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국민대학교

기획특집
졸업 앨범 촬영 현장을 가다!

 

졸업 앨범 촬영 시즌이 왔다. 평소에는 멋 부리지 않는 남자들도 오랜만에 옷장 안에 묵혀둔 정장을 입고 각자의 개성을 뽐내는 넥타이를 매고 깔끔하게 머리를 만졌다. 여학생들은 화사하고 깔끔한 블라우스나 원피스, 여성정장 느낌의 옷을 입고 촬영을 준비하고 있었다. 자기 인생에 평생 남을 졸업사진인데 얼마나 설레고 준비를 많이 했을지 그들을 보면 짐작이 간다. 햇빛도 좋고 용두리 앞의 배경은 그야말로 최고이다. 많은 졸업생들이 촬영을 하고 후배들은 신기하다는 듯이 쳐다본다. 몇 년 뒤면 본인들도 그 자리에 서 있을 텐데 말이다. 유독 오랫동안 선배들의 졸업 앨범 촬영을 지켜보는 후배가 있어서 인터뷰해보았다.

 

 

Q. 선배들이 졸업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니까 기분이 어떠세요?

저기 용두리에 제가 아는 선배가 있어서 계속 지켜봤거든요, 친한 선배여서 그런지 이제 학교에서 같이 지낼 날이 얼마 안 남았다고 생각하니까 아쉽네요.

 

Q. 유독 다른 사람들보다 좀 진지하다고 할까요? 어두운 표정으로 촬영 현장을 지켜보았던 것 같은데 선배를 떠나보내는 아쉬움 때문에 그런 건가요?

물론 그런 이유도 있고, 제가 나중에 선배처럼 4학년이 되면 저는 어떤 모습일지 생각해봤어요. 선배들이 말하는 취업, 스펙을 준비하는 생활 속에 찌들어서 저의 목표와 이상향을 놓치진 않을지 걱정도 되고요, 졸업을 앞두었다는 것이 이제 학생의 신분을 떠나 사회인으로서 살아가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이잖아요. 그것이 저에게는 부담과 두려움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이번 졸업 앨범 촬영을 기획할 때와 취재할 때가 느낌이 다르다. 기획할 때는 촬영현장의 화기애애하고 들뜬 분위기를 취재하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이 현장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 감춰진 학생들의 보이지 않는 걱정과 근심이 있었다.

 

Q.졸업사진을 찍으니까 어떤 기분이 드세요?

이렇게 졸업사진을 찍으니까 졸업이 얼마 안 남았다는 것이 실감이 나네요. 그리고 정장을 입으니까 사회인이 된 것 같고 기분이 묘해요. 그래도 저는 정장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뿌듯해요.

 

Q.졸업 후의 진로는 정하셨나요?

자동차 산업, 유통업 분야를 가고 싶어서 열심히 취업준비 중에 있습니다. 그쪽 분야와 관련된 전문적인 지식과 기본소양을 닦는데 매진중이에요. 힘들지만 최선을 다 할 거예요.

 

Q.졸업하기 전에 꼭 하고 싶으신 것이 있다면요?

제가 연극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는데, 마지막으로 졸업공연을 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턴도 되고 이왕이면 취업도 일찍 되면 좋겠는데, 준비를 잘해야겠죠. 미래에 제가 졸업공연을 하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최선을 다해서 하루하루를 살 생각입니다.

 

Q.학교를 떠나기 전에 후배들에게 '학교생활은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술만 먹고 놀지 말고 항상 자신의 꿈을 잊지 않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확실히 안다면 놀 땐 놀고 공부할 때는 열심히 공부 할 수 있죠. 그리고 후배들이 연극동아리 공연을 꼭 봤으면 좋겠어요. 정말 재밌고 감동이 있거든요. 그리고 후배들이 자제했으면 하는 것은 생각 없이 수업을 빠지는 거예요. 비싼 등록금 내고 학교 다니는 거니까 열심히 수업 듣고 공부하는 것도 학교 생활하면서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죠.

 

Q.졸업 사진을 찍으니까 어떤 기분이 드세요?

오늘 햇빛이 좋긴 한데, 날씨가 조금 덥네요. 그래도 사진만 잘 나오면 기분이 좋을 것 같아요. 잘 나와야 되는데 걱정이네요.

 

Q.이제 올해가 마지막 학년인데 학교생활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요?

학교 생활하면서 이것저것 하고 싶었던 것들이 많았는데, 아직 못 해본 것이 많아서 그것들을 하나하나 빨리 다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요. 학생 신분으로는 올해가 인생에 있어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드니까 조금 씁쓸해요.

 

Q.졸업 후에 무엇을 하고 싶나요?

앞으로도 그림 그리는 일을 계속 하고 싶어요. 게임 일러스트도 하고 싶고 앨범 재킷 사진 일러스트도 하는 프리랜서가 되고 싶어요.

 

Q.졸업하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이 있나요?

학교생활하면서 여행을 많이 못해봤어요. 그래서 이번에 '내일로'를 꼭 가고 싶어요. 기차타고 바람도 쐬고 자유도 느끼면서 여행하고 싶어요. 돈이 좀 모이면 유럽여행도 가고 싶어요. 그리고 학생일 때 꼭 하고 싶은 것은 대학로에 있는 마로니에 공원에 가서 사람들 초상화 그려주는 일을 꼭 해보고 싶어요. 정말 좋은 경험이 되고 재밌을 것 같아요.

 

Q.졸업하기 전에 사랑하는 후배들한테 따뜻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1,2학년 때는 학업에 소홀하고 노는 것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다가 3,4학년이 되면 그제야 공부를 하고 취업준비를 하는데 그렇게 하면 사실 좀 심리적으로도 부담이 되고 몸도 힘들어요. 그러니까 미리미리 1,2학년 때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나의 진로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을 해보았으면 좋겠어요.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어디에 소질이 있는지, 어떤 것을 할 때 행복한지 잘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Q.졸업사진을 찍는 학생들을 보니까 어떤 기분이 드세요?

정말 멋지고 예쁘네요. 남학생들은 신사같이 정장이 너무 잘 어울리고 우리 여학생들도 봄처럼 화사해서 보기 좋습니다.

 

Q.졸업을 앞둔 학생들에게 격려의 말과 조언 부탁드립니다.

우리나라 상황이 취업하기 좋은 환경이 아니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너무 대견해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바로 취업하기는 너무나 힘들죠. 그래서 안타까워요. 학생들도 그 현실을 알기 때문에 스펙을 쌓으려고 발버둥 치고 바쁘게 살죠. 학생들에게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살라고 말하고 싶어요. 절대 좌절하지 말고 끊임없이 노력해서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반드시 이루었으면 좋겠어요.

 

Q. '졸업하기 전에 학생들이 이것만은 꼭 했으면 좋겠다.' 하는 것이 있으신가요?

취업하기 전에 인격적으로 많이 성장했으면 좋겠어요. 많은 사람들을 사귀고 봉사활동을 하고 대외활동을 하면서 사회인이 되기 전에 대학생으로서 먼저 인격적인 성장을 하고 그 다음으로 소위 스펙이라 하는 토익점수나 자격증 공부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 무엇보다 인격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죠.

 

 

일기예보에는 촬영이 예정 된 이틀 동안 비가 온다고 했지만 이틀 내내 해는 쨍쨍하게 빛났다. 그래서 그런지 사진 촬영하는 현장도 화기애애했던 것 같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그들의 뒷모습에는 쓸쓸함이랄까 아쉬움이 묻어있었다. 막상 졸업사진을 찍으니 졸업이 얼마 안 남았다는 기분이 들어서 일까? 인터뷰를 하는 내 마음도 괜스레 울적해졌던 것 같다. 각자마다 졸업하기 전에 이루고자 하는 계획들이 있었다. 그리고 학교를 다니면서 하지 못해 아쉬웠던 것들도 많았다. 졸업사진을 찍는 오늘은 단순히 사진을 찍는 날이 아니라 그들의 3년 반이란 학교생활을 되돌아보고 졸업하기 전 그들의 계획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귀중한 날이었다. 졸업을 앞둔 국민*인들의 앞날이 오늘 찍은 사진의 밝은 웃음처럼 밝게 빛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