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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활성화에 발벗고 나선 김형주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회 이사장 / 김형주(글로벌창업벤처대학원) 객원교수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가 이달 4일 창립총회를 열고 출범했다. 블록체인은 4차 산업을 주도할 핵심 기술로 꼽힌다. 이미 금융권을 중심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고 있으며, 블록체인에 뛰어든 중소벤처 기업도 많다. 진흥협회 초대 이사장은 17대 국회의원과 서울시 부시장을 역임한 김형주 국민대 글로벌창업벤처대학원 객원교수가 맡았다.

김 이사장을 지난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협회 이사장실에서 만났다. 그는 흔히 보는 책상머리 이사장들과 달리 열정이 대단했다. 블록체인 관련 각종 도서를 구해 정독하면서 그동안 쌓은 폭넓은 대인관계를 바탕으로 블록체인 활성화에 발 벗고 나섰다. 23일에는 국회도서관에서 창립세미나를 열었다.

김 이사장은 “블록체인 전문 서적 100여권을 구입해 각계에 배포해야겠다”면서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 블록체인 담당관 신설을 정부에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사장직을 맡은 이유는.

▲외부 인사를 추천하기 위해 지인들을 만났다. 그 가운데 한 분이 “그러지 말고 직접 해보라”고 해서 고심 끝에 이사장직을 맡았다.

-앞으로의 포부는.

▲블록체인이 하루빨리 우리 사회에 안착하고 정부가 이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기반 확산에 최선을 다하겠다. 협회는 작지만 내실 있게 운영하겠다. 특히 블록체인에 대한 정부와 정치권의 부정 인식을 바꾸도록 노력하겠다. 또 각 부처와 지자체에 블록체인 담당관 신설을 정부에 제안할 계획이다. 블록체인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불록체인을 도입하면 어떤 점이 장점인가.

▲블록체인은 개인간거래(P2P) 기술을 써서 관리하는 '분산원장(Distributed Ledger)'이다. 오늘날 정보시스템은 중앙집권 관리와 데이터베이스(DB)가 존재하는 구조다. 이에 반해 블록체인 기술은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모든 참여자가 공동으로 거래 정보를 기록·보관·검증하며, 중앙기관 등의 통제 없이 거래 당사자만으로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 블록체인은 모두 거래 정보를 나눠 갖고 있기 때문에 변조와 해킹이 어렵고, 참여자가 기록을 공유하고 있어 투명하다. 블록체인은 경제, 정치, 문화예술 등 분야에 만연돼 있는 불평등·불공평 사회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방위산업 비리 같은 부정부패도 막을 수 있다.

-금융시장에는 어떤 변화를 가져 올 것으로 보는가.

▲블록체인 기술은 최신 보안인증 기술이어서 모든 금융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고, 개별 금융회사 시스템 적용과 다른 금융회사와의 파트너십 구축에 효과가 있다. 우선 제3자 공증 없이 개인 간 거래가 가능, 불필요한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다. 정보를 다수가 공동 소유하기 때문에 해킹이 불가능, 보안 관련 비용도 줄일 수 있다. 또 거래 승인·기록을 자동 실행, 업무 처리가 신속하다. 공개된 소스에 의해 쉽게 구축·연결·확장이 가능해서 정보기술(IT) 구축비용을 절감하고, 모든 거래 기록에 공개 접근이 가능해 거래 규제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금융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 올 것으로 본다.

-한국 블록체인 추진 실태는.

▲은행권을 중심으로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투자와 제휴가 활발하다. KB국민은행에서 스타트업에 15억원 투자를 시작으로 비대면 실명 확인 증빙 자료 보관 시스템 구축, 간편 개인 인증 시스템을 도입했다. 신한은행은 금에 대해 실물 거래가 이뤄질 때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 교환증과 보증서를 발급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은행들이 핀테크 스타트업과 함께 블록체인 산업 구축에 적극 뛰어들었고, KRX 한국거래소도 글로벌 블록체인 컨소시엄인 하이퍼레저에 가입해 블록체인 산업 적용을 가속화하고 있다. 많은 업체가 디지털지갑, P2P 대출 시장, 상품거래 서비스, 사물인터넷(IoT), 신원 관리, 정보 관리, 스토리지 보안 산업에 진출했다. 그러나 외국에 비해 투자 여건과 정부의 육성 의지는 부족하다. 많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과 핀테크 스타트업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결제, 거래, 보안, 인증 분야에 뛰어들고 있지만 아직은 초기 단계다.

-세계 가상화폐 시장 규모는 얼마로 추산하는가.

▲500조원 규모로 본다. 한국에서 하루 거래액은 1조원에 이른다.

-협회의 주요 업무 계획은.

▲우선 블록체인을 다루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동반 성장을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데 주력하겠다. 또 블록체인 기술뿐만 아니라 블록체인 이론이 경제, 사회, 문화예술, 정치 등 모든 분야에 적용될 수 있도록 포럼이나 교육 과정을 마련할 계획이다. 자세하게는 △블록체인 기반 기술 연구 지원과 신규 사업 개발 △블록체인 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과 제도 연구 사업 △블록체인 창업 육성과 대기업과의 동반 상생 사업 △블록체인 인재 양성 사업을 할 생각이다.

-회원사 현황은.

▲현재 인터파크비즈마켓, 웰컴저축은행, 포스링크, 블록체인OS, 써트온, 앱실론마이닝, 한패스, 블리리언츠, 블루팬, 트라피스홀딩스, 아이리마인즈, 케이알파트너스, 크리스앤파트너스, 와우저, 브이스트로, 천명소프트, 디리아, 챗링크, MDS아카데미, 글로스퍼 등 21개사가 발기인으로 참여하고 20여개사가 회원 가입을 신청했다.

-블록체인 산업 선두 국가는.

▲시장 규모나 진출 업체로 볼 때 미국이 단연 선두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의 블록체인 기술 동향 연구 자료를 보면 스타트업 시장에서는 미국의 가상화폐, 블록체인 기업들이 해당 분야의 세계 거래액 가운데 55%를 차지하고 영국이 세계 블록체인 거래액의 6%, 싱가포르 3%, 일본·한국·중국이 각 2% 거래액 비중이라고 한다. 미국은 2012년부터 올해 초까지 블록체인 기술에 투자한 금액이 10억6000만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개선하거나 제정해야 할 법이나 제도는.

▲일본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인터넷상 가상통화 규제 등을 담은 법률개정안을 2016년 3월 4일 내각회의에서 결정한 바 있다. 우리는 현행법상 가상통화 정의와 가상통화 거래 관련 규정이 없어 다단계 판매 등으로 인한 투자 사기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해킹 사고로 인한 금전 피해나 개인 정보 유출로 인한 피해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한 부정 시각에서 시작된 규제 방침은 오히려 국내 가상통화 및 블록체인 산업 발전에 장애가 될 수 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대표 발의한 전자금융거래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보면 가상통화의 법적 정의 규정을 마련하고 가상통화 취급업에 대한 규정과 인가 요건을 마련함으로써 법적 범위 내에서 가상통화 산업이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일단 도입하는데 의미가 있다.

-정부에 바라는 것은.

▲정부는 자산 관리는 물론 공공기록물 관리, 공공 서비스, 정책 투표, 거버넌스 문제 해결 등 정부 행정과 관련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을 육성하면서 이를 적용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정부는 블록체인 산업을 규제보다 적극 육성해야 한다. 또 블록체인 기술이 각 산업에 적용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 등 각 주체의 개념 검증 단계를 자유롭게 거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해야 한다. 우리가 만든 기술을 정부와 지자체에서 테스트해 보고 세계 경쟁에 합류한다면 우리가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 그리고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균형 있는 발전과 협업, 일자리를 창출하는 시장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전문 인력 양성 계획은.

▲블록체인 기술 전문가와 블록체인 컨설턴트를 동반 양성해야 한다. 협회에서는 올해 블록체인 인재 육성에 관한 교육 계획을 세우고 내년에 정부, 대학 등과 협력해 전문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시행할 계획이다. 2019년에는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원도 설립할 방침이다.

-사고 관련 보험 가입은 가능한가.

▲일본은 이미 사이버 보험을 개발했다. 분산서비스거부공격(DDos·디도스) 등 사이버 공격으로 거래소 계좌에 예치돼 있는 가상화폐가 도난 또는 소실됐을 경우에 대비한 보험이다. 우리도 코인원이 국내 가상화폐거래소 최초로 현대해상과 함께 사이버배상책임보험 계약을 체결했다. 협회도 사고 예방 대책의 표준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국제표준화기구(ISO)도 이미 표준화 작업을 시작했다.

-좌우명과 취미는.

▲좌우명은 '역사에는 건너뛰기(skip)가 없다'이다. 취미는 여행과 독서다.

김 이사장은 한국외대 서반아어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국제관계연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러시아 세계경제 및 국제관계연구소에서 수학했고, 경희대·성균관대·한국외대 등에서 러시아 문학을 강의했다. 청년문화센터 소장과 좋은친구만들기운동 이사장 등으로 일했다. 주위 권유로 17대 서울 광진구 을에서 출마, 국회에 입성했지만 18대는 정치 지형 변화로 출마하지 못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박원순 후보캠프에서 상황실장을 맡았고, 2011년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 일했다. 인천대·상명대 초빙교수를 거쳐 현재 국민대 글로벌창업벤처대학원 객원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로 2007년 당시 러시아 교재가 없어 쓴 책인 '문화로 본 러시아'가 있고, 역서로 '소비에트 권력의 당면 과제'와 '동유럽에서의 계급투쟁' 등이 있다.


원문보기 : http://www.etnews.com/20170824000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