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성공열쇠는 '아버지'가 쥐고 있다 / 김세준(교양대학) 겸임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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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상반기 취업 시장도 여느 때처럼 뜨거웠다. 이제 하반기를 새롭게 준비해야 할 때다. 도대체 뭘 준비해야 할까? 특히 여름방학이라는 2개월의 시간이 생긴 지금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취업 준비생들 대부분은 취업 성공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스펙’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이들은 조금이라도 더 높은 스펙을 쌓기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다. 취준생 입장에서는 당연한 일일 것이다. 스펙을 쌓을 때만큼은 마음이 편할 것이고, 그렇다고 해서 특별히 다른 것을 할 것도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취업의 문을 여는 열쇠는 스펙이 아니라 의외의 사람이 쥐고 있다는 사실을 대부분의 취준생들이 모르는 듯하다. 2012년 11월의 일이다. 필자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대기업 입사의 마지막 관문인 면접을 준비하는 학생들과 씨름을 벌이고 있었다. 이공계를 전공한 한 남학생으로부터 메일을 받았다. 이 학생은 다른 취준생들과 마찬가지로 수십 군데에 지원을 하였고, 그 중 중견기업과 대기업 두 군데의 최종 면접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나는 이 학생을 만나 모의 면접 코칭을 해주기로 하였다. 그 날 저녁, 학생을 만난 필자의 첫 번째 질문은 ‘아버지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였다. 이 학생은 미리 준비해온 듯 막힘 없이 대답을 했다. 바로 다음과 같이. “네. 저의 아버지께서는 지난 20년간 공직 생활을 통해 단 한 번도 쉬지 않으시고, 성실하고 근면하게 직장생활을 해오신 분이십니다.” 필자는 학생에게 ‘평상시에 아버지와 많은 대화를 나누는지’ 물어보았다. 학생의 대답은 ‘No!’였다. 고등학교 때부터 아버지를 대면할 기회가 점점 줄어들었고, 군대에서 제대하고 복학한 뒤에는 더 데면데면해졌다는 것이다. 충분히 이해할만한 상황이었다. 아들이 아침에 일어났을 때 아버지는 이미 직장에 출근하셨을 것이고, 아들이 잠든 후에야 아버지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퇴근을 하셨을 것이다. 혹은 아들이 술을 마시고 새벽에 들어왔을 때, 아버지는 다음 날 출근을 위해 일찍 잠에 드셨을 것이다. 필자는 모의 면접을 바로 멈추고, 저녁에 집에 들어갈 때 ‘치맥’을 사가지고 가서 아버지와 대화를 나눌 것을 권했다. 물론 이 학생은 주저했다. 불편하고 어색할 것이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아버지 또한 무뚝뚝하셔서 대화하는 것을 싫어하실 것이라는 핑계도 댔다. 필자는 학생의 이런 런 핑계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 번 힘주어 말했다. ‘아버지와 치맥을 마셔야 합격을 한다고’ 말이다. 학생은 도대체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으로 돌아갔다. 다음 날, 다시 모의 면접이 시작되었다. 질문은 물론, ‘아버지’였다. 그런데 전날과는 전혀 다른 대답이 나왔다. 그 대답은 다음과 같았다. “지난 20년간 공직 생활에 몸담아 오신 저의 아버지는 항상 강한 분인 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드라마를 보시면서 눈물을 흘리신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어제 아버지와 치맥을 먹으면서 알게 된 사실입니다. 아들로서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순간 어서 빨리 취업을 해서 아버지 어깨에 올려진 짐을 내려드려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번에 꼭 합격을 해서 효도를 하고 싶습니다.” 당신이 면접관이라면 어떤 답변에 더 높은 점수를 주겠는가? 이 학생은 두 곳 모두 합격했다. 입사과정은 기업의 최종 면접을 통과해야 진짜 합격하는 것이다. 아무리 높은 스펙을 가졌더라도 최종 면접에서 탈락하면 그 좋은 스펙은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된다. 최종 면접은 주로 임원들이 본다. CEO나 기업 오너가 직접 들어오는 경우도 많다. 총수이신 회장님이 1:1로 면접을 보는 곳도 상당수 된다. 이들은 대부분 ‘아버지’에 대해 묻는다. (아버지가 안 계시다면 가장으로서의 어머니에 대해 답변을 하면 된다.) 최종 면접의 단골 질문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만일 당신이 ‘베이비시터’라는 직업을 갖고자 한다면 분명히 아버지의 영향보다는 어머니의 영향이 중요할 것이다. 그러나 기업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현장은 총성 없는 전쟁이 매일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곳이다. 이런 환경에서 살아남으려면 ‘아버지’의 영향이 절대적이다. 아버지들은 처자식을 먹여 살리기 위해 수십 년 동안 전쟁터에 나가 싸우고 있는 베테랑들이기 때문이다. 이제 당신은 이러한 아버지의 인생을 살아야 한다. 그러니 어찌 책 속에서만 취업의 비결을 찾는단 말인가? 지금 당장이라도 아버지를 찾아가서 존경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해드리고, 전쟁터에서 살아온 아버지의 인생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작년 하반기 한 대기업의 면접관이 이런 질문을 던졌다. '올해 아버지 생신 때 어떻게 해드렸느냐고.' 스펙이 아주 높았던 지원자는 "취업 준비하느라 문자 한 통 보내드렸다"는 답변을 했다. 지방대 출신의 지원자는 "고등학교 들어와서부터 부모님 생신상을 직접 차려드린다. 용돈을 아껴서 장을 직접 보고 정성스럽게 차려드린 생신상을 부모님께서 기쁘게 받으시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고 행복하다"고 답했다. 두 사람 중의 한 사람은 탈락했다. 과연 누가? 정답을 모른다면 당신은 인성이 부족하여 그 어떤 기업에서도 환영하지 않을 것이다. 필자는 싸이가 처음 ‘나 완전히 새됐어’라는 노래를 들고 나왔을 때 채널을 바꿔틀었을 정도로 비호감이었다. 이런 비호감은 어느 날 갑자기 완전 호감으로 바뀌고 말았다. 그건 ‘아버지’라는 뮤직 비디오를 봤을 때였다. 뮤직 비디오 말미에 한 아버지가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집을 끌고 가는 모습과 돈들이 아버지의 얼굴을 할퀴고 가는 장면을 보면서 눈물이 주룩주룩 흘러내렸다. 어쩜 저리도 우리 아버지들의 현실을 잘 표현할 수 있었을까? ‘아버지의 손을 잡고 싶습니다. 초등학교 때 이후 아버지의 손을 잡아본 기억이 없습니다. 사춘기 때 반항하느라, 고등학교 때는 공부해서 바쁘다는 핑계로, 대학교 때는 미팅하느라 정신이 팔려 아버지의 손을 잡아보는 것은 고사하고, 아버지와 제대로 대화를 나눠본 적도 없었습니다. 제가 대학교 3학년 때 아버지께서 병원에 입원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잠이 드신 사이 무심코 잡아본 아버지의 손등은 부르터 갈라지고 손바닥은 딱딱하게 굳어 있었습니다. 얼마나 열심히 살아오셨는지, 얼마나 최선을 다해서 일해오셨는지 가슴 절절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먼 훗날 제 손도 아버지의 손처럼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귀사에서라면 진정한 ‘토목장이’가 되어 거친 손을 자랑스럽게 자손에게 물려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듭니다.’ 명심하라. 당신의 지원서와 자기소개서, 그리고 면접 답변을 평가하는 분들은 모두 힘겹게 살아가시는 아버지들이라는 것을…. ◇김세준 국민대학교 경력개발센터 겸임교수는… 아시아나항공 인사팀 근무, YBM 컨설턴트로 활동중이며 저서로는 ‘뽑고 싶어 안달나게 하는 자기소개서’, ‘뽑고 싶어 안달나게 하는 면접 답변법’, ‘자기소개서 비법 노트’, ‘대기업 합격 자기소개서 사례 및 해설집’, ‘당신이 취업에 실패한 33가지 이유’, ‘고졸 취업’, ‘로스쿨 자기소개서와 면접’, ‘내 이름이 뭐예요?’, ‘신입사원 3개월 핵심인력 30년을 좌우한다’, ‘슈퍼 신입사원’, ‘매직잡 - 한미FTA 이후 유망 직업 100선’ 등 총 20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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