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 시론/안드레이 란코프]빈손으로 끝난 북-러 회담, 그럴 만했다 / 안드레이 란코프(교양대학)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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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교류 확대 원하는 북한 요구에도 러, 北 제품에 관심 없어… 교역 감소
북-러 관계의 특징을 결정하는 것이 있다. 바로 양국의 무역 구조가 잘 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물론 현 단계에서 북-러 무역 확대를 어렵게 하는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다. 러시아는 미국과의 대립에도 불구하고 유엔 제재를 지킬 수밖에 없다. 현 상황에서 제재 완화의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당분간 북-러 무역의 전망은 어둡다. 하지만 북-러 경제 교류에서 대북제재가 유일한 문제는 아니다. 설령 내일 갑자기 제재가 사라져도 상황은 많이 바뀌지 않을 것이다. 북한이 해외에 잘 수출할 수 있는 물품들은 러시아에선 아예 수요가 없다. 북한의 핵심 수출품은 광물과 수산물인데 러시아는 지하자원이 많고 수산물에 별 관심이 없다. 북한이 수출할 수 있는 항목 중 러시아가 관심 있는 것은 파견노동자뿐이다. 반면 러시아는 북한에 수출할 수 있는 품목이 많지만 외화난이 심각한 북한은 국제가격으로 러시아의 수출품을 살 능력이 없다. 러시아 회사들은 국제가격이 아니라면 무역을 할 생각이 없다. 당연히 러시아 정부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 2000년 블라디미르 푸틴의 방북 때부터 북-러 정상회담이 있을 때마다 무역량을 늘리자는 이야기는 계속 나왔다. 특히 2014년 극동개발장관 알렉산드르 갈루시카는 2020년까지 북-러 무역량을 당시 1억3000만 달러에서 10억 달러로 7배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그의 주장에 언론은 큰 관심을 보였고, 러시아는 다시 한 번 북한 문제의 ‘기본 플레이어’가 될 것이라는 보도가 많았다. 그러나 이는 처음부터 아예 근거가 없는 환상에 불과했다.
출처: http://news.donga.com/3/all/20190427/95253414/1 ※ 이 기사는 '뉴스콘텐츠 저작권 계약'으로 저작권을 확보하여 게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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