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팅의 미래 교육으로 짓는다 / 장중식(공업디자인학과)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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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원하는 문서를 A4용지로 뽑아내듯, 프린터로 원하는 형태를 구현한다. 입체 모형을 자유자재로 만들어낼 수 있어서 이를 '3D 프린팅'이라 부르는데, 자동차 업계를 선두로 비행기와 의료, 심지어는 섬유 분야에서도 이 3D 프린팅 기술이 전 세계의 미래산업을 주도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국특허전략개발원(KISTA)이 국민대학교 장중식 교수의 이종재료 프린팅 기술을 눈여겨보고 제품단위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 지원 사업을 통해 기술이전기업을 찾아 '교육용 3D 프린터'로 구현하게 된 것은 국내 3D 프린팅 산업의 미래를 생각한 결정이었다. "3D 프린팅이 미래유망 산업이라고들 말하지만 실제로 국내 시장은 아직 활성화가 더딘 상태입니다. 3D 프린팅 산업을 키우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고민하고 국민대와 함께 의논하다가 떠오른 것이 교육이었습니다." 국민대학교 KOOKMIN UNIVERSITY 프로젝트의 시작 이번 '교육용 3D 프린터 툴킷' 프로젝트는 기술이전을 위한 마케팅은 물론이고 시제품 제작과 검증까지 모두 지원하는 Type3의 제품단위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 지원 사업에 해당한다. 국민대에서 시제품을 만들고 검증을 받는 부분까지 모두 지원해 특허의 가치를 높이도록 했다. 그런 결과로 기업은 기업대로 줄어든 리스크에 안도하고 기술이전을 결정할 수 있었다. "큰 비용을 들여 기술이전을 받았지만 결국 재현이 안 돼 곤란을 겪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아무리 좋은 특허기술이라도 그것이 상용화에 성공하리라는 보장이 없기에 꽤 큰 리스크를 떠안아야 하지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사업은 시제품 제작과 검증까지 지원해 연구기관과 기업 모두의 만족도를 높이고, 국내 3D 프린팅 산업의 기초를 탄탄히 다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_KISTA 윤성호 전문위원 한편 발명자인 국민대학교 공업디자인학과 장중식 교수(3D프린팅디자인혁신센터 소장)가 3D 프린팅 기술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미국으로부터 들여온 3D 프린터의 소재 값이 너무 비싸서였다. 일반 프린터가 토너나 잉크를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하듯이 3D 프린터도 소재를 계속 구매해서 공급해야 하는데, 학생들의 사용빈도가 높은 대학에서 그 비용에 대한 부담이 만만치 않았다. '해결할 방법이 없을까' 장 교수의 고민은 '이종재료 배합'으로 용융액을 토출하는 프린터 헤드의 발명으로 이어졌다. 이는 소재 가격을 절감하는 것은 물론이고 기존 3D 프린터들이 지닌 가장 골치 아픈 문제였던 소재의 노즐 막힘 현상까지 해결하는 획기적인 것이다. 이처럼 3D 프린팅 산업의 미래를 꿈꾸며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내년쯤 '교육용 3D 프린터 툴킷(Tool Kit)'으로 세상에 나올 예정이다. 이미 시제품은 완성됐고, 현재 CK인증을 진행 중인 상태다. 3D 프린터 제작에 도움을 줄만한 숙련된 기술자들이 국내에는 별로 없는 상황이라 장 교수는 직접 생산시설들을 찾아다니고 설계와 조립 공정 등을 일일이 배워가며 시제품을 완성했다. "진정한 R&D(연구개발)란 누군가에 의해 실현되고 실제로 쓰여야 하는 것이라 생각 합니다. 연구만 끝내고 캐비닛에 들어가 나오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지요. 기술이전을 통해 세상에 가치를 전파해야 한다는 점에서 시제품 제작과 검증까지 지원해주는 제품단위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 지원 사업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Inside technology] 국민대 장중식 교수가 발명한 이 기술은 기존 3D 프린터의 헤드와는 달리, 이종재료를 배합해 스크류로 밀어내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 가래떡 안에 또 다른 가래떡이 있는 식인데, 안에 들어가는 재료는 보다 강성 있는 재료를 쓴다. 이 방식은 원재료 공급도 용이할 뿐만 아니라 폐플라스틱도 쓸 수가 있는 등 여러 강점이 있다. 특히 노즐의 막힘 현상을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국민대와 기술이전 협약을 맺고 교육용 3D 프린터를 보급하기로 한 곳은 구미에 있는 전문업체 ㈜인스턴이다. 마이크로 드릴 비트(Micro drill Bit) 재연마 장치를 전문적으로 개발 · 생산해온 인스턴은 2015년 판매업체의 부도 여파로 인해 회사가 부도를 맞는 어려움을 겪었다. 공학박사 출신인 국연호 대표는 38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을 만큼 기술 중심 기업으로 인스턴을 이끌어왔고, 그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교육용 3D 프린터를 시장에 성공적으로 보급해 회사의 발판을 마련해나갈 생각이다. 2018년 제품을 출시해 1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이 1차적인 목표다. "국민대로부터 시제품 도면을 받아 본격적인 상용화 작업을 거쳐 내구성과 안전성, 그리고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제품을 생산할 계획입니다. 초등학생부터 일반인까지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출시하기 위해 외장재 마감이나 안전장치 등을 철저히 고민하고, 대량금형이 아닌 간이금형 형태로 제작해 생산비도 절감할 생각이에요." 위기를 맞은 기업의 회생을 위한 중요한 열쇠이기도 하지만, 평소 국내 3D 프린팅 산업의 발전을 고대하던 국 대표로서는 이번 '교육용 3D 프린터 툴킷'의 성공적인 보급이 마냥 개인적인 바람일 수만은 없다. "2015년인가. 일본을 방문했을 때, 제조업체나 가정에서 3D 프린터를 구입하고 그 영수증을 지자체에 갖다주니 환급을 해주는 모습을 보았어요. 정부 차원에서 그만큼 3D 프린터의 보급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나선 것이었죠. 우리 정부도 국민들의 3D 프린터 운용능력을 키우고 각 가정에 3D 프린터를 보급하기 위해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번에 개발하는 교육용 제품이 그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인스턴 INSTERN "우리 정부도 국민들의 3D 프린터 운용능력을 키우고 각 가정에 3D 프린터를 보급하기 위해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번에 개발하는 교육용 제품이 그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_인스턴 국연호 대표 3D 프린팅의 핵심은 교육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적인 성장 동력인 3D 프린팅은 지금 전 세계 산업현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술이지만, 우리가 쌓아올린 기술 수준은 아직 미미하고, 산업용 3D 프린터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미국의 메이저 업체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일반 프린터 정도 되는 작은 크기에 경쟁력 있는 가격, 게다가 기존 외산 제품들이 보여온 잦은 노즐 막힘 현상을 해결한 탄탄한 3D 프린터가 각 학교는 물론 가정에 보급되어 일상생활과 함께한다면 우리 삶에는 과연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국연호 대표의 말을 빌려보면 이렇다. "원하는 부품을 직접 만들어 생활이 편리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아이들이 저마다 지닌 창의성을 실현해나가는 좋은 도구가 될 것입니다. 그러다보면 자기만의 창의적인 아이템을 가지고 창업에 나서는 일이 많아지고, 국가적으로는 창업을 위한 질 좋은 토양을 만드는 것이 아닐까요?" 국민대 산학협력단(LINC+사업단 기술이전센터)에서 기술이전을 총괄하고 있는 서준경 과장은 이번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앞으로 만들어나갈 가능성이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장 교수님이 발명한 기술이 KISTA의 지원을 통해 세상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협회와 기업의 좋은 의견들이 많이 얹어지기도 했고요. 교육용 3D 프린터를 만들어보자고 한 것은 수입 대체 효과까지 생각한 결정이었습니다. 그동안 외국산 제품을 많이 써본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실정에 맞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만들기 위한 시도였죠. 굉장히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자신합니다."
원문보기 : https://kista.re.kr/webzine/kista12_ebook/xebook.htm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