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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시험 ‘계층 이동 통로’…합격자 97% ‘서민’ / 이호선(법학부) 교수
국민대 이호선 교수 “로스쿨, 사법시험 대안 될 수 없어” 
“서울대 이재협 교수 잘못된 통계 언론 반복 인용” 우려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계층 이동 통로로서의 사법시험의 역할을 강조하고 로스쿨이 사법시험의 대안이 될 수 없다는 내용을 담은 논문이 발표돼 주목을 끌고 있다. 
 
사법시험 합격자의 97%가 정치인이나 고위관료, 대기업 임원 등 사회적 지위와 배경이 있는 집안과 무관한 서민이라는 것. 
 
국민대 이호선 교수의 논문 ‘한국 로스쿨 체제, 과연 사법시험의 대안인가’가 한국법정책학회의 ‘법과 정책연구’에 게재됐다. 
 
이번 논문은 사법시험 존치와 로스쿨 일원화 등 법조인 양성제도를 둘러싼 논란을 해결하기 위한 객관적이고 정확한 자료가 필요하다는 인식에 따라 로스쿨 제도 도입 이후 사법연수원에 들어간 40기에서 46기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조사는 지난해 10월 24일부터 27일까지 총 4,621명에게 개인별 이메일을 보내 희망자가 온라인설문전문사이트를 통해 설문에 응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상자의 27.8%에 해당하는 1,286명이 응답을 했고 이 중 서울대 이재협 교수의 조사대상과 같은 40~43기(총원 3,519명) 응답자는 1,051명으로 29.9%의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 사법시험 합격자의 94%가 월 평균 소득 500만원 이하의 서민층에 속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호선 국민대 교수는 사법연수원 40~46기를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결과를 바탕으로 사법시험이 계층 이동 통로로서 기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호선 교수의 조사는 앞서 서울대 로스쿨 이재협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로스쿨 출신 법률가, 그들은 누구인가’ 논문과 상반된 결과를 냈다. 
 
이재협 교수의 논문은 로스쿨 1기부터 3기 308명, 같은 기간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40기~43기 300명, 로스쿨 도입 이전의 연수원 출신자 412명을 대상으로 배경과 취업 후 평가 등에 관해 전화와 이메일을 통해 조사한 서울대 로스쿨 법학연구소의 ‘2014 대한민국 법률직역의 구조와 법률가 의식조사’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이재협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로스쿨의 경우 부모가 경영진 또는 임원인 경우가 24.7%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의사나 변호사 등 전문직종에 종사하는 경우는 18.5%였다. 사법연수원 40기에서 43기는 각각 14.7%, 16.7%의 비율을 보였으며 로스쿨 도입 이전인 34기에서 43기는 14.8%, 13.5%, 34기 이전은 9.9%, 7.7%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 중 법률가가 있는 비율에 관해서는 로스쿨 출신의 경우 부모 중 법률 전문가가 있는 경우 3.6%, 가족 중 있는 경우 8.4%, 가족 및 친척 중 있는 경우 26.3%다. 연수원 40~43기는 부모 중 법률 전문가가 있는 경우 4.7%, 가족 중 있는 경우 10.7%, 가족 및 친척 중 있는 경우 29.7%로 연수원 출신이 로스쿨 출신에 비해 법률 전문가인 가족이 있는 비율이 더 높은 결과가 도출된 셈이다.
 
이재협 교수 등은 조사된 통계를 바탕으로 로스쿨 출신과 사법시험 출신의 배경에 큰 차이가 없다는 결론을 끌어냈다. 로스쿨 제도의 도입으로 사회·경제적 배경이 높은 집단이 법률전문 교육을 받을 기회가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시기적 흐름상 점차 부모의 사회적 배경이 좋은 법률가가 늘어나고 있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이재협 교수 연구팀의 논문은 다수 언론을 통해 인용되며 ‘사법시험이 계층 이동 통로로서 기능하지 못한다’, ‘로스쿨이 사법시험의 대안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등 로스쿨일원화를 주장하는 근거로 사용됐다.
 
이호선 교수는 이재협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의 오류를 지적함으로써 사법시험 존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호선 교수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연수원 40~43기 중 부모가 경영진이나 임원인 경우는 1,051명 중 31명으로 2.95%에 불과했다.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종 종사자는 67명으로 6.4%에 그치며 이재협 교수팀의 조사결과와 큰 격차를 보였다. 
 
   
부모가 법조인인 경우는 25명으로 2.4%였으며 조사대상을 46기까지 확장하면 그 비율은 2.2%(1,286명 중 28명)으로 더욱 낮아졌다. 이 또한 이재협 교수팀의 조사와 상반된 결과다. 법학교수를 부모로 둔 경우는 1.2%였다. 
 
정치인이나 고위관료, 대기업 임원 등 사회적 지위와 배경과 무관한 합격자가 97%로 대다수를 차지했다는 결과를 통해 이호선 교수는 “이재협 교수 등이 조사한 로스쿨 출신 집안 배경과 대조하면 사법시험은 확실한 이 시대의 계층이동 사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예를 들어 정치인 집안의 경우 연수원 40기~46기 응답자 1,286명 중 3명만이 전 현직 국회의원 집안 출신이라고 했지만 2015년 현재 로스쿨의 경우 언론에 노출된 사례만 해도 19명”이라며 “사회적 계층 이동의 기능 측면에서 로스쿨은 사법시험의 대안은커녕 우리 사회에 유리천장과 불평등을 고착화시키는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호선 교수가 이 같은 주장을 하는 데는 응답자의 94%가 월 평균 소득 500만원 이하의 서민 혹은 중산층이라는 사실도 근거가 됐다. 
 
또 응답자의 69%는 사법시험이 없고 로스쿨만 있었다면 경제적 이유로 로스쿨 진학을 포기했을 것이라고 대답해 이 교수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이호선 교수는 “로스쿨의 경우 장학금을 소득 1분위와 소득 10분위가 가장 많은 장학금을 가져가고 있다”며 “경제적 측면에서 로스쿨은 결코 이 사회의 허리를 구성하는 중산층에게 사법시험의 대안으로 자리잡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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