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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국민대웹진unik-헬로우월드]아시아의 숨겨진 보석 브루나이







아직까지 브루나이는 생소한 나라다. 석유와 천연 가스 등 지하자원이 풍부해서 세금이 없다는 정보 정도가 상식으로 알려진 전부에 가깝다. 하지만 석유 부국이라는 정보 때문에 브루나이가 중동 국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제법 많다. 하지만 브루나이는 중동이 아니라 보르네오 섬에 위치한 면적 5,765㎢에 불과한 작은 나라다. 경기도의 절반 정도에 불과한,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 중 하나지만 재산세, 소득세, 자동차세 면제는 물론이고 무상 교육과 무료 의료가 이루어진다.








브루나이의 정식 국명은 네가라 브루나이 다루살람(Negara Brunei Darussalam)으로, ‘평화가 깃든 나라’ 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수도는 반다르 세리 베가완(Bandar Seri Begawan)이며 보통은 약자로 BSB라고 부른다. 예전에는 ‘Brunei Town’이라고 불렸으나 현 국왕 선친의 호칭 중 ‘Seri Begawan’을 따서 1970년 개칭했다. Bandar는 town 혹은 city를 의미한다고 하니 ‘Seri Begawan의 도시’ 정도로 이해해도 크게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BSB는 브루나이의 최대의 도시이자 수도이기는 하지만 규모도 작고 차분한 분위기다. 출퇴근 시간에도 교통 혼잡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차량 소통도 많지 않다. 도시는 구시가지와 신시가지가 나뉘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볼거리는 구시가지에 집중되어 있으며 여행자들이 묵을 만한 숙소도 구시가지에 몰려 있다. 구시가지 역시 도보로도 돌아볼 수 있을 정도로 크지 않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도시를 산책하다 보면 차분하면서도 따뜻한 감성을 지닌 브루나이의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특히 브루나이 역시 한류 열풍이 불고 있어서 DVD 판매점에 들러보면 대부분 한국 관련 코너가 따로 마련되어 있을 정도이다.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먼 나라지만 그들은 우리를 매우 친근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것도 새로운 감흥이 아닐 수 없다.








브루나이 숙소의 천장에는 화살표가 붙어 있다. 20cm 전후의 스티커에 불과해서 무슨 의미인지 알기가 쉽지 않다. 천정 내부에 배관이나 전선이 지나가는 표시를 해둔 것쯤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것은 이슬람에서 가장 신성시 여기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를 가리키는 표시다. 이슬람 교도들은 하루에 다섯 차례 메카를 향해서 절과 기도를 한다.

브루나이는 이슬람 국가다. 브루나이 헌법 제2장에 이슬람교는 국교로 지정되어 있다. 종교의 자유는 보장하지만 브루나이 내에서 타 종교의 포교 활동은 불법이다. 다른 종교에서 이슬람교로 개종하는 것은 간단하지만 반대의 경우는 불가능에 가까우며 이슬람 교도가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과 결혼하는 것도 금지되어 있다. 이러한 이유로 브루나이에서 이슬람교는 총 인구의 약 63%를 차지한다.





BSB에는 이러한 브루나이의 특성을 대변하는 두 개의 거대한 모스크가 있다. 하나는 자메아스르 하사날 볼키아 모스크(Jame'Asr Hassanal Bolkiah Mosque)이고 다른 하나는 오마르 알리 사이푸딘 모스크(Omar Ali Saifuddin Mosque)이다. 자메아스르 하사날 볼키아 모스크는 4,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브루나이 최대 규모 모스크다. 현 29대 국왕을 상징하는 29개의 황금 탑이 유명하다. 입장할 때는 소지품과 신발을 입구에 보관해야 하며 당연히 실내 촬영은 금지되어 있다. 오마르 알리 사이푸딘 모스크는 1958년에 건축된 고전적 모스크로 동남 아시아에서 가장 주목 받는 사원 건축물 중 하나다. 사원 앞에 커다란 인공 호수가 만들어져 있으며 야경 포인트로도 유명하다.










캄퐁 아예르는 브루나이가 탄생된 근원지다. 브루나이 시내의 강가 건너편에 자리한 이곳은 16세기 무렵부터 형성되기 시작해, 1906년 지금의 도심이 형성되기 전까지 브루나이를 대표하는 주거 지역이었다. 브루나이 왕족도 수상 마을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도 약 25,000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복잡한 나무 통로가 집과 집 사이를 이어준다. 수로 사이로는 워터 택시로 불리는 소형 보트들이 손님을 실어 나른다.

수상 마을 안에는 주택뿐만 아니라 학교와 사원은 물론이고 주유소와 병원까지 들어서 있어서 그 자체로 하나의 도시 역할을 한다. 정부가 주민들을 도심으로 이주시키기 위해 여러 정책을 내놓고 있어서 인구가 차츰 줄어들고는 있지만 여전히 초창기의 전통 수상 가옥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더욱이 위성TV 안테나와 현대식 시설을 갖춘 집들이 많아서 과거와 현재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곳이다. 여행자들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너서 자유롭게 수상 마을을 돌아볼 수 있다.








로얄 리갈리아 센터(Royal Regalia Center)는 1992년에 지어진 왕실 박물관이다. 구시가지 중심에 자리하고 있어 대부분의 숙소에서 도보로 다녀올 수 있는 곳이다. 실내로 들어서면 넓은 돔 형식의 로비가 여행자를 맞는다. 그리고 그 중앙에 현 국왕의 즉위 25주년 기념식 때 사용했던 황금 마차가 전시되어 있으며 한쪽에는 즉위식 때의 행렬 모형들이 전시되어 있다. 전시 공간으로 들어서면 왕족과 관련한 각종 전시물을 감상할 수 있다. 각국 정상들이 서명한 서류를 비롯해 브루나이를 방문한 국빈들이 국왕에게 선물한 물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대한민국과 관련한 전시품으로는 우리나라에서 받은 무궁화 훈장과 대통령이 선물한 도자기가 있다.

브루나이 박물관(Brunei Museum)은 시내에서 약 6.5km 떨어져 있다. 따라서 도보로 다녀오기에는 조금 먼 거리다. 택시를 대절해야 한다. 교통은 불편하지만 브루나이의 역사와 유물들을 감상하고 싶다면 빼놓아서는 안 될 곳이다. 전시품으로는 이슬람 국가답게 오래된 코란들이 가장 눈에 띈다. 그 밖에도 탁월한 은 세공품과 9세기에서 근대까지 이르는 각종 유리 제품과 도자기, 보석, 융단 등이 전시되어 있다. 2층은 생활사 박물관으로 브루나이의 결혼 문화와 음식 문화를 소개하고 있으며 각종 무기류 등도 함께 전시되고 있다.








한국인에게 보루네오는 가구 상표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그만큼 보루네오 섬은 탁월한 목재를 얻을 수 있는 정글 지역이다. 현재는 도시가 팽창하면서 정글의 상당 부분이 파괴되었지만 여전히 브루나이의 상당 부분이 열대 우림 지역으로 남아 있다. 템부롱의 정글은 국립공원(Temburong National Park)으로 지정되어 보호를 받고 있는 지역이며 여행자들은 정글 트레킹을 통해 이곳을 돌아볼 수 있다.





동과 서가 말레이지아 사라왁으로 분리되어서 템부롱 국립공원으로 가기 위해서는 BSB에서 약 B$6의 요금을 내고 쾌속 보트를 이용해야 한다. 도시를 출발한 쾌속 보트는 말레이시아 국경을 지나 거대한 자연 수로 지역을 30분 정도 달려서 반가르(Bangar) 지역에 도착한다. 이곳에서는 다시 차를 이용해 정글 가까운 곳으로 들어간다. 강가에 도착하면 이번에는 기다란 나무 보트를 타고 정글 속의 강을 거슬러 올라간다. 배가 상류로 향할수록 점점 정글은 깊어진다. 중간에 국립공원 관리소에서 출입 신고를 마친 후 배는 더 깊숙한 정글로 들어간다.

배가 강가 자갈밭에 정박한 후에는 본격적으로 걸어서 정글을 탐험하게 된다. 정글이 우거져 햇빛이 잘 들지 않지만 습도 때문에 온몸은 곧 땀으로 범벅 된다. 하지만 열대 우림 속을 걷다 보면 어느새 사람도 자연의 일부가 된다. 템부롱 정글 트레킹의 하이라이트는 캐노피(Canopy)라고 부르는 철탑 전망대이다. 정글 한가운데 70m 높이의 철탑 3개가 철재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철탑은 겨우 한 사람이 오를 수 있을 정도로 비좁을 뿐만 아니라 안전 때문에 한 사람씩만 올라가게 되어 있다. 앞선 사람이 일정 높이를 오를 때까지 다음 사람은 아래서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캐노피는 조금씩 흔들리는 구조인데다가 철망으로 둘려 있어서 사방이 뚫려 있는 구조다. 아래를 내려다보면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공포심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캐노피 정상에 오르면 그곳은 곧 정글의 정상이나 다름없다. 끝도 없이 펼쳐진 정글의 지붕은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돌아오는 길에는 정글 사이 계곡에 놓인 구름다리를 건너게 되며 좁은 물길을 첨벙첨벙 걸어서 작은 폭포도 다녀오게 된다.





정글 트레킹을 마친 후에는 브루나이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구조의 가옥을 방문하게 된다. 라비 롱하우스(Labi Longhouse)라고 불리는 이곳은, 브루나이 여러 부족 중에 이반(Iban)족의 독특한 주거 공간이다. 겉에서 보면 기다란 한 채의 집이지만 내부로 들어가면 여러 세대가 각각의 독립된 공간을 갖고 있다. 하지만 마루는 길게 개방되어 있다. 즉, 독특한 공동체 구조를 보이면서도 각각의 생활 공간을 갖고 있는 구조라고 할 수 있다. 롱하우스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모두 일가 친척들이며 수공예품을 만들어 판매하기도 한다.







브루나이 엠파이어 호텔은 두바이의 버즈 알 아랍(Burj Al Arab)과 함께 세계에서 둘 밖에 없다는 7성급 호텔로 알려진 곳이다. BSB 동북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곳 역시 택시를 대절하지 않고는 다녀올 수 없는 곳이다. 하지만 한 번쯤 세계 최고급 시설의 호텔을 방문해 보는 것도 멋진 경험이 될 수 있다.
엠파이어 호텔은 1992년부터 계획돼 2000년 10월 오픈한 리조트 호텔이다. 건설비로만 3조 원이 소요되었으며 참여한 디자이너만도 300명에 달한다고 한다. 애초에는 왕궁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에 최고급 시설을 자랑한다. 2001년 11월 브루나이의 수도 BSB에서 열린 제7회 ASEAN 정상회담 때 참가한 21개국 정상 가운데 7개국의 정상이 이 호텔에 투숙하였으며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 장쩌민 중화인민공화국 수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이 브루나이 방문 시 이곳에서 투숙했다.
투숙객이라면 객실의 품격 높은 인테리어와 왕족에게 제공되는 수준 높은 종업원들의 서비스까지 받을 수 있겠지만 단순한 방문자는 아쉽지만 포기해야 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호화롭고 웅장한 호텔 로비와 외부의 환상적인 인공 해수욕장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엠파이어 호텔의 위상은 충분히 감상할 수 있다.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거나 음료를 마신다면 엠파이어 호텔을 좀 더 가까이 체험할 수도 있을 것이다.











|  항공

우리나라에서 브루나이 직항편은 없다. 로얄브루나이 항공이 수도인 BSB에서 발리, 자카르타, 싱가포르, 쿠알라룸푸르, 마닐라, 타이베이, 홍콩 등의 직항편을 운항한다. 타이항공과 필리핀항공도 자국에서 출발하는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경비를 절약해야 하는 개별 여행자라면 저가 항공사인 에어아시아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에어아시아는 인터넷에서 곧바로 예약이 가능하고 최근에는 한국어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  비자

한국인은 여권 유효 기간이 6개월 이상 남아 있으면 30일간 비자 없이 브루나이에 체류할 수 있다. 현지 체류 연장은 불가능하므로 장기 체류 예정자는 반드시 입국 전에 장기 체류 비자를 신청하여야 한다.

주한브루나이 대사관
주 소 : 서울시 종로구 세종로 211 광화문 빌딩 704호
전 화 : 02-399-3707~8


|  여행 시기 및 시차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그렇듯 브루나이 역시 1년 내내 특별한 계절 변화를 보이지 않기 때문에 여행 시기에 대한 고민은 필요 없다. 하지만 9월에서 1월 사이에는 여느 때보다 많은 비가 내린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시차는 한국보다 1시간이 늦다.


|  통화

브루나이의 공식 통화는 브루나이달러(B$)이다. 하지만 싱가포르달러가 1:1로 통용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여행자는 싱가포르달러로 환전해서 입국한다. 환율 역시 싱가포르달러 환율과 거의 동일하다. 2011년 3월 현재 B$1=883.11원이다.


|  시내 교통

브루나이의 대중 교통은 상당히 열악하다. 대중 교통이 거의 발달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 대다수가 자가용을 소유하고 있는 데다가 유동 인구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공항에서 시내까지 운행되는 버스가 있지만 대부분의 여행자는 택시를 이용한다. 택시 역시 브루나이 시내 전체에 대략 50대 정도 밖에 운행되고 있지 않다. 가격도 미터를 사용하지 않고 요금을 흥정해야 한다. 공항에서 시내까지의 택시 요금은 약 B$25 정도다.


|  음식

브루나이의 주식은 쌀이다. 물론 다른 동남아 국가처럼 안남미를 먹는다. 음식 역시 다른 동남아 국가들과 다를 바 없다. 이슬람 국가여서 돼지고기는 먹지 않는다. 열대 과일도 풍부하고 생선이나 닭 구이를 비롯해 국수 종류도 많이 볼 수 있다. 거의 모든 음식을 각 B$1 정도에 먹을 수 있는 푸드 코트에서 여러 가지를 골라먹을 수도 있지만, 쇼핑몰이나 규모 있는 곳을 가면 아무리 싸게 먹어도 B$5 이상이다.

한 가지 주의할 것은 브루나이에서는 술을 판매하지 않는다. 법으로 금지돼 있다. 오로지 여행자들이 입국하면서 정식으로 통관한 주류만 마실 수 있다. 만약 술을 좋아하는 여행자라면 입국하기 전에 면세점에서 미리 구입할 필요가 있다. 통관 허용은 와인, 위스키류 2병(약 2리터 이하)과 맥주 12캔(캔 당 330ml) 이하다.


|  숙박

사실 브루나이가 관광객이 많은 나라는 아니다. 때문에 개별 여행자들을 위한 숙박 시설이 다양하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사전에 예약을 하지 못했다고 해도 공항 관광 안내소에서 여러 곳의 저렴한 숙소를 추천 받을 수 있다.





도움되는 사이트
  브루나이 관광청 한국사무소
  주 브루나이 대한민국 대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