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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병기 동경하던 소녀…국악 세계화 전도사로 / 김희선(교양대학) 교수

김희선 국민대 교수
가야금 전공하다 미국 유학
유네스코 동아시아음악硏회장
"국악과 세계, 국악과 대중
가교 역할하는 게 꿈"
전주세계소리축제 성공 전념

 

 

 


황병기 명인이 세계 무대에서 가야금을 연주하는 모습을 동경하던 소녀는 가야금 전공으로 음악대학에 입학한 뒤 국악의 무대가 국내에 한정돼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서울대 음대에서 학·석사 과정을 마친 그는 미국 피츠버그대로 가 음악인류학 박사 학위를 받고 국악과 세계, 국악과 대중을 매개하는 '월드뮤직(세계음악)' 전문가가 된다. 한국인 최초로 유네스코 국제전통음악학회(ICTM) 동아시아음악연구회(MEA) 회장을 지낸 김희선 국민대 교수(54·사진) 이야기다.


ICTM은 전 세계 전통음악의 보존, 확산을 지원하는 학술기관이다. ICTM 산하 MEA에서는 서양음악에 밀려 주변화된 동아시아 전통음악들을 각국의 음악인들이 주체가 돼 연구한다. 서구의 시각과 방법론에서 벗어나 각국의 학문적 전통을 계승한 연구를 하는 것이다. ICTM MEA에서 이사회 멤버, 부회장 등으로 일하며 국제학술대회를 한국에서 개최하기도 한 김 교수는 2018년 회장으로 선출돼 4년간 업무를 수행했다. 김 교수는 이같이 한국 전통음악의 국제적 위상을 높인 공로로 2021년 말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가야금 연주자였던 김 교수가 음악인류학으로 전공을 바꿔 미국 유학을 떠난 것은 모험에 가까웠다. 음악인류학은 당시 국내에서 생소한 분야였고 국악인들이 유학을 가는 것도 드물었기 때문이다. 김 교수가 유학을 결단한 것은 국악의 저변을 세계 무대로 확장하고 싶어서였다. 김 교수는 "황병기 선생님처럼 세계 무대에서 활약할 것을 꿈꾸고 국악과에 들어왔지만 국악의 무대는 국내에 한정된 것이 현실이었다"며 "국악을 세계와 잇는 매개자 역할을 하고 싶어 한만영 서울대 교수, 이병원 하와이대 교수 등의 조언을 따라 음악인류학 유학을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2016~2020년 국립국악원 국악연구실장으로 일하며 국악과 국민의 거리를 좁히는 사업들을 진행하기도 했다. 국악박물관을 일반 대중이 자주 찾고 전시를 즐길 수 있게 라키비움(Larchiveum, 도서관·기록관·박물관의 합성어)으로 전환했고, 북한 음악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북한음악자료실을 개실했다.


김 교수는 "국악이 국악인들뿐 아니라 일반 국민의 일상에 친숙하게 자리 잡게 하는 역할을 국악박물관이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한반도 음악의 반쪽인 북한 음악에도 국민의 접근성을 높이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국악과 세계, 국악과 대중을 잇기 위해 김 교수는 오는 9월에 개최되는 전주세계소리축제 준비에 힘쓰고 있다.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올해 23번째를 맞는 국내 최대 전통음악·월드뮤직 축제다.


지난 3월 집행위원장으로 위촉된 김 교수는 "지금은 과거와 달리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자부심이 높아지고 있는 시대"라며 "무형문화재를 가장 많이 보유한 전라북도의 전주세계소리축제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축제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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