔서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어요.

 

▲이연규 학생이 교구 디벨롭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Q. 도란도란으로 창업도 계획하고 계신가요?

네. 이번 박람회와 12월 최종발표의 점수를 합산해서 20개 팀중에서 최종 단계로 가는 팀을 선정해요. 최종단계에서는 사업자등록을 도와주고 지원금과 마케팅 홍보비가 추가로 지원됩니다. 그 단계가 되면 양산과정을 통해서 시장에 내놓을 수가 있어요. 저희가 최종적으로 목표하는 것은 사회적 기업인데 협동조합 형태로 만드는 거에요. 이쪽 분야에 관심이 있거나 나아가고 싶은 학생들을 조합원으로 받아들여서 운영하고 싶고 하나의 학과 특성으로 운영했으면 좋겠어요. 저희가 지향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영리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을 통해서 사회적으로 환원하는 것이에요. 지금 난독증 클리닉도 소수로 진행되고 사회적으로 널리 알려지지 않았잖아요. 많은 아이들이 혜택을 받게 하기 위한 것이고 저희 아이템은 거기서 더 빛을 발한다고 생각해요.

 

Q. 도란도란과 함께 하고 싶으면 어떻게 하나요?

사회적으로 난독증에 대한 인식이 많이 확산되어 있지 않은 상태인데 저희가 준비해보니 충분히 시장성이 크다고 보입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이쪽 분야에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어요. 향후에도 사업을 계속 진행할 예정이기 때문에 와서 같이 일을 해보고 싶다 하시는 분들도 환영합니다. 그런데 시장성만 보고 오시는게 아니라 정말 저희의 목표와 교육의 사회 환원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분이셨으면 좋겠어요. 사회환원할 수 있는 것이 교육뿐만 아니라 다방면으로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다른 여타 학과의 학생들의 생각도 듣고 싶은 상태이기 때문에 굳이 교육학과가 아니더라도 이런 가치를 공유하실 수 있는 분들이 오셔서 같이 사업을 진행했으면 좋겠습니다.

 

 

 

 

난독증에 대해서 더 궁금하거나 도움이 필요하다면 난독증읽기발달연구센터를 찾아보자. 이 센터는 난독증 학생의 읽기 및 쓰기 능력 향상을 위한 클리닉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전문적인 난독증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국민대학교 교육학과 양민화 교수가 소장으로, 교육학과 대학원생 및 학부생들이 연구원으로 등록되어 있으며 난독증 및 기초학습부진 학생을 대상으로 기초학습 클리닉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클리닉 프로그램은 1주일에 2-3회 1:1로 진행한다. 음운인식, 파닉스, 읽기유창성, 읽기이해, 어휘, 작문 영역에 대한 전문적인 교수를 통해 학습능력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

* 난독증읽기발달연구센터: 소장 양민화 교수 (문과대학 교육학과), 02-943-07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