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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인생설계까지 고려한 창업교육을 / 이동희(경영학부) 교수

지난 6월 대학창업교육협의회 주관으로 여러 대학의 창업·기업가정신 전공 교수, 전문가들과 중국 베이징의 중관춘 창업거리(Inno-way), 칭화대, 베이징대 등에 창업 탐방을 다녀왔다. 10년 전 방문했을 때에 비해 지금의 중국 창업·스타트업 기업의 열기는 `상전벽해`였다. 300여 m의 중관춘 창업 거리에는 4000여 개 스타트업이 창업 카페 형태로 운집해 있고 샤오미, 바이두, 레노버 등을 배출한 유명세를 타고 외부에서 방문이 끊이지 않는다. 

중국 창업 지원의 특징은 지나치게 관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흔히 중국에선 창신, 창업이라고 얘기한다. 혁신과 창업이 학생 양성하는 교육 과정이며, 단순한 창업 교육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중국 교수와 관료들은 주장한다. 최근엔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융합과 함께 창업 마인드와 정신, 의욕 고취 등에 창업 교육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베이징대 창업멘토인 에단 쉬 교수는 "인생 자체가 창업"이라고 한다. 적극적이고 창조적인 삶을 살아야 하는 자세나 태도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는 창업 교육을 직업의 생애주기와 결부할 것을 주장한다.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나 중국의 성공한 사업가들처럼 본인의 주관을 가지고 어떠한 시행착오도 버텨내는 심리적 소양을 갖추고, 외부 환경에 휘둘리지 않는 자신감으로 인생을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우리는 초·중·고 소프트 교육을 의무화함으로써 그동안의 주입식 교육과 암기식 사고에서 탈피해 창의적인 사고를 배양하기 위한 분위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 대학도 지난해부터 소프트웨어 중심 대학을 선정하는 등 소프트웨어적인 소양과 프로그래밍 역량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미래 창업가를 양성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중국은 리커창 총리가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창업 교육을 하도록 2014년 9월에 정책화했고, 취업과 창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필자는 중국의 창업현장을 경험하고 다음과 같이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우리 대학도 교육부 산학협력 선도대학 육성(LINC)사업의 창업 교육을 체계화하고 확대해야 한다. 국가 문화에 맞는 태도와 자세를 갖추는 인성 플랫폼을 구축하고, 창업에 필요한 스킬세트를 구분해 정리하며, 리더십을 포함한 전인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둘째, 창업 교육 성과 지표를 다양화해 창업 교육, 동아리, 경진대회 등 양적평가 이외에 창업 마인드 제고 교육, 인성 등의 소양 교육을 연구하는 체계화된 교육 프로그램이 시급하다. 

셋째, 문화 이해가 많은 국가 간 활발한 창업 교류가 필요하다. 

현재 중국의 한국인 유학생이 6만명, 한국의 중국인 유학생은 2만명가량 된다. 이들 중 다수는 졸업 후 귀국해 취업하거나 창업하기를 원하는데, 한국과 중국 유학생들 간 협력을 통해 창업 분위기를 만들고 지원제도를 통해 한·중 간 창업 확산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또한 정기적인 한·중 창업포럼 등 프로그램을 통해 양국 간 긴밀한 교류가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 

성공률이 낮은 창업을 취업 대안으로 권유하기보다는 창업 문화를 조성하는 체계화된 교육부터 꾸준히 이뤄져야 우수한 역량을 가진 학생들이 취업에만 몰리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구글이 2012년 이후 전 세계 6곳에 만든 구글캠퍼스 중 하나가 서울이라는 것은 그만큼 우리 젊은이들에게 우수한 역량을 기대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닌가. 혁신과 창업은 시대의 흐름이니 우리 젊은이들이 꿈을 한껏 펼칠 수 있도록 창업 교육을 제도와 문화로 정착시켜 나가야 할 때다. 

[이동희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창업교육센터장]

 

원문보기 : http://news.mk.co.kr/column/view.php?year=2016&no=567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