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 음료수, 각종 식품, 화장품 등 생활 속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접하는 제품들의 용기는 누가 디자인할까. 우리의 일상 속 대부분의 용기를 디자인하는 회사가 있다. 용기 디자인 전문기업 디오리진이다.
디오리진은 국내 유일, 세계 유일 용기 디자인 전문회사다. 디오리진 정수 대표는 여러가지 디자인 경험을 했다. 대우자동차에서 자동차 디자인을 하다 디자인 전문회사 코다스디자인에서 제품 디자인을 접했고, 거기서 용기 디자인을 선택했다.
코다스디자인에서 용기 디자인팀을 분사해 디오리진을 세운 그는 “용기가 하나의 브랜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눈을 떴다”고 말한다. 현재 디오리진은 국내에서 생산되는 대부분의 용기를 디자인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디자인 결과물의 양도 엄청나다.
독일 2019 iF AWARDS GOLD 수상_ 알파프로젝트(한국인삼공사)
독일2019 iF AWARD GOLD 수상_ 한국인삼공사 알파프로젝트
디오리진이 디자인하는 용기 디자인엔 사용성은 물론 다양한 이야기도 들어있다. 단순히 보기에 좋은, 사용하기에 좋은 용기를 디자인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스토리와 철학, 특징들을 용기에 담는다. 디오리진이 손을 댄 용기 디자인이 제품의 매출을 바꾸는 이유다.
특히 ‘환경’은 그가 용기 디자인을 할 때 무척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 중 하나다. 소재나 크기 등을 통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다.
디오리진의 정수 대표는 이러한 공을 인정받아 ‘2022 대한민국 디자인 대상’에서 산업포장을 수상했다.
디오리진 정수 대표로부터 디오리진의 디자인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디오리진 정수 대표
처음엔 자동차 디자인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용기 디자인 회사를 설립하게 되셨나요?
국민대 조형대학 공업디자인과 졸업 후 대우자동차 디자인실을 거쳐 대우그룹 기획조정실 TF 팀에서 디자인팀장을 했습니다. 승용차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익스테리어 디자인, CMF, 상용차 디자인 영역까지 많은 경험을 했어요. 특히, 상용차 근무 시 기술연구소 설계 팀장(차체, 의장, 전장, 특장, 디자인, 구성인원 50명)으로 일했던 것이 너무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2001년부터 코다스디자인에 합류해 공동대표이사를 했어요. 코다스디자인은 자동차, 산업장비, 생활가전, 용기디자인을 하는 제품디자인 전문회사로, 1994년에 설립된 회사입니다.
용기 디자인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자 용기 디자인 사업부를 분사해 2011년 5월 9일 디오리진을 설립했습니다.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죠.
국내 최초 용기 디자인 전문회사로 자리잡으셨습니다. 처음 어떻게 용기 디자인을 선보이게 되셨나요?
2011년에 용기 디자인만을 하는 디오리진으로 분사하면서 샘표식품, 풀무원식품, 롯데칠성에서 나오는 모든 제품의 용기 디자인을 시작으로 2022년 현재까지도 디자인 작업을 계속하고 있어요. 다른 회사와는 다르게 창업이 아닌, 코다스디자인 때부터 용기 디자인을 시작한 것으로 따져보면 어느덧 22년년이 됐네요.
‘디오리진’이라는 이름엔 어떠한 뜻이 담겨있나요?
불어 ‘de’ 접두어에 ‘origin’을 강조해 디자인의 ‘정수’를 보여 주고자 했습니다. 제 이름이 또 ‘정수’가 아닙니까?(웃음)
친환경 소재 용기 디자인 개발 등을 선보이셨습니다. 어떻게 친환경 이슈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2013년경 풀무원샘물이 네슬레와 합작으로 저희가 디자인한 생수용기디자인에 처음으로 숏캡을 적용하고 용기 구조를 디자인함으로써 경량화된 생수를 출시한 것이 국내 첫 사례였습니다. 이때부터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시작됐죠.
지보틀(G-BOTTLE)
그동안 수많은 프로젝트를 해오셨겠지만, 인상에 남고 특별히 애정이 가는 프로젝트가 있을 겁니다.
광주디자인 비엔날레에 출품했던 지-보틀(G-BOTTLE)을 들 수 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활동량이 적은 현대인들을 위한 기능성 휴대용 물병디자인은 두개의 기능이 담긴 용기의 결합으로 재미와 운동 효과를 이룰 수가 있어요. 두 개의 보틀은 커브형태로 결합 후 하나의 완전한 형태가 되고, 휴대, 보관 등 새로운 방식을 구현할 수 있으며, 분리해 두 가지 기능을 만족하는 보틀로 사용됩니다. 간편하게 휴대하고 다양한 형태로 변형이 가능하도록 디자인돼 있어 기본 보틀과는 차별화를 이루었고, 광주브랜드 이미지를 부각할 수 있도록 G-Bottle로 네이밍화 상품화했어요.
산수음료 I’m eco
두 번째로는 2022년 산수음료 I’m eco 생수 용기를 들 수 있겠는데요, 디자인을 하면서 저탄소 인증 조건에 맞는 경량화, 용기 디자인 형태, 패턴, 구조, 생산적합성, 설비적합성까지 용기 디자이너가 고민하고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 많아졌지만 이 모든 문제들을 극복하고 제품이 출시됐습니다.
친환경 소재로 제작된 제주 삼다수 無색병 無색캡 無라벨 이미지
세 번째로는 삼다수 무라벨 신규 용기 디자인도 작업해 출시될 예정이고, 마지막으로 GS칼텍스 윤활유 용기도 ESG 신용기 디자인으로 완료해 2023년 상반기에 출시 예정입니다.
최근 환경적인 이슈로 디자이너의 역할도 달라졌습니다. 디자이너가 갖추어야 할 덕목은 무엇일까요?
저는 이를 3C로 요약해 말씀드릴 수가 있습니다. 용기(Courage)와 크리에이티브(Creative), 그리고 인성(Character)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간 이루어 오신 업적으로 대한민국 디자인 대상 산업포장을 수상하셨습니다. 소감 부탁드립니다.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책임 강화를 위해 친환경 소재 용기디자인 개발 등으로 우리 디자인의 우수성을 전세계에 알린 국내 최초 용기디자인 회사로 인정받았다고 생각합니다.
디오리진의 디자인 철학이 궁금합니다.
우리회사의 디자인 철학은 ‘Difference is our business‘입니다. 우리가 더 좋은 물건을 만드는 일을 하는 것은 더 좋은 세상을 만들려고 하는 것입니다. 아름다운 삶을 위해 꼭 필요한 최적의 물건을 만들려면, 정말 다른 생각의 기초위에 새로운 개념들이 세워져야 합니다. 이러한 좋은 마음이 좋은 디자인을 만드는 것입니다. 차이가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지요. 이것이 우리가 원하는 ‘차이’입니다.
디오리진의 비전은 무엇인가요?
우리회사의 비전이 무엇일까 수없이 생각해 왔습니다. 우리는 최고의 평판과 대우를 받는 디자이너로써 디자인과 디자인 산업을 꽃피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디자인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든다면 더 없는 기쁨일 것입니다. ’디자인의 대표 아이콘‘이 되는 게 우리회사가 설정한 비전입니다.
이제 용기 디자인 영역에서 최고의 위치에 이르셨습니다. 앞으로 우리나라 디자인계의 리더로서 그 역할이 크게 기대됩니다. 디오리진의 미래 목표는 무엇인가요?
용기 디자인 회사로서 해외시장에서도 인정받으면서 국내 최고를 넘어 세계 용기 디자인의 트렌드를 리드하는 글로벌 기업이 되는 것, 디오리진만의 특화된 디자인 제품을 자체 개발하여 용역 위주의 디자인 전문회사 형태를 탈피하는 것입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마지막으로 짧게 말씀해 주신다면.
용기 디자인 영역에서 친환경을 고려한 리빙, 생활가전 제품 디자인 영역으로 확대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