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자체 유일 CI·BI 개발 지원 '충북도 산업디자인실' / 박영빈(디자인대학원 04 석사) 동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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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간 고심해 나온 작품… 중소기업 매출로 직결땐 뿌듯" 무료로 CI·BI·제품디자인 개발을 지원해주는 '충북도 산업디자인실' (사진 왼쪽부터) 박상혁 주무관, 금중혁 실장, 박영빈 주무관, 이제복 주무관이 자신들이 디자인한 제품을 들고 산업디자인실에서 제작한 제품들 앞에 서서 환하게 웃고 있다. / 김미정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충북도에는 전국 광역지자체 중 유일하게 중소기업의 CI와 BI, 제품디자인과 포장디자인 등을 무료로 개발·지원해주는 '산업디자인실'이 있다. 행정 관련 각종 디자인 업무는 기본이고, 영세한 중소기업의 디자인까지 챙기는 것이 차별화된다. 충북도정을 더 빛나게 하고, 도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하는 충북도 경제통상국 경제기업과 소속 '충북도 산업디자인실'의 업무와 그간의 성과, 앞으로 계획 등을 들어봤다. / 편집자
모든 디자인 개발은 무료로 기업들의 호응이 좋다. 기업의 CI·BI 개발 지원만 한해 100건. 도내에 주소를 둔 중소기업(제조업), 영농조합, 작목반,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1인 창조기업이면 연중 신청할 수 있다. "디자인은 누군가의 생각을 그려주는 일이자 애로사항을 풀어주는 일이죠. 식용곤충건조체를 생산하는 청주의 '대한곤충산업'업체는 회사로고부터 CI, BI, 관련제품 포장디자인 시리즈, 브랜드 네이밍까지 디자인해줬는데 제품이 잘 팔리고 있다니 제 작품이 인기인 것 같은 기분이에요."(박영빈 주무관) "제가 지원해준 기업이 성장하는 것을 볼 때 보람을 느껴요. 작은 건어물업체였는데 2007년 첫 지원해준뒤 제품 수가 늘면서 매년 제품포장디자인을 해주고 있어요."(박상혁 주무관) "제품개발을 하려면 금형작업에 수천·수억원씩 들어가니까 영세업체들에게는 제품디자인 개발 지원이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3D디자인작업을 해서 샘플을 만들어주고 있어요."(금중혁 실장)
"디자인이 하루아침에 뚝딱 나오는 줄 아는데 개발과정은 자식을 출산하는 심정이에요. CI·BI를 개발해줘도 업체에서 상품화하지 않을 때, 사장될 때에는 속상하죠."(박상혁) 시내버스·포스터·책자 등 행정디자인은 기본 행정디자인은 기본이다. 충북도가 주최하는 각종 행사장 디자인부터 관련 포스터, 리플릿, 초대장, 신문광고를 비롯해 충북도가 펴내는 각종 책자, 보고서, 각 사업 PPT발표자료, 보고서, 홍보자료까지 모두 그들의 손을 거쳐갔다. 사인탑, 옥탑광고, 홈페이지 배너, 쇼핑백, 지도 등도 빼놓을 수 없다. 도내 곳곳을 누비는 충북 시내버스 디자인도 99년 개발해 20년째 사용되고 있다. 당시 금중혁 실장, 이제복 주무관이 참여해 충북도의 심볼인 산, 강, 해를 충북도 심볼컬러(빨강·노랑·초록·파랑·회색)를 사용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표현했다. 충북도 산하기관인 '충북연구원' CI 개발도 맡았고, 제천동문시장 로고도 개발해 쇼핑백, 앞치마, 종이컵, 배너광고까지 상품화했다.
"행정디자인은 책 표지 하나에도 취향이 반영돼요. 예전 지사님은 큰 틀만 보고 넘어갔다면 이시종 지사님은 자간, 행간, 글씨체, 가독성까지 꼼꼼하게 보세요."(금중혁) "행정지원에서 애로점은 급하게 일이 떨어질 때가 많아서 야근, 휴일근무가 잦아요."(박상혁) 컬러리스트·건축기사 등 자격증 다수 전문가들 4명으로 구성된 산업디자인실은 관련 자격증 서너개는 기본으로 갖춘 전문가들이다. 미술학박사도 있다. 94년 11월1일자로 산업디자인실에 임용된 금중혁(58) 실장과 이제복 주무관은 25년차 베테랑 디자이너다. 창단멤버 4명 중 둘이 남았다. 청주토박이인 금 실장은 87년부터 8년간 산업통상자원부 소속 정부기관인 '한국디자인진흥원'에서 일하다가 충북도 전문직공무원에 임용됐다. 국내 최대 규모의 '한국디자인전람회'의 추천디자이너로 활동중이고 제품디자인기사 자격증을 갖고 있다. "산업디자인실은 광역지자체 중 충북이 제일 먼저 생겼고, 행정 외에 기업들을 지원해주는 지자체는 충북도뿐이에요."(이제복 주무관)
2006년 12월 합류한 박상혁(47) 주무관은 미술학박사다. 청주대에서 학사·석사를 한뒤 홍익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디자인 전공으로 개인전 5회 경력도 있다. 학계에서는 건양대 디자인학과 겸임교수를 역임했고 디자인학회 논문심사위원으로 활동중이다. 막내 박영빈(39·여) 주무관은 노루페인트 디자인담당 3년, 연구소 3년, 학교 강사 1년 등의 근무경력이 있다. 특히 그녀는 컬러리스트 산업기사 국내 1회 시험때 취득했고 독특하게 건축기사를 갖고 있다. 박 주무관은 한양대 졸업후 국민대에서 산업디자인 전공으로 석사를 했다. "건축기사 자격증이 있어서 청주읍성 상징물에 대해 공공디자인 자문을 받았을 때 시공방법 등을 조언해준 적이 있어요. 건축기사는 4~5년 전공자도 어렵다는 자격증인데 저는 3개월만에 땄어요."(박영빈) 창단멤버인 이제복(52) 주무관은 BYC, 쌍용제지 등 대기업 본사 디자이너경력을 발판으로 임용됐고, 컬러리스트, 시각디자인 산업기사, 컴퓨터그래픽 운용기능사 등의 자격증을 갖고 있다.
충북도 산업디자인실은 지난 25년간 충북의 디자인뱅크로서 도내 중소기업과 행정, 도민에 든든한 파트너가 돼왔다.. "은행에서 예금도 하고 대출도 해주는 것처럼, 충북도 산업디자인실은 '충북디자인뱅크'라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쌓아온 디자인데이터베이스를 누구나 빌려가고 또 나눌 수 있거든요. 앞으로는 도내 거리표지판과 설치물 공공디자인, 시·군 농산물 공동브랜드개발 등 공공디자인까지 손을 뻗히고 싶어요."(이제복) "'식구' 같아요. 한솥밥을 먹는 사람들을 '식구' 라고 하잖아요. 디자인을 의뢰하는 기업이든, (도청)직원이든 다 한 식구 같고 디자인이 제 밥 같아요. 디자인업체에서 일했을 때에는 '남의 일'을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무상으로 내 노고를 드리는 거니까 다 '제 일' 같아요."(박영빈) "'시각적 소통창구'다. 업체가 원하는대로 디자인해 소통의 결과로 결과물이 나오니까요."(박상혁) "이윤을 추구하는 일이 아니니까 '도우미'라고 생각해요. 기부를 하는 사람은 기부하는 순간에 희열을 느끼듯이 저희도 도움을 드리면서 기쁨과 보람을 느낍니다."(금중혁) 충북도 산업디자인실 4인방은 오늘도 충북을 위한, 충북에 의한, 충북의 디자인을 내놓기 위해 '즐거운 상상'에 빠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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