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디자이너 지망생들이 본 아반떼의 디자인은? /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학생들 | |||
---|---|---|---|
지난 3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최초로 공개된 신형 아반떼는 파격적인 디자인 변신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특히 스포티한 디자인에 걸맞은 낮아진 전고, 원석에서 볼 수 있는 기하학적 형상의 그릴, 측면부를 관통하는 강렬한 캐릭터 라인에 대한 소비자의 긍정적인 반응이 상당했다. 그렇다면 자동차 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의 눈에는 신형 아반떼의 디자인이 어떻게 보였을까? 또, 전통적인 드로잉이나 스케치 방식보다는 디지털 데이터를 통해 생성되는 선과 면, 각과 도형들을 활용해 자동차의 조형미를 살렸다고 알려진 아반떼의 디자인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이번 인터뷰는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학생들이 질문하고, 아반떼의 디자인을 담당한 디자이너들이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학부생이 바라본 아반떼 디자인은 어떤 모습일지, 그리고 오랜 시간 실무를 경험한 디자이너는 차량에 어떤 의도를 담았는지 소개한다. 올 뉴 아반떼 디자인 테마 Q. 올 뉴 아반떼의 디자인 테마가 ‘파라메트릭 다이나믹스(Parametric Dynamics)’라고 들었습니다. 기존 현대자동차 디자인과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본래 파라메트릭은 여러 개의 컴퓨터 수식을 적용해 직선 또는 표면 등의 그래픽 데이터를 처리하는 캐드(CAD) 시스템의 기법 중 하나입니다. 전통적인 방식의 자동차 디자인은 스케치를 클레이 모델링으로 작업한 뒤 디지털화 과정을 거치는데, 올 뉴 아반떼는 순수하게 디지털 이미지를 구현하기 위해 수많은 시뮬레이션 과정 끝에 완성했어요. 디지털 작업을 거쳐 작업한 덕분에 차량 고유의 젊고 역동적인 감성을 극대화할 수 있었죠. 차체 곳곳을 살펴보면 기하학적인 파라메트릭 쥬얼 패턴과 조형에서 미래지향적인 이미지와 스포티한 스타일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Q. 낮은 그릴에서부터 연결된 헤드램프가 인상적입니다. 전면부에 과감한 디자인 요소를 적용한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전면부에 파격적인 디자인을 적용한 이유는 도로 위 다른 차들과 달라 보이기 위해서예요. 최근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시장에서 차고가 높은 SUV가 즐비한데, 세단 만의 낮고 날렵한 이미지가 상대적으로 눈에 잘 띄기 마련입니다. 물론 이를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있었어요. 예를 들면, 라디에이터 그릴이나 헤드램프와 같은 커다란 그래픽의 위치를 완전히 낮추는 것이죠. 마침 올 뉴 아반떼는 저상화 설계가 특징인 3세대 플랫폼을 적용해 착좌 위치, 후드의 높이, 전고 등이 모두 낮아졌어요. 올 뉴 아반떼가 스포츠카처럼 낮고 날렵한 비율을 구현할 수 있었던 비결이죠. 덕분에 프런트 엠블럼을 키우고 후드 위로 올려 현대차의 자신감도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Q. 이전 아반떼는 혁신적인 디자인이라는 평가도 있었던 반면 ‘삼각떼’라는 별명도 있었습니다. 이번 모델에서도 측면부를 관통하는 세 개의 면, 헤드램프의 모양 등 여러 곳에서 삼각형을 찾아볼 수 있는데, 삼각형의 테마를 이어간 이유는 무엇인가요? 페이스리프트와 풀체인지 모델은 개발 기간에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풀체인지 모델을 훨씬 오랜 기간에 걸쳐 디자인하고,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경우 앞으로 나올 신차의 요소가 자연스럽게 적용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따라서 올 뉴 아반떼의 디자인은 이전 아반떼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출시하기 전부터 구체화된 상태였어요. 이전의 아반떼는 현대차가 추구하는 이미지를 미리 선보이기 위해 전략적인 페이스리프트 과정을 거쳤습니다. 올 뉴 아반떼의 디자인 철학이 미리 녹아 들면서 다소 파격적이지만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제시한 거예요. 보다시피 올 뉴 아반떼는 '파라메트릭 다이나믹스'라는 테마 안에서 적극적으로 삼각형을 사용했습니다. 삼각형의 면은 그 자체로 빛이 반사되는 느낌을 주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좋은 비율과 섬세한 디테일 요소를 곳곳에 추가해 정밀히 세공한 보석의 느낌을 높였어요. 따라서 삼각형의 테마를 이어갔음에도 불구하고 디자인에 대한 반응이 긍정적일 것이라는 자신이 있었죠. 삼각떼라는 별명은 오히려 이번 모델에 더욱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후면부가 마치 쿠페처럼 날카롭고 스포티합니다. 후면부 디자인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인가요? 차체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된 3박스 세단의 경우는 C필러 라인이 트렁크 중간쯤에 도달하기 마련인데, 아반떼는 날렵하고 강렬한 이미지를 구현하기 위해 C필러에서 트렁크 리드까지 하나의 라인으로 연결했어요. 또한 트렁크 상단은 안쪽으로 예리하게 꺾여 있고, 섬세한 파라메트릭 조형으로 가득합니다. 문제는 이처럼 날카로운 선과 다양한 면들은 기존의 철판으로 완벽하게 구현할 수 없다는 점이에요. 따라서 아반떼는 트렁크 외판을 성형이 자유로운 플라스틱으로 제작하고 내부에는 스틸 구조물로 강성을 확보했어요. 디자인과 안전성을 모두 확보하기 위한 선택이었다고도 할 수 있죠. 좌우로 연결된 테일램프 또한 신형 아반떼에서 찾아볼 수 있는 독특한 디자인 요소에요. 현대차 디자인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하고자 ‘H’ 형상의 테일램프를 적용하고, 야간에 테일램프가 점등되면, 후면부를 메우는 강렬한 캐릭터 라인 속에서 H 형상의 라이팅이 현대차의 뚜렷한 존재감을 전달하죠. Q. 혹시 우리가 발견하지 못한 독특한 디자인 요소도 있나요? 트렁크 중앙에 위치한 아반떼(AVANTE) 레터링도 삼각형을 테마로 새롭게 디자인했어요. 디자인 완성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디테일에도 신경을 쓴 것이죠. 차량을 꼼꼼히 살펴보면서 삼각형이 몇 개 있을까 세어보는 것도 아반떼 디자인을 즐기는 유쾌한 방법이 될 거예요(웃음). 섬세한 부분까지 디자인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아반떼(AVANTE) 레터링도 새롭게 디자인됐다 운전자 중심 구조로 설계된 인테리어 Q. 운전자 중심의 구조로 설계된 인테리어 디자인이 돋보입니다. 특히 운전자를 감싸고 있는 레이아웃이 스포츠카처럼 느껴지는데, 대중 모델인 아반떼에 이와 같은 디자인이 적용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아반떼는 C세그먼트 세단만이 어필할 수 있는 스포티한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운전자 중심의 인테리어를 채택했어요. 최근 SUV의 유행으로 C세그먼트 세단의 입지가 좁아짐에 따라, 스포츠 세단 특유의 스포티한 스타일이 필요했기 때문이에요. 사실 운전자 중심의 인테리어는 ‘콕핏 구조’라는 이름으로 과거 90년대 유행했던 실내 구성입니다. 마치 전투기의 조종석처럼 모든 실내 구조물을 운전자 쪽으로 집중해 스포티한 느낌은 강하지만, 시야가 답답하고 쾌적함도 다소 떨어졌죠. 하지만 아반떼는 운전자 중심 인테리어의 장점을 재해석해 스포티한 분위기와 낮고 와이드한 공간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해 운전석 도어부터 그립 바까지 연결된 구조와 하이 콘솔을 적용한 것인데요. 그립 바는 스타일링뿐만 아니라 동승자가 잡을 수 있도록 기능성을 부여했습니다. 또, 콘솔 높이를 이전 모델인 아반떼 AD보다 약 96mm 높여 운전자 중심 구조를 강조했어요. Q. 이전 아반떼(AD)보다 실내 공간이 더 넓어진 느낌입니다. 실내 공간을 넓히기 위해 어떤 디자인 요소를 반영했나요? 첫 번째로 낮고 입체적인 대시보드를 예로 들 수 있어요. 기존의 아반떼는 매립형 디스플레이를 적용했지만, 올 뉴 아반떼는 슬림한 거치형 파노라마 디스플레이를 적용하면서 대시보드를 낮게 설계했습니다. 낮은 대시보드는 넓은 공간감을 연출하며 운전자의 전방 시야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되죠. 두 번째는 도어 핸들 위치입니다. 아반떼는 기존의 세단과는 달리 도어 핸들의 위치가 매우 낮은 곳에 적용되어 있죠. 이로써 대시보드의 폭이 40mm 정도 넓어진 동시에 어깨 공간도 확보해 넓은 실내 공간을 구현했어요. 대시보드를 가로지르는 통합형 슬림 벤트도 실내가 안정적이고 넓어 보이는 효과를 줍니다. "인텐스 블루는 선명한 하이 크로마 블루 펄을 적용해 강렬한 이미지를 전달한다" Q. 차량에 적용된 컬러는 어떤 과정을 거쳐 탄생하나요? 아반떼만의 독특한 컬러 개발 스토리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소비자 분석에 집중한 결과, 아반떼의 특징은 특정 세대에 국한되지 않고 굉장히 다양한 소비자층을 갖고 있다는 점이었어요. 따라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요소가 무엇인지 오래 고민했고,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소비자가 자연이 주는 영감을 동경하며, 자신의 공간을 이와 같이 차분하고 편안한 분위기로 만들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자연이 주는 영감이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중 '자연의 색'이 주는 영감은 오래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외장 컬러 중 아마존 그레이 및 라바 오렌지가 바로 자연을 컨셉으로 개발한 대표적인 컬러입니다. 또한 바쁜 도심 생활에서 벗어나고픈 소비자들의 심리를 반영해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슬로 라이프(Slow Life)’가 중요한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컨셉이라고 생각했어요. 따라서 모던하지만 평온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그레이 컬러와, 다양한 색상의 섬유를 혼방해 만든 멜란지 원단의 소재를 아반떼에 적용해서 편안한 홈 인테리어가 연상되게 했습니다. Q. 아반떼의 날카로운 선과 면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컬러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보석의 결정체처럼 다양한 면을 가진 아반떼는 채도가 높은 인텐스 블루, 또는 이중적인 색감이 돋보이는 라바 오렌지와 아마존 그레이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인텐스 블루는 현대차 중에서도 가장 채도가 높은 컬러이며 선명한 하이 크로마 블루 펄을 적용해 강렬한 이미지를 전달합니다. 라바 오렌지는 높은 채도와 더불어 도장 컬러의 변화가 두드러지는 컬러 시프트 첨가물을 적용했어요. 빛이 반사되는 각도에 따라 레드, 오렌지, 옐로 등 컬러가 다채롭게 변화해 아반떼의 입체적인 차체 면을 더욱 부각시키죠. 아마존 그레이는 빛 반사량이 많은 알루미늄 입자와 함께 로얄 블루 펄과 터콰이즈 그린 펄을 첨가해 깊은 컬러감이 돋보입니다. 밀도가 높은 입자감에서 고급스러운 감각을 느낄 수 있죠.
Q. 흔히 고급차에서는 ‘감성 품질’을 높이기 위한 디자인이 적용됐다고 말합니다. 아반떼와 같은 대중 모델에도 감성 품질을 높이기 위한 소재나 마감이 적용되었나요? 아반떼는 대중적으로 많이 팔리는 볼륨 모델이지만, 감성 품질의 수준을 높이고 고급감을 전달하기 위해 많은 변화를 시도했어요. 외장에서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앞 범퍼 하단에 다크 크롬을 적용했습니다. 다크 크롬은 지나치게 화려한 크롬 대신 절제된 컬러로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전달하죠. 인테리어 실버 트림에는 실제 금속의 느낌을 구현할 수 있는 액상 실버를 적용해 고품질의 금속 질감을 표현했습니다. 또한 가죽 시트와 도어 트림에 퀼팅 및 리얼 스티치를 더해서 차별화된 고급감을 제안함과 동시에 소비자가 차량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했습니다. 퀼팅은 기존에 C 세그먼트에는 적용한 적이 없는 고급스러운 디테일입니다.
Q. 좌우에 다르게 적용된 인테리어 컬러가 눈에 띕니다. 파격적인 시도의 배경은 무엇인가요? 인테리어의 비대칭 컬러는 가장 고민을 많이 했던 부분이었어요. 하지만 아반떼만의 존재감을 명확하게 드러내고, 운전자 중심의 레이아웃을 강조하기 위해 좌우에 다른 컬러를 적용했습니다. 모던 그레이 컬러는 시트와 도어 트림을 비롯해 센터 콘솔에 이르기까지 운전자를 감싸는 부위에 모두 적용되어 있어요. 이로써 운전자는 인테리어 구조뿐만 아니라 컬러에서도 뚜렷하게 구분되는 공간감을 느낄 수 있죠. 그동안의 컬러 선택 비중을 살펴보면 블랙 컬러의 선택이 압도적으로 많았어요. 올 뉴 아반떼에선 다른 컬러의 매력도 알리기 위해 블랙과 모던 그레이 단 두 종류만 제안했습니다. 소비자의 선택을 유도하기 위해 부드럽게 개입하는 것을 의미하는 일종의 ‘넛지(Nudge)’ 효과인 셈입니다. 많은 고객들이 모던 그레이를 선택해 운전자 중심에 최적화된 인테리어의 매력을 누려 보길 바랍니다. Q. 개인적으로 신형 아반떼를 구입한다면 적용하고 싶은 인테리어 요소가 있을까요? 인테리어의 모던 그레이 컬러입니다. 좌우가 비대칭인 모던 그레이 컬러는 운전자 중심 구조의 인테리어를 가장 효과적으로 강조하는 컬러입니다. 이 외에도 아반떼에는 색다른 매력이 많습니다. 많은 소비자들이 파격적으로 변신한 아반떼의 매력을 충분히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디자인 전공 학생들이 말하는 아반떼의 매력 자동차 디자이너를 꿈꾸는 학생들은 아반떼를 어떻게 보았을까? 학생들이 말하는 아반떼 디자인의 매력에 대해 들어보았다. 류수민 학생 이재곤 학생 아반떼의 강렬한 첫인상은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리라 생각합니다. 측면부의 뚜렷한 캐릭터 라인은 이전까지 찾아볼 수 없는 디자인이며, 도로 위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냈어요. 멀리서도 두드러지는 큰 삼각형의 차체와 곳곳에 녹아든 디테일까지, 아반떼의 디자인은 밀도 높은 삼각형 퍼즐 같은 매력이 있습니다. 실내는 사진으로 볼 때보다 훨씬 넓고 쾌적했어요. 특히 철저하게 운전자를 고려한 인테리어 구성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탁진태 학생 올 뉴 아반떼를 보자마자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는 것을 바로 느꼈어요. 와이드 & 로우(Wide & Low)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한 디자인 요소가 곳곳에 담겨있었으며, 정교한 선과 다채로운 면을 표현하기 위해 다른 소재를 활용하거나, 차를 더욱 넓어 보이게 하는 H 형상의 테일램프 등 파격적인 시도가 돋보였습니다.
※ 게재한 콘텐츠(기사)는 언론사에 기고한 개인의 저작물로 국민대학교의 견해가 아님을 안내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