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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최경란 총감독 “아시아 韓中日 디자인 산업 중요해져”/ 테크노디자인대학원장

“중국이 G2로 군림하면서 세계 경제의 중심이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어요. 더불어 한·중·일 3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시아디자인이 중요해지고 있고, 광주가 디자인비엔날레를 하는 겁니다.”
 
제6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광주 북구 디자인비엔날레 전시관에서 ‘디자인 신명’을 주제로 열리고 있다. 총감독을 맡은 최경란(53·사진) 국민대 테크노디자인 전문대학원장 겸 동양문화디자인연구소장을 지난 26일 행사장에서 만났다. 아시아가 세계 주요 시장으로 떠올랐으니, 실제 그 디자인의 사용자인 3국이 디자인 산업에서도 강점을 지닐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1970년대 디자인은 일본의 미니멀한 ‘젠’ 스타일이 대표하듯 시각적 외관을 보여주는 데 치중했다. 그러나 이제는 서구와 다른 온돌·좌식 등 생활 방식을 접목시키는 방향으로 트렌드가 바뀌어 실제 그 문화 속에서 사는 아시아인이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행사가 예술로서 디자인을 보여주는 것이었다면 올해는 산업으로의 디자인에 포커스를 맞춘 것도 그런 이유다. 특히 식기, 조명, 의자 등 친숙한 기능성 제품 위주로 꾸며 일반인도 쉽게 즐길 수 있다. 예컨대 ‘광주브랜딩전’은 세계적인 디자인 거장과 광주 지역기업의 협업 산물이다. 이탈리아 알레산드로 멘디니의 나뭇가지 형태 조명, 밥공기·접시 등 식기 종류마다 꼬마 인형이 장식된 스테파노 지오반노니의 ‘미니맨’ 식기 세트, 어느 방향으로도 휘어지는 데니스 산타치라아라의 잎사귀 모양 램프…. 실용적이면서도 위트 있는 디자인에 관람객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최 감독은 “세계적 디자이너들이 재능을 기부하듯 디자인을 줬다. 이른 시일 내에 이를 제품으로 구현하는 광주지역 중소기업의 실력에 깜짝 놀라더라”고 전했다. 협업은 많지만 거장의 디자인 제품이 양산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한다. 

국가관도 관람객의 발길을 오래 붙잡는다. 거실 부엌 등 생활공간에 대한 재해석은 3국이 비슷하면서도 분명히 달랐다. 최 감독은 좌식문화인 일본이 바닥을, 입식문화인 중국이 벽을, 기와 처마선이 단아한 한국이 지붕을 강조하는 공간 감각이 투영된 전시라고 평했다. 중국관은 칭화대의 양동지양·류티준 교수, 일본관은 도쿄예술대학 하시모토 가즈유키 교수, 한국관은 협성대 위한림·국민대 봉일범 교수가 각각 맡았다.

밀라노 트리엔날레 디자인 뮤지엄의 ‘회전초밥식’ 전시 아이디어도 볼 만하다. 초밥집처럼 빙빙 돌아가는 접시 위에 앙증맞은 디자인 제품을 올려놓았다. ‘집은 살기 위한 기계’라는 철학을 가졌던 프랑스 생활 예술의 선구자인 르 코르뷔지에·피에르 잔느레·샬럿 페리앙의 디자인 철학을 시각화한 전시를 통해 디자인의 역사까지 건드린다. 

최 감독은 “가장 오래된 디자인 비엔날레인 프랑스 생테티엔 비엔날레가 20년 정도 됐다. 광주에서 10년째 디자인 비엔날레가 이어져 오는 것 자체가 성과이며 앞으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문보기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297905&code=13160000&cp=n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