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삶터] 아이가 가르쳐 준 '즐기는 스포츠' / 이기광(체육학부)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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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때 아이의 대답을 듣고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아빠, 난 단지 수영을 즐기고 싶지, 경쟁을 하고 싶지 않아"라는 대답이었다. 소위 체육학과 교수로 대학에서 스포츠를 가르치고 연구하는 나로서는 전혀 예상치 못한 답이었고, '경쟁'으로만 스포츠를 봤던 나로서는 그런 권유를 한 것이 부끄러울 따름이었다. 그 대답을 듣고 수영 강사들이 처음 수영을 배우는 듯한 4~5살 어린 아이들에게 수영을 가르치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았다. 그들은 강습하는 한 시간 동안 팔동작, 다리동작, 호흡법 등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물 속에서 애들과 함께 놀아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처음에 물이 무서워서 물 밖에서 버티던 아이들이 어느새 물속으로 풍덩 들어와 강사의 품에 안겨 즐겁게 노는 모습을 보며, 그 '즐거움'의 의미를 깨달았다. 그로부터 며칠 뒤, 3살 아래 둘째 아들과 함께 스키장에 갔었다. 스키를 처음 배우는 둘째는 체구가 작아 내려오는 속도가 너무 느려 답답하다고 턴 없이 직활강으로 빠르게 내려오는 것에만 몰두하고 있었다. 첫째는 스키는 어느 정도 타니, 스노우보드를 배워 보고 싶다고 해서 나와 함께 강습을 받았다. 강습 후 함께 스노우보드를 타면서 "너는 왜 동생처럼 스피드를 즐기기 않고 천천히 내려오니?"라고 물었더니, "나는 스피드보다는 천천히 내려오면서, 내 몸이 어떻게 하는지 느끼고 싶어서 그런 거야"라고 답해, 또 한번 크게 놀랐다. 이기광 국민대 체육학부 교수
원문보기 : http://view.asiae.co.kr/news/view.htm?idxno=201609220903233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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