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의서가]① 송성각 원장 "융복합, 이보다 생생할 수 없어" / 장식미술 77 동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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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각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애독서 '지적자본론' “이렇게 바쁠 줄 상상도 못했다. 거의 아이돌그룹의 스케줄이다. 주초에는 전남 나주 본원에 내려가서 일을 보고 주 후반에는 서울에 와서 각종 행사에 참석한다. 본원 외에도 서울의 역삼동·대학로·상암동과 청계천·판교·일산에 분원이 있다. 여기까지 챙기려면 몸이 열개라도 부족하다. 광고업계에 있었을 때보다 더 바쁜 듯하다.” 송성각(58)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한콘진) 원장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관장 중 일정표가 가장 빡빡하기로 소문이 나 있다. 2014년 12월 한콘진의 3대 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한콘진의 나주 이전을 마무리했고 이후 정부의 창조경제와 문화융성 기조에 따라 문화창조벤처단지, 문화창조아카데미 등 굵직한 사업을 진행했다. 또한 한콘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내부 변화에도 힘을 쏟아 자신의 업무에 대해 프레젠테이션(PT)이 가능한 조직으로 탈바꿈시켰다. 직원에게 PT를 시키기 전 송 원장은 자신이 앞장서 한콘진의 미래상에 대해 먼저 PT했다.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한콘진의 특성상 송 원장 스스로가 끊임없이 현실에 안주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그중 하나가 바로 틈틈이 하는 ‘독서’다. △융복합의 현재를 생생히 보다 “사실 츠타야서점은 10년전 쯤 한국에서 실행이 가능한지 관심있게 봤던 곳이다. 서점을 복합문화공간으로 설계한 츠타야서점의 성공기는 당시 일본에서도 화제였다. 하지만 다른 일을 하게 되면서 잊고 있다가 최근 츠타야서점에 관한 책이 나왔다고 해 반가운 마음에 바로 구입해 읽었다.” “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가장 고민한 것이 ‘융복합’이다. IT혁명 이후 급변하는 세상에서 새로운 유형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콘텐츠의 융복합이 절실하다. 그러나 융복합이 어떤 것인지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런 측면에서 마스다 대표가 시도한 츠타야서점의 모델은 시사하는 바가 컸다. 서점을 단순히 책만 파는 곳이 아니라 서점 자체가 콘텐츠가 되도록 여러 요소를 융복합화한 마스다 대표의 모험이 결국 사업적으로도 성공했기 때문이다.” 송 원장은 마스다 대표가 1985년 CCC를 창립한 후 츠타야서점을 단순히 책만 파는 공간이 아닌 책이나 잡지에 담긴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하는 소위 ‘컬처인프라’로 운영한 점을 높이 샀다고 했다. 인테리어 책에 나온 소품을 같이 팔거나 음악 관련 책이 놓인 서가에는 책에서 언급한 음반을 구비하는 식이다. 여기에 음식물 판매를 제한해온 기존 서점의 상식도 뒤엎었다. “실제 일본 도쿄에 출장을 갔을 때 츠타야서점 몇군데를 가보았다. 은퇴한 중장년층이 많이 사는 동네에서는 서점 안에 병원과 약국을 같이 배치하고 24시간 운영하는 것을 봤다. 잡지를 파는 곳은 ‘매거진 스트리트’라고 따로 코너를 만들어 잡지에 나오는 물품을 구매할 수 있게 꾸몄다. 무엇보다 서점 내 손자에게 선물할 아동용 책들을 구비한 것을 보고 무릎을 쳤다. 융복합의 실체가 먼곳에 있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지적자본론’은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고 나아가 시대의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원동력이 기획자나 디자이너처럼 사고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하고 국내 굴지의 광고기획사에서 임원까지 지냈던 송 원장은 이 부분을 통해 바로 기획과 디자인이야말로 융복합의 기본적인 토대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결국 융복합이란 것도 사람의 마음을 잘 읽어야만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수동적인 자세가 아니라 스스로 기획하고 구성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그것이 바로 지적자본이다. 미래의 콘텐츠는 지적자본에서 나온다. 원론적이고 이론적인 내용이 아니라 구체적인 사례를 가지고 융복합과 콘텐츠를 풀어냈다는 점에서 ‘지적자본론’은 좋은 가이드였다.” △애서가보다 폭서가 스타일 고교 시절 밴드를 조직해 기타를 치고 보컬을 했을 정도로 송 원장은 ‘남다른 구석’이 있었다. 앉아서 조용히 공부만 하는 모범생은 아니었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늘 책을 가까이 두는 ‘애서가’의 자질을 키우지는 못했다고 털어놨다. “책을 많이 보는 편이라고는 솔직히 말하진 못하겠다. 그러나 한번 책을 잡으면 관련 분야의 책을 잔뜩 구해다가 몰아서 보는 편이다. 자칭 ‘폭서가’ 스타일인데 그렇게 책을 몰아보면 한 분야에 대해 인사이트가 생긴다. 이후 한동안 머리를 비웠다가 다시 책을 몰아서 보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다.” 그럼에도 송 원장은 주변 사람들에게 책을 선물하는 것을 즐긴다. ‘지적자본론’도 한콘진의 직원에게 많이 추천하고 선물한 단골 품목이다. “사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책 선물을 모두가 반기는 편은 아니지만 내가 선물한 책을 읽고 그중 한줄이라도 건지면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책 선물은 공감대를 이룰 수 있어서 좋다. 독서는 저자의 생각과 느낌에 자신의 감정을 이입하는 것이다. 그런 경험이 쌓여야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사람의 마음을 읽는 게 콘텐츠의 핵심이고 융복합의 시작이다.” △송성각 원장은? 1958년 서울생. 국민대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하고 제일기획에 입사, 상무까지 오르면서 광고계에 이름을 알렸다. 제일기획에서 퇴사하고 도너츠미디어와 머큐리포스트 대표 등을 역임하며 광고제작뿐만 아니라 영화·드라마 등 중요 콘텐츠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2014년 12월 제3대 한국콘텐츠진흥원장으로 부임한 이후 융복합과 콘텐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음악연주와 영화보기가 취미. 특히 기타와 노래실력은 아직도 ‘살아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우연치않게 선보인 기타연주와 노래에 직원들이 크게 놀랐다는 후문이다.
원문보기 : http://www.edaily.co.kr/news/NewsRead.edy?SCD=JI31&newsid=01210326612613496&DCD=A403&OutLnkChk=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