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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호 환경디자이너 윤호섭 교수 “인간은 자연의 일부”/ 시각디자인학과 명예교수

유난히 덥고 습했던 올여름, 국내 1호 환경디자이너 윤호섭(72) 국민대 명예교수의 여름나기는 아주 특별하다. 윤 교수의 집엔 냉장고가 없다. 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전기를 자급자족한다. 

무더운 여름날, 시원한 음료와 수박을 포기하면서 감당해야 하는 불편은 크지만, 냉장고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절약할 수 있는 에너지의 양을 생각하면 그 정도 불편은 충분히 참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더위가 원망스럽고, 힘들 법도 하지만 그는 이 뜨거운 여름을 성남에서 아이들과 핫하게 보냈다. 

윤 교수는 분당구 삼평동에 있는 판교생태학습원(원장 하동근) 2층 기획전시실에서 ‘2016 녹색여름전 Green Summer’ 전시회를 선보였다. 전시는 2008년 생태환경에 대한 의식 공유를 위해 윤 교수와 국민대학교 디자인대학원 그린디자인 전공생이 시작한 행사가 해를 거듭하며 자연스럽게 개방돼 남녀노소, 국적, 출신학교 등 조건 없이 누구나 작가가 되는 전시회가 됐다. 

전시는 환경을 보전하고 회복하기 위한 해결책을 시각적인 디자인 결과물과 메시지로 전달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 ‘그린캔버스’의 작품이 전시됐다. 

특히, ‘2016 녹색여름전’은 아이들과 관람객이 보기 쉽도록 작품 설치의 눈높이를 낮추고, 직접 만지고 느낄 수 있도록 전시했다. 관람객과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작가와 함께 생태환경에 대한 생각을 함께하며 느끼고 그려보는 시간도 마련됐다. 

전시기간 동안 다양한 전시연계 교육프로그램도 운영됐다. 지난 13일 오후 2시에는 윤 교수의 환경 강의와 특별한 티셔츠 퍼포먼스가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티셔츠 퍼포먼스는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티셔츠나 손수건 등에 녹색 그림을 그려주는 행사다. 윤 교수는 “티셔츠에 그림을 계속 그리는 이유는 환경 관련 그림이 그려져 있는 티셔츠를 사람들이 입고 다니는 것이 환경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할 수 있는 움직이는 플래카드가 되리라 믿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10년 넘게 매주 주말 서울 인사동 길거리에서 100% 천연염료로 된 초록색 물감으로 나뭇잎, 돌고래, 지구, 멸종 위기 동물, 원자력 발전소 등을 티셔츠에 그려주며 잊고 있던 자연에 대해 생각해보자는 메시지를 건넨다. 

또 윤 교수는 소리를 활용한 환경교육을 시연했다. 하나는 티슈 상자에서 휴지 뽑는 소리, 다른 하나는 나무를 톱으로 긋는 소리인데 두 소리가 비슷하다. 그는 휴지 한 장을 쓸 때마다 그만큼 나무를 베어내야 한다는 걸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윤 교수는 항상 생각한다. ‘지구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때마다 답은 명료하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자. 방법은 간단하지만, 실천은 만만치 않은 미션이다. 수돗물 잠그기, 페트병 음료 덜 마시기 등.

‘나 하나 절약한다고 해서 지구 환경이 개선될까?’라는 의문을 품고 있다면 지금 당장 아이의 손을 잡고 판교생태학습원으로 달려가 보자. ‘2016 녹색여름전 Green Summer’ 전시에서 윤호섭 교수가 전하는 지구를 사랑하는 법과 ‘인간의 자연의 일부’라는 이론을 눈과 가슴으로 배울 수 있다. 전시는 오는 9월 4일까지 이어진다. 

 

원문보기 : http://www.kyeonggi.com/?mod=news&act=articleView&idxno=1230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