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실패 후유증 덜어 줘야 대학생과 청년이 기꺼이 창업한다 / 황보윤(글로벌창업벤처대학원) 주임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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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금융 시장은 지금 영국 브렉시트 결정으로 심하게 출렁이고 있다. 국내 금융 시장은 그 여파로 향후 경제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 한국 경제가 헤쳐 나갈 수출, 경제 환경은 점점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가 살아갈 길은 종전의 빠른 추종자 전략이 아닌 세계 1위 제품을 창의적으로 더 많이 만들어 가는 토양을 탄탄하게 다지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새로운 기업 탄생을 활성화하기 위해 대학 창업 진흥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또 대학 창업교육 지원 정책 등 다양한 창업확산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학부모 입장에서 대학생 자녀에게 선뜻 졸업 후 창업을 권하지 못한다. 창업 실패 시 예상되는 어려움 때문이다. 창업 시 회복할 수 없는 신용 문제나 최소한 생계도 보장 받을 수 없는 파산 상태, 즉 `패가망신`에 이르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에는 바로 사업 시 짊어지는 금융기관으로부터의 대출 또는 이와 연관된 대표자 보증에 있다. 창업자 보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대책을 다각도로 내놓았지만 금융기관 대출에 따른 책임은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 벤처기업 인증 관행은 창업자에게 쉬운 대출을 가능하게 하지만 그 책임 부담은 고스란히 창업자에게 떠안게 한다. 2016년 5월 말 기준으로 벤처기업 인증 기업은 3만1472개다. 그 가운데 보증기관으로부터 보증이나 대출을 받아서 벤처기업 인증을 득한 업체가 전체 90.8%를 차지한다. 벤처기업 인증을 받은 업체 대부분이 대출이라는 부담을 안고 있다. 창업자에게 벤처기업 인증은 정부 지원 사업 신청에서 가점을 받기 때문에 최소 필요 요건이다. 벤처기업 인증을 받기 위해 보증기관 대출이나 보증제도를 이용하면 어렵지 않게 금융기관의 대출 자금을 받을 수 있다. 게다가 벤처 인증까지 받게 되니 벤처기업 인증은 창업자에게 유혹 아닌 유혹이다. 창업자에게 대출금 5000만원이나 1억원은 큰돈 같지만 그리 큰돈이 아니라는 것을 곧 깨닫는다. 대출금은 사업으로 벌어서 상환하기 때문에 감당하기 어려운 짐이다. 제품 또는 서비스 상용화가 늦어지면 창업자는 대출금을 상환하기 위해 부업을 하면서 창업 기업을 유지해야 한다. 일부 창업자는 분식회계 유혹에 빠지기도 한다. 벤처기업 인증제도는 우리나라의 독특한 제도다. 1998년부터 국제통화기금(IMF) 지원 체제에서 벗어나기 위한 경제 활성화의 일환으로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기반을 두고 정부가 벤처기업을 확인했다. 2006년 6월부터 시장 친화성을 명분으로 기술보증기금 등에 벤처기업 확인을 이양했다. 미국 등에서 벤처기업은 벤처캐피털 등 모험자본으로부터 투자받은 기업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이른 시간 내에 벤처기업을 육성하고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서 벤처기업을 인증하고 각종 혜택을 제공했다. 1998년 코스닥 등록 시장 활성화와 함께 소기 목적을 달성하게 됐다. 하지만 인증 업무가 보증 기관으로 이관된 이후 벤처기업 인증은 창업기업에 창업 실패로 인해 발생하는 물적·심리적 부담감을 촉발시키는 뇌관으로 작용했다. 1996년 오슬로 매뉴얼이나 필자의 창업 경험을 비춰 볼 때 창업기업은 적어도 창업 후 3년까지는 시장에 안착했다고 볼 수 없다. 창업기업 지원 수단은 대출이 아닌 갚아도 되지 않는 지원금으로 대체돼야 한다. 최근 중소기업청은 아이템 사업화 지원 기업 대상을 창업 후 3년 이내 기업으로 두고 있어 대출이 아닌 지원금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됐다. 벤처기업 인증제도로 대출금은 무리하게 받지 않아도 된다. 기술보증기금 보증대출 제도는 창업 후 3년 이상 기업에만 적용하는 것이 창업기업의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 그러면 대학(원)생 창업을 기대하는 정부의 창업 지원정책도 학부모로부터 차츰차츰 동의를 받을 수 있다. 황보윤 국민대 글로벌창업벤처대학원 주임교수 yun88@kookmin.ac.kr
원문보기 : http://www.etnews.com/201607070003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