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텅 빈 집' 모준석 작가를 아시나요?/모준석(입체미술 03) 동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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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선컨템포러리에서 '널 위한 자리'로 2회 개인전을 열고 있는 모준석 작가.
열정도 재능이고, 그것이 쌓이면 능력이 된다고 했던가. 이제 막 미술시장에 들어선 조각설치작가 모준석의 열정은 학부때부터 유명했다. 남들이 하나 할때 그는 밤을 새가며 열개 이상을 작업해왔다. '성실과 인내', 교수들은 그를 인정했다. 미술학부 졸업하기전 2009년 충무갤러리기획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발휘된 진가는 지난해 충무아트홀 개인전을 연 이후 이어졌다. 국내미술시장 스타작가 발굴 산실로 유명한 갤러리선컨템포러리 이명진 대표의 눈에 띈 것. 이대표는 "강렬하고 자극적인 시대에 눈길을 확 끌어당기진 않지만 독특한 기법이 신선했다"며 "단순하면서도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고, 무엇보다 공존과 소통을 고뇌하는 작가의 작업이 좋았다"고 말했다. 한국의 젊은 작가 작품을 세계미술시장에 알린 크리스티옥션 국제디렉터 에릭창도 최근 그의 작업실을 찾았다. 2시간 넘게 작가와 대화를 나눈 에릭창은 "진지하게 작업하고 있는 작가"라며 관심을 가졌다. 가느다란 동을 두드려 이어붙여 만든 '무더기 집'같은 형상은 밋밋해 보인다. 마치 캔버스에 드로잉한 것 처럼 선으로 이어진 작품은 속이 텅비어 있어 더욱 가벼워보인다. 하지만 작품은 조명과 함께 더 빛난다. 와이어로 벽에 걸린 '조그만 집'들은 그림자와 함께 입체적인 작품으로 재탄생된다. 보기엔 텅비어 있지만, 그림자로 인해 각각 집들이 제대로 형상(면)을 구축한채 우뚝 서있다. 이 대표는 그의 작품에 대해 "선들이 이어져간 작품은 소통의 개념을 보다 구체적으로 형상화하고 동선 두께의 차이를 키워 다양성의 하나됨을 강조함과 동시에 시각적인 안정감을 담았다"며 "약하고 가벼워보이는 작품이지만 비움(희생), 채움(사랑), 나눔(위로), 이룸(공동체)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왜 속이 텅빈 집들을 쌓아 올렸을까. "어릴적 한방에서 여섯식구가 같이 살았었죠. 한 공간에서 이뤄지는 생활과 잦은 이사를 하면서 집들과 어울림에 대한 갈망을 끊임없이 했던것 같아요." 작가는 "주거지의 형태에 따라 생활자가 맞춰나가야 하거나 또는 일정 장소가 그 사용주에 따라 용도가 변하듯 내 작품은 서로 조율해야 하는 소통과 비움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동선과 스테인드글라스만으로 이루어진 집은 내부는 하나로 비워져 경계의 영역을 허물어뜨리고 공간의 소통을 가능하게 했다. 집들로 이어진 공간에는 계단으로 이어져 반복과 순환이 계속 되는 뫼비우스띠 처럼 보이기도 한다. 선으로 이뤄져 쉬워보이는 작품이지만 작업공정은 간단치 않다. 스케치를 한후 흙 작업을 통해 건축물이 완성되면 동선과 스테인드글라스 작업이 나온다.
지난 13일부터 소격동 선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모 작가의 개인전 타이틀은 '널 위한 자리'다. 다양한 형태의 외곽과 형형색색의 스테인드글라스와 같은 시각적 장치, 사람의 모습을 집으로 은유한 그의 작품은 비워짐과 연결됨을 통해 그곳의 생활자인 개개인에 주목함과 동시에 이들이 형성하는 마을, 즉 ‘공동체’에 초점을 두고 있다. 작가는 올해 국민대 대학원에서 입체미술을 전공했다. 지난 2월 AHAF HK 2011 조각부분 영아티스트로 선정되어 홍콩만다린 오리엔탈에서 열린 호텔아트페어에 참여했다. 3차원의 공간성과 빛의 투과를 통한 회화성이 돋보이는 작품은 '텅빈 충만'을 선사한다. 전시는 5일까지. (02)720-5728 출처 :아주경제 기사입력 2011-06-03 14:11 원문보기 :http://www.ajnews.co.kr/view_v2.jsp?newsId=20110603000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