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인 책다방 #8] 남쪽으로 튀어! & 아빠, 찰리가 그러는데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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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중후반에게 책은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다독의 중요성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누구나 공감하는 바이다. 하지만 대부분이 실천하기 힘든 현실에 주저한다. 취업준비로 바쁜 20대 중후반에겐 더욱이 꿈같은 일일 수 있다. 휴식시간이 생겨도 다른 할 일이 생기는 것이 부지기수기 때문. 마음 편히 의자에 앉아 책을 읽는 일은 좀처럼 쉽지 않다. 좋은 책을 고르기까지 걸리는 망설임도 책과 관련된 시간이 사치처럼 느껴지는 데 한 몫 한다. 그러나 독서란 대부분의 사람들, 특히 20대가 가질 수 있는 최상의 선택지이자 최고의 선택이다. 여건이 맞지 않아 힘들어도 자신을 위해 하루 30분쯤은 투자해보는 게 어떨까. 당신의 20대는 당신이 가진 생각을 독서를 통해 정립해나갈 수 있는 둘도 없는 시간이다. 또한 독서는 경제적으로 배고픈 20대들이 정신적으로 만큼은 오랫동안 포만감을 가질 수 있는, 수익률 안전한 장기적 투자가치가 될 수 있다. 이번 [국민*인 책다방 #8]에서는 이제 막 졸업을 앞둔 학생들을 위한 책이 선정되었다. 바로 ‘남쪽으로 튀어!’와 ‘아빠, 찰리가 그러는데요.’ 두 책 모두 곧 사회에 나갈 국민*인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책이다. ‘국가란, 정부란, 개인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논하고 있는 책이다. 사회의 단면과 학교에서 배운 사회생활이 힘든 만큼 이미 익숙해져 있는 시기이기도 한 이때, 이번 책다방 추천도서가 국민*인들의 신념과 가치관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매개체가 되었으면 한다. 앞으로 계속 변할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을 마지막으로 돌이켜 보자는 취지다. 스스로 변화되는 자신을 올곧게 받아들이고 더 나은 국민*인이 되길 기대하면서 [국민*인 책다방 #8]을 시작한다.
Q. 자기소개와 간단한 책 설명 부탁드립니다. 황혜준(이하 황) : 안녕하세요. 국민대학교 예술대학 회화전공 황혜준이라고 합니다. 제가 읽은 책은 ‘남쪽으로 튀어!’입니다. 일본작가 오쿠다 히데오의 장편소설입니다. 보통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아버지와 어머니 밑에서 자란 세 남매의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은 세 남매 중 둘째이며 장남인 지로의 시선에서 그려집니다. 아버지는 태생부터 도쿄와는 거리가 먼 독립적인 섬사람이고, 어머니는 대학생 시절 ‘잔 다르크’라 불리며 이름을 날린 운동권으로 묘사됩니다. 지로의 부모님들은 무정부주의자에 가깝게 비춰집니다. 화끈한 성격으로 할 말 다하는 아버지 때문에 가족들은 이런저런 힘든 일이 많이 생기는데요, 학교에서 난동을 부린 아버지 때문에 친한 친구들과 헤어져 이사를 갑니다. 텔레비전도 잘 나오지 않는 섬마을 폐가에서 생활하고, 살던 집이 철거당하기도 합니다. 섬주민들과 기업 간의 분쟁에 휘말려 뉴스에 나와 갖고 싶지 않은 유명세를 얻기도 합니다. 학교를 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아버지의 철학으로 초등학교를 가는데도 어려움을 겪습니다. 아버지를 옆에서 지켜보면서 지로는 정신적으로 많이 성장합니다. 현실과 이상에 대해 고민하는 인간의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결국 지로와 두 자매를 일본에 남겨두고 자신들의 유토피아 ‘파이파티로마 섬’을 찾아 떠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일을 겪은 지로와 두 자매는 앞으로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그릴지 물음을 남기며 책이 끝납니다. 노단비(이하 노) : 안녕하세요. 국민대학교 법과대학 법학부 13학번 노단비입니다. 제가 읽은 책은 ‘아빠, 찰리가 그러는데요’입니다. 책은 경제적 여유를 갖춘 독일 중산층 아버지와 어린 외아들의 소소한 대화로 이루어졌습니다. 두 사람의 '정치', '사회복지', '경제', '인권', '자본주의의 문제' 등에 관한 생각을 대화형식으로 재밌게 표현합니다. 주인공들에 대화에 자주 거론되는 사람이 있는데요, 바로 ‘찰리’입니다. ‘찰리’는 아들에게는 둘도 없는 친한 친구이자 독일로 이주한 터키인 노동자의 아들입니다. 찰리와 찰리의 가족으로 인해 아들은 아버지에게 끊임없이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점에 대해 질문합니다. 기성세대가 가질 수 있는 생각에 끊임없이 물음을 제기하는 어린 아들. 그리고 그에 상반되는 답을 하면서도 확신하지 못하는 아버지의 모습는 참 재밌으면서도 핵심을 찌릅니다. 게다가 실제 독일의 인기 라디오 방송을 책으로 엮은 것이라 모든 연령층이 이해하기 쉽습니다. <남쪽으로 튀어> Q. 인상 깊었던 캐릭터가 있나요? 처음 이 책을 읽은 때가 주인공이자 화자인 지로의 눈높이와 비슷한 나이었어요. 제가 지로와 비슷한 가정에서 자랐기 때문에 굉장히 공감이 갔어요. 그래서 당시에는 극이 전개되는 것을 거시적으로 보기보다 지로의 감정에 이입해 책을 읽었습니다. 책 속에서 지로는 부모님의 과격한 행동으로 힘들어합니다. 뚜렷한 정치관을 가진 부모님 밑에서 자란다는 건 아이가 부모님의 완성된 생각을 바로 받아들이지 않고 중심을 잡기위해 남들보다 더 노력해야 한다는 걸 의미하거든요. 그래서 아직도 가장 생각나는 인물입니다. Q. '우에하라 이치로(지로의 아버지)’의 행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행동은 무엇인가요? 책의 결말 부분인데요, 어렸을 때라 우에하라 이치로가 지로와 나머지 가족을 버리고 아내와 함께 파이파티로마 섬으로 가는 게 이해가 안 갔어요. 그 상황 자체가 지로의 꿈처럼 느껴졌어요. 실제로 그 섬에 갔다는 게 아니라 이상을 찾으러 떠난다는 걸 문학적으로 묘사한 것 같아요. 어린아이가 인식하고 있는 가족공동체의 모양새가 달라졌다고 해서 크게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이 묘사되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가족공동체를 두고 떠나는 부모라는 결말이 결국 우에하라 이치로가 자신의 아들 지로를 어린 아이로 대하지 않았다는 걸 반증한다고 생각해요. 어린아이가 아닌 하나의 독립된 인간으로 지금까지 봐준 거죠. 그래서 섬으로 가는 것이 몽환적으로 묘사되었고요. 근데 이 결말은 이치로가 가진 한계와 지로가 맞이할 수밖에 없었던 운명을 나타낸다고 생각해요. 이치로는 현실에서 잘 볼 수 없는 이상적인 인물로 나오잖아요? 그러나 결말은 일본을 떠나 파이파티로마 섬으로 갑니다. 일본을 떠난다는 것은 인물을 현실적으로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치로가 떠나고도 지로는 무덤덤해요. 운명처럼, 항상 그래왔던 일이니까요. Q. 책에서는 ‘국가’와 ‘개인’에 대해 어떻게 말하고 있다고 생각하세요? 저는 이 책을 통해 무정부주의(Anarchism)을 처음 알게 되었어요. 국가에 속하지만 국가의 정책과 뜻을 달리한다는 게 실제 우리 삶에서 가능한 것인지 궁금했어요. 그래서 이 책으로 인해 그 단어에 대한 책을 많이 찾아봤어요. 책에서 무정부주의자 이치로의 행동은 맹점이 많다고 생각했거든요. 세금을 내지 않는 것 말고도 이룰 수 있는 긍정적인 반향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어린 나이에도 세금을 내지 않는 건 굉장히 소극적인 반항이라고 생각했어요. 커서 다시 이 책을 보았을 때는 오쿠다 히데오가 ‘무정부주의’를 문학이기 때문에 소화할 수 있는 수준으로 썼다고 이해했어요. 한편으로 작가의 생각이 궁금했거든요. 하지만 너무 어려 잘 이해하지는 못했어요. 이 단어와 가치관을 아름답게 설명하고 싶은 건지,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뭔가를 깨닫고 행동하게 하고 싶은 건지, 아니면 올바른 정부에 대한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싶은 건지 궁금했어요. 나중에 생각해보니 후자의 생각이 맞는 것 같아요. 더 나은 공동체에 대한 열망인 것 같아요. Q. 이리오모테 섬의 ‘우타키’와‘파이파티로마’ 섬은 책에서 어떤 의미일까요? 가치를 크게 두 가지로 분리해서 설명한 것 같아요. ‘우타키’는 마을의 전통과 같은 것이잖아요. 그런데 그 곳에 돈 많은 자본가들이 펜션을 지으려는 거고요. 돈이 아닌 다른 무언가 더 중요한 게 있다는 걸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것 같아요. 파이파티로마 섬도 마찬가지 같아요. 앞서 말했듯 이상적인 세상을 말하는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책은 ‘국가가 정한 법’의 시민이기를 거부하는 ‘개인’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국가, 법 그리고 개인’에 대해 자신의 생각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모든 것의 출발점은 개인에 있습니다. 개인이 혼자 살 수 없기에 공동체를 이뤄 국가가 된 거라면 국가는 모두를 위해 존재하는 거지 몇몇 개인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몇몇 개인이 살아가는데 이롭다 한들 다수에게 피해가 간다면 이의를 제기할 자유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이치로가 정부를 부정하는 이유가 그 때문인 것 같아요. 어떤 측면에서는 정부가 잘하고 있다는 것과 어떤 측면에서는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 두 가지를 정확히 인지하고 부정하는 것이거든요. 저도 이치로처럼 국가나 정부라는 큰 개념의 단어보다 개인을 위한 생각이 더 많이 들어요. 지금은 하나의 국가, 정부로 국한 하지만 세계는 점점 다극주의로 가고 있고, 그만큼 개인이 힘을 가지고 대응해야 할 대상은 점점 커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러한 사회 속에서 갑이든 을이든 상관없이 개개인이 행복할 수 있는 공동체가 되었으면 합니다.
<아빠, 찰리가 그러는데요> Q. 인상 깊었던 대화내용을 간략히 설명해주세요.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의 현실과 독일의 현실이 많이 비교되었습니다. 아들과의 대화 중 독일의 나치 이야기가 나와요. 그러자 아버지가 아들에게 ‘나치는 실수였다.’라고 말해요. 그러자 아들이 ‘그렇지만 우리의 실수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잖아요. 그건 사과해서 끝날 일이 아니에요.’라고 말을 해요. 그러나 아버지의 입장은 강경하죠. ‘우리는 돈도 줬고 사과도 했다.’라는 주장을 펼쳐요. 그래서 현재 우리나라와 일본의 관계가 생각이 났어요. 일제강점기와 그 밖의 많은 기만행위를 여전히 ‘유감이다’라고 표현하고 있잖아요. 대화 속 아들의 입장처럼 저도 그 일들은 아직까지 청산되지 않은 과거라고 생각해요. Q. 대화내용 속 인상 깊었던 캐릭터와 그 가치관에 대해 이야기해 주세요. 찰리에게는 누나가 있어요. 책에서는 페미니스트로 묘사됩니다. 이야기는 찰리 집에 있는 재미난 맥주잔으로부터 시작됩니다. 맥주잔에는 여성의 몸이 그려져 있는데, 잔을 잡으면 손이 여성의 가슴을 만지게 됩니다. 그것에 대해 찰리의 누나가 굉장히 화를 내요. 아버지는 ‘왜, 재밌잖아. 그럴 수도 있지.’라는 입장을 보여요. 그와 함께 이야기에선 개그 소재로 약자거나 나이가 많거나 여성인 사람을 자주 등장시킨다는 걸 강조해요. ‘우리 장모님은 몇 년째 약을 드시고 계시지. 근데 죽질 않아.’ 등등 일찍이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어 생겨난 독일식 유머를 예로 듭니다. ‘세상의 모든 여자들은 특별하다. 내 여자만 빼고.’는 남자들이 너무나도 쉽게 자신들에게 소중한 여성들을 비하를 하게 만든다고 말해요. 사실 이 농담들이 웃기면 안 되는 건데 웃기잖아요. 그래서 찰리의 누나가 말하는 가치관과 행동이 새로웠어요. Q. 책을 읽고 ‘정부’와 ‘개인’을 한국과 비교해서 설명하자면? 명확하게 나오는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책에서는 독일 정부가 개인을 어떻게 교육시키고 복지를 해줘야하는지 정확히 말합니다. 부자들이 세금을 더 많이 내야한다고 주장합니다. 사회의 계층이 점점 고착화되어 갈수록 정부가 더 많이 개입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독일 같은 경우 국민총생산량의 9%가 넘는 비용이 교육재정으로 쓰여요. 교사나 학부모의 참여권도 높죠. 지역사회에서는 교육받을 아동뿐만이 아니라 아동의 부모도 같이 교육시킵니다. 올바른 교육을 중시하기 위해서요. 그리고 굳이 대학을 가지 않아도 되는 교육제도이기 때문에 고졸자의 87%가 넘는 비율이 취직에 성공하고요. 게다가 독일 같은 경우 강성기업을 만들려 노력하잖아요. 중소기업들이 긴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가업중심이고 지역 인프라가 잘 조성되어있어요. 그에 따른 정부의 지원도 유럽국가 중 상위권 안에 들고요. 현재 실업자 수 증가와 고령화로 인해 연금수혜에 있어 문제가 많긴 하지만, 그래도 오랜 수출강국이였던 만큼 경제에 있어서는 안정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물론 한국은 독일과 역사도 많이 다르고 복지에 관한 인식 또한 많이 다릅니다. 인식의 중요성을 경제적 관점에서 수치화시켜 나타내기 모호하고, 위치와 상황도 많이 다르지만 정책의 운영방식과 신념에 있어선 본받을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책에서는 독일의 개인이 먼저 변화해야한다고 말해요. 그러나 한국에서는 개인보다 정부, 크게는 국가가 먼저 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책은 독일의 중산층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국가, 법, 정치 그리고 개인’에 대해 자신의 생각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국가는 개인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고, 개인은 그러한 국가에 의해 보호받아야 하고, 정치란 ‘모든 사람’을 위해야 하는데 그 ‘모든 사람’이 낮은 기준에서 시작해야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법은 위에서 만들지만 아래를 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법은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해야한다고 생각해요. 법의 잣대가 제멋대로일수록 후진국이라고 생각합니다. 법이 공정해야 선진국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Q. [국민*인 책다방]에 참여한 소감을 말씀해 주세요. 황 : 개인의 ‘배려’라는 말은 상대방을 자신보다 더 생각하는 좋은 말이잖아요? 그러나 국가가 보는 경제학적 관점에서 ‘배려’는 손해의 개념이죠. 그래서 사람들이 개인과 국가를 자주 동떨어지게 생각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개인과 국가는 연결해 생각해야하는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그 점을 국민*인 여러분도 인지해주셨으면 해요. 책다방에 참여해 이야기를 할 기회를 얻어 좋았습니다. 노 : 인식의 전환이 되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책을 읽고 다른 시각으로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어릴 적 읽었을 때와는 다른 관점으로 보게 되었어요.
‘아빠, 찰리가 그러는데요’와 ‘남쪽으로 튀어!’ 모두 서술자를 어린아이로 규정하고 있다. 두 책 모두 점점 성장해나가는 아이들의 시선으로 책의 끝맺음을 장식한다. 두 필자가 결말을 내지 않고 독자들에게 물음을 던졌듯, 이 책들로 인해 사회진출을 앞둔 국민*인들이 다시 한 번 올곧음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우리는 현실에 살고 있다. 혹자는 올곧음을 터무니없는 것으로 생각할지 모른다. 이미 익숙해진 사회 전반의 분위기에 물들기 전, 이번 [국민*인 책다방 #8]이 국민*인들을 다시 한 번 참된 목적으로 돌아가 삶을 되새김질하는 기회를 만들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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