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IFA 2016, 세계 가전시장 흐름에서 보는 우리나라 업체의 방향성 / 정구민(전자공학부)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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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한국, 주방 독일, 스마트폰 중국. 해마다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와 유럽 가전 전시회인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는 삼성과 LG가 주인공이었다. 프리미엄 TV를 앞세운 화려한 삼성과 LG의 전시가 가전 전시회의 상징이 되어 왔다. 하지만 올해에는 다른 면이 부각됐다. 지난 CES 2016에서는 스마트카와 더불어 인텔, IBM, 넷플릭스 등 미국 기업이 돋보였다. 전통으로 가전 자체에 충실해 온 IFA 2016에서도 `거실 한국, 주방 독일, 스마트폰 중국`의 모양새가 느껴진다. IFA 측은 오프닝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2016년 유망 가전을 분석했다. 프리미엄 TV, 웨어러블 기기 성장이 두드러질 것으로 분석했다.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일반 가전과 식기세척기·전기오븐·전기레인지 등 주방 가전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구 온난화, 환경문제 영향을 받아 더욱 더워지면서 냉장·냉방기기와 세탁기, 식기세척기 등 수요가 증가하게 된다. 전기레인지와 전기오븐도 미세먼지 등 환경 문제로 유럽에서는 일찍 상용화 됐다. 스마트폰 성장률은 매우 낮지만 사물인터넷80(IoT) 측면에서 가전을 연결하는 스마트폰의 중요성은 애플리케이션(앱), 클라우드와 더불어 어느 때보다 커졌다. 독일 가전 3사 전시에는 어느 때보다 힘이 느껴진다. 한때 큰 어려움을 겪은 독일 가전사들은 주방가전을 바탕으로 큰 폭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뒤처져 있던 IoT 분야의 진화도 주방가전을 묶으면서 한 발 앞서가는 모양새다. 전기전자, 소프트웨어(SW), 기계 기술이 서로 잘 융합되면서 디스플레이를 제외한 나머지 가전에서 큰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는 설명이다. 중국 스마트폰 태블릿 업체들의 빠른 변화도 주목할 부분이다. 화웨이, 레노보, ZTE 등 IFA에 참가한 업체들은 6개월 전 CES,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와는 또 다른 변화를 보여 줬다. 가성비를 앞세운 고급 폰 중저가화, 다양한 사용자 사용성 고려 등을 통해 향상된 기술 수준으로 포화된 스마트폰 시장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화웨이의 새로운 브랜드 노바는 고급 기능의 중저가폰이다. 이미 유럽 시장에서 큰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화웨이의 새로운 시도며, 다른 업체들도 생각해 볼 만한 전략이다. CES 2016과 IFA 2016의 가전 및 스마트 기기 시장을 종합해 보면 초고선명(UHD) TV, 디지털 캠코더, 웨어러블 기기, 냉장·냉방기기, 세탁·세척기기, 전기조리기기 등의 시장 성장이 예상된다. 또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은 한 자릿수에 그치겠지만 사용자 중심으로 기기를 연결하는 스마트폰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우리나라 업체 입장에서 현재 가전 시장의 좋은 실적에 만족하지 말고 전기전자, 기계, SW를 융합하는 기술 개발에 노력해야 한다. 스마트폰에서 젊은 아이디어로 사용자 사용성에 대한 고민을 제품으로 구체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우리나라 업체들의 현 상황은 연결성이 중요시되는 IoT 시대에 큰 장점이 된다. 여러 기기에 대한 통합 관리, 데이터 처리 플랫폼, 기기별 차별화 전략이 동시에 요구되는 상황이다. 올 하반기에도 우리나라 업체들은 가전 시장에서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엄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시장은 계속 성장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커지고 있는 주방가전에 대한 투자와 시장 확대, 치열해지는 스마트폰 경쟁에서 생존이 숙제로 되고 있다. 사용성과 연결성, 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업체들의 시장 확대를 기대해 본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 gm1004@kookmi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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