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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 패션에 대한 반성… 디자이너 사회적 책임 막중”/이경재(의상디자인학과 99,디자인대학원 05) 동문
 
 

“‘대지를 위한 바느질’이 저의 디자인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꿔놓은 셈이죠.”

이경재(디자인대학원 05 동문) 대표는 디자이너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과거에는 유행하는 색이나 옷 라인 등 최신 트렌드를 쫓기 바빴지만, 사회적기업을 하면서부터 환경에 좋은 소재와 옷을 더 오래 입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됐다”고 했다. 최근에는 ‘패스트 패션(fast fashion)’ 등으로 규정되는 의류 문화가 자리 잡았다. 합성섬유로 만들어진 저가의 의류가 빠르게 소비되고 또 버려진다. 이 대표는 “이러한 현상에 디자이너들이 한몫을 하지 않았나는 반성을 하게 됐다”며 “환경보호를 위해서도 디자이너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대학에서 의상디자인을 전공한 이 대표는 졸업 후 패션회사에 다녔다. 두 곳의 회사에 다니면서도 큰 보람을 느끼지 못했다. 도시의 삶에 피로감을 느낀 이 대표는 강원 횡성군 청해면으로 홀로 귀농을 했다. ‘서울 토박이’인 26세 여성이 농촌 생활을 시작하면서 어려움이 많았지만 1년 정도 지나면서 어느 정도 적응이 됐다. 생활의 여유가 생기자 이 대표는 ‘그린 디자인’에 관심을 갖게 됐다. 전공인 디자인과 자연과 함께하는 농촌 생활의 경험이 결합된 관심사가 생긴 셈이다.

이 대표가 주목하게 된 것은 웨딩드레스였다. 당시 한 연예인이 결혼식에서 입은 해외 고가 브랜드의 웨딩드레스가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 대표는 ‘몇 번 입지도 못하는 고가의 웨딩드레스가 최고의 드레스로 인식되는 것이 바람직한가?’라는 문제의식이 생겼다. 다시 서울로 돌아와 국민대 디자인대학원에 입학한 이 대표는 그린 디자인을 본격적으로 공부하면서 2008년 ‘친환경 웨딩드레스 디자인’이라는 논문을 썼다.

처음에는 옥수수를 재료로 만든 비닐로 웨딩드레스를 만들었다. 비닐로 만들다 보니 일반 웨딩드레스와는 품질의 차이가 컸다. 상품성이 있는 친환경 드레스를 만들 방법을 고민하던 이 대표는 일본에서 열린 친환경 박람회에서 돌파구를 찾게 된다. 옥수수로 만든 실과 원단을 접하게 된 것이다. ‘대지를 위한 바느질’이라는 타이틀로 드레스 전시회를 열었다. 사회적기업 대지를 위한 바느질이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이 대표의 ‘환경을 위한 디자인’ 노력이 빛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원문보기 :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4042801032127163002

출처 : 문화일보 기사보도 2014.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