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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칼럼-류성창 국민대 교육학과 교수] 다문화 학생의 성장과 사회진출 / 류성창(교육학과) 교수

우리 사회는 점점 다문화 사회로 탈바꿈하고 있다. 다양한 이유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중도입국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뿐 아니라 이중문화 가정에서 태어나는 국내출생 다문화 학생들의 숫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민족’이라는 개념을 학문적으로 정의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이제는 현상적으로도 그 실체를 꿰뚫어보기 어려운 시대로 들어가고 있다. 경기도 일부 지역에는 전교생 중 90% 이상의 학생이 다문화 학생으로 분류되는 학교도 있다고 한다. 다문화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성공적인 사회 진출과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교육정책의 방향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점이 된 것이다. 

먼저 다문화 학생들의 배경이 되는 그들의 문화를 어느 정도 학교교육에서 존중해 주어야 하는지, 동시에 한국 문화와 국가정체성을 어느 정도로 강조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2000년대 중반 영국에서는 다문화 교육정책과 관련해 과연 영국의 전통과 가치를 다문화 학생들에게 얼마나 강조해야 할지에 대한 논란이 진행된 바 있다. 당시 영국은 관용적인 다문화정책으로 인해서 무슬림 등 다문화 인구 밀집지역에서의 학교교육을 자유롭게 보장하고 영국적인 가치와 전통을 크게 강조하지 않던 차였다. 

그러나 런던에서의 테러 등 각종 사건이 다문화 밀집지역과 관련되어 있다는 문제제기가 있은 후, 영국 내에서는 모든 학교에서 영국의 전통과 가치를 중심으로 사회통합적 교육이 실시되어야 하며, 교육에 있어서의 다문화 존중의 정도를 낮추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다문화에 대한 존중과 배려, 관용과 포용 등의 가치를 강조하다보니 하나의 전통과 가치로 통합하는 정신이 약화된 것에 대한 비판이었던 것이다. 다문화 학생 수가 증가하는 현재, 대한민국의 학교도 교육내용에 있어서 한국문화로의 통합과 다문화의 존중 간 균형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또 한 가지 우리가 고려해야 하는 것은 다문화 학생들의 직업 진출에 관한 것이다. 전술한 문화적 정체성의 문제가 남아 있다 하더라도, 다문화 학생들은 엄연히 대한민국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하여 함께 살아가게 될 구성원으로서 이 사회에서 자신에게 적합한 직업을 찾아 정착하고 행복을 추구할 마땅한 권리가 있다. 언어적인 한계, 한국식 근로 문화에 대한 낯설음, 한국인들의 부정적 태도 등으로 인하여 자신의 능력과 소질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원하는 진로에 진출할 수 없다면, 그러한 사회는 공생을 위한 바람직한 사회는 아닐 것이다. 

이와 관련해 과거 미국 내 있었던 흑인 교육 관련 논쟁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인문소양을 높여 백인과 동등한 수준의 교양을 갖출 것을 강조했던 자유교육적 입장, 일단 단순 직업이라도 진출하여 경제활동을 시작할 수 있도록 직업훈련을 강조했던 입장, 그리고 고급 직업에 진출하여 사회적 지위를 높이고 흑인들의 대표성을 신장해야 한다는 입장 등이 그것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나 개념들의 경우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인상이나 감정을 같이 느끼는 경우가 많다. ‘다문화’라는 단어를 접하게 될 때 우리가 느끼게 되는 인상이 보다 긍정적이고 희망적이며 발전적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다문화 정책이 추진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의미있는 접근 중 하나는 다문화 학생들의 온전한 성장과 성공적인 사회진출을 학교교육이 도와주는 일일 것이다.

 

원문보기 :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18071700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