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굿모닝 CEO] 2000억 주식갑부 된 '게임의 전설'/박관호(경영 91) 동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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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관호 '위메이드엔터' 대표
수천억원대 자산가이지만 지난 1995년 군대에서 막 제대했을 때만 해도 재산이라고는 게임을 만들 아이디어를 적어 놓은 수첩 하나가 전부였다. 국민대 재학시절 컴퓨터 프로그램 동아리에서 날리던 박 대표는 "컴퓨터 앞에 앉아 무협지 주인공처럼 뛰고 싸우는 게임을 만들 생각이었다"고 했다. "인터넷으로 접속한 사람들이 서로 이야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죠. 그런 게임이 없었을 때라 저 혼자 '가상세계 게임'이라고 불렀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그걸 온라인게임이라고 부르죠." 그가 자신의 아이디어로 만들어낸 게임이 '미르의 전설'이다. 미르의 전설은 중국에선 말 그대로 전설이다. 현재 서비스 중인 '미르의 전설2'의 경우, 중국 전역에서 85만명이 동시에 접속해 게임을 즐긴 기록을 세웠다. 미르의 전설2 중국 가입자 숫자가 2억명이 넘는다. 게임은 처음부터 큰 성공을 거뒀지만 정작 박 대표는 고생길에 들어섰다. "처음에 아는 친구 몇명을 모아 액토즈소프트란 회사를 시작했습니다.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아 회사 운영비를 내고 프로그램은 저 혼자 만들었죠." 그런데 박 사장은 액토즈소프트가 자기 회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돈이 모자라 투자를 받았는데 알고 보니 제 지분이 1~2%로 줄어들어 있었습니다. 투자를 받으면서 최대주주 자리는 포기했지만 그 정도인 줄은 몰랐습니다." 개발 이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던 탓에 벌어진 황당한 일이었다. 그래서 독립해 2000년 만든 회사가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다. 그가 떠나자 액토즈소프트는 당황했다. 박 사장이 혼자 만든 게임이라 다른 사람이 유지, 보수하고 발전시킬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액토즈측은 박 사장에게 미르의 전설 운영과 개발을 맡기고 수익을 반씩 나눠 갖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시련은 끝나지 않았다. 중국에서 미르의 전설을 서비스하던 중국 게임업체 샨다가 말썽이었다. "중국 사용자가 계속 늘어나는데 샨다가 약속대로 돈을 주지 않고 입금을 계속 미루더군요." 처음 박 사장이 미르의 전설 서비스를 맡겼을 때 샨다는 직원 숫자가 10명이 채 안 되는 작은 기업이었다. 그러나 미르의 전설로 큰돈을 번 샨다는 중국 최대 게임업체로 성장했고, 박 사장이 처음 만들었던 액토즈소프트까지 인수해버렸다. 미르의 전설을 둘러싼 법정소송이 장기화됐다. "2000년부터 2007년까진 게임 개발하는 시간보다 변호사 만나는 시간이 더 길었습니다. 처음 변호사들이 쓴 서류를 봤을 땐 너무 어려워서 읽어도 뜻을 몰랐어요. 그런데 몇년 지나니 프로그램 언어처럼 익숙해지더군요." 소송이 모두 끝나고 회사가 안정을 찾은 시기는 2007년. "샨다가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자 합리적인 대화가 가능해지더군요. 순리대로 문제를 풀어 지금도 샨다가 미르의 전설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박 사장은 이제 게임 개발에만 전념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 '창천2'란 게임이 나오고 하반기엔 '네드'란 게임이 나옵니다. 게임 개발은 요리와 비슷합니다. 같은 재료를 써도 얼마나 솜씨가 좋은가 얼마나 정성을 들이냐에 따라 전혀 맛이 다르죠. 위메이드의 새 게임은 정말 맛있을 겁니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원문보기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12/23/2009122301427.html 출처 : 조선일보 기사 입력 : 2009.12.24 03: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