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무대 오르는 '팬레터' "韓 창작뮤지컬 노하우 전합니다" / 박현숙(음악학부 00) 동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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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이 한국 창작뮤지컬의 노하우를 많이 배우고 싶어한다. 10년 전만 해도 창작뮤지컬 제작이 활발하지 않았던 한국이 어떻게 지금은 많이 제작하고 공연하고 있는지 놀랍다는 반응이었다.”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 카페에서 만난 뮤지컬 작곡가 박현숙은 “창작뮤지컬을 발전시키고 싶은 대만이 한국을 좋은 본보기로 삼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작곡가는 지난달 대만 타이중에 있는 내셔널 타이중 시어터(이하 NTT)에서 현지 공연 관계자와 언론을 만났다. 자신이 참여한 뮤지컬 ‘팬레터’의 대만 공연을 앞두고 열린 제작발표회에서였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대학로 동숭아트센터에서 재공연한 ‘팬레터’를 본 NTT 관계자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성사됐다. NTT에서 여름 시즌에 우수한 해외작품을 선보이는 페스티벌의 일환이다. 배우 김종구·이규형·소정화·김히어라·이승현·손유동·양승리·권동호 등이 현지 관객과 직접 만날 예정이다. 창작진은 대만 공연 관계자를 대상으로 하는 워크숍도 가질 계획이다. 현지 관계자를 사로잡은 ‘팬레터’의 매력은 일제강점기 문인들의 이야기라는 점이다. 편지란 아날로그적인 소재까지 더해져 현지 공연 관계자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박 작곡가는 “대만 언론도 문학 소재 작품이란 점에 큰 흥미를 보였다”며 “스마트폰 세대로서 편지 세대의 아날로그 감성을 어떻게 무대에서 표현하는지를 배우와 제작진에게 많이 물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한재은 작가가 대본을 쓴 ‘팬레터’는 기획단계부터 해외 진출을 겨냥해 제작했다. 공연기획사 라이브가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함께 진행하는 창작지원 사업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 첫 번째 시즌 최종 선정작이다. 대본 개발 과정부터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중국어와 일본어 번역을 동시에 진행했다. 쇼케이스는 물론 본 공연에서도 일본어·중국어 자막으로 공연하며 해외 관객과 적극적으로 만났다. 박 작곡가가 한 작가를 처음 만난 것도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를 통해서였다. 박 작곡가는 “한 작가의 대본은 대사나 가사가 아름다웠고 무엇보다 한 작가 스스로 음악에 대한 이해가 높아 작곡과정이 수월했다”고 말했다. 작곡의 주안점은 일제강점기보다 지금 시대도 공감할 수 있는 현대적인 음악을 만드는 데 뒀다. 박 작곡가는 “소품과 캐릭터가 시대 상황을 충분히 보여주는 만큼 음악은 현대적인 스타일로 갔다”고 설명했다. 박 작곡가가 꼽은 뮤지컬 창작에서 중요한 요소는 ‘파트너’였다. 특히 한국에서는 뮤지컬 작곡가는 많지만 상대적으로 뮤지컬 작가는 적어 마음에 맞는 파트너 찾기가 힘들다고 했다. 그래서 박 작곡가는 “한 작가는 성격도 잘 맞는 좋은 파트너”라고 치켜세웠다. 현재 두 사람은 개와 고양이의 시선으로 인간을 바라보는 독특한 내용의 2인극을 준비 중이다. 어릴 때부터 작곡에 관심이 있었던 박 작곡가는 국민대 작곡과 재학 중 “힙합·발라드·타령 등 모든 장르를 할 수 있다”는 매력에 빠져 뮤지컬 작곡에 뜻을 품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뮤지컬 작곡을 전문으로 배울 수 없어 뉴욕대 예술대학원 뮤지컬작곡을 전공하고 돌아왔다. 그는 “아직 한국은 뮤지컬 작가나 작곡가를 제대로 키울 수 있는 교육 과정이나 프로그램이 많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처럼 하나의 작품을 오랜 시간 다듬어 완성할 수 있는 제작 환경이 갖춰줘야 좋은 창작뮤지컬이 계속해서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 하반기에는 중국 진출 가능성도 타진할 계획이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창작뮤지컬 해외 진출 플랫폼 사업인 ‘K-뮤지컬 로드쇼 쇼케이스’에 선정됐다. 박 작곡가는 “‘팬레터’가 유행을 타지 않고 오래가는 작품이 됐으면 한다”며 “화려하진 않지만 공감 가는 작품으로 국내외 많은 관객과 계속해서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출처: http://www.edaily.co.kr/news/news_detail.asp?newsId=01249686619272880&mediaCodeNo=257&OutLnkChk=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