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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국민
집단사고(集團思考), 집단지성(集團知性) / 하정우(행정정책학부) 겸임교수

지난 1~2년 사이 우리나라 언론에서 희망적인 기사를 본 기억이 거의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절망적인 내용이 가득해서 불편함과 좌절감으로 기력이 소진될 때가 많다. 지금은 이 시대 가장 큰 실망과 참담함으로 국가적 국민적 절망의 시기다. 우리 국가의 리더는 권위를 잃었다. 권력은 권위에서 비롯되는데, 국민이 부여하는 권위는 지난주부터 회수됐다. 이유는 리더 주변과 내부 집단사고가 이런 사단을 불렀다. 정치권과 언론은 오히려 지금에 갈등을 좋은 먹잇감으로 보고, 각 집단은 또 다른 집단사고에 매몰되고 있다. 하지만 국가 시스템은 유지돼야 한다. 지금 상황을 헌법에 나온 절차와 순서대로 이끌어야 국민이 혼란스럽지 않다.

집단사고는 미국 심리학자인 어빙 재니스(Irvig Janis)가 백악관의 집단사고 사례를 저서로 만들면서 나온 사회심리학 용어이지만 요즘 사회에서 많이 통용되는 단어다. 집단사고에 위험요인을 가지는 조직의 특징 세 가지는 먼저 자기확신이 강한 리더가 존재하는 경우다. 리더가 처음부터 확고한 자기 입장을 피력하고 다른 의견을 무시한다. 둘째, 전문가에 대한 지나친 의존이 있는 경우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전문가 혹은 담당자 의견이라면 동조화가 더 빨리 일어난다. 셋째, 구성원이 상호 유대감이 강한 조직인 경우다. 유대감 일종인 동질성은 상호 욕구와 동기가 같기 때문에 사고위험을 가지게 된다.

집단사고는 일종의 환상을 가진다. 환상은 합리화를 가장해 반대논리에 경고를 무시하거나 억압해 집단적 합리화를 한다. 자체검열을 통해 아무도 시키지 않지만 집단에서 싫어하는 단어와 의견은 자신이 검열해 사용을 자제한다. 또한 만장일치 환상에 사로잡혀 무조건적인 만장일치를 조장한다. 집단사고가 강한 조직은 중심적 권한 집중자에 의해 소수의 아이디어 흐름을 독식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집단지성은 분산적 권한과 소통적 의사진행으로 다수가 아이디어의 흐름에 동참하는 패턴이다. 이에 따라 조직이 집단지성을 형성하느냐 여부는 리더나 소수 권한 집중자의 개인적 편향과 단편적 경험으로 인한 판단과 혹은 오류를 교정할 수 있는가에 달렸다.

다양한 개인의 관점이 특정인의 편향을 보완할 수 있다면 집단사고를 예방할 수 있지만 개인의 편향성이 집단 내에서 존재 확대된다면 집단사고는 피하기 어렵게 된다. 균형 잡힌 아이디어 흐름을 만드는 세 가지 방법은 첫째, 풍부한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예측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 둘째, 조직 구성원의 상호 신뢰가 있어야 한다. 타 구성원이 내는 각종 아이디어를 존재 가능성으로 보는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한다. 셋째, 개인적 친밀감이 너무 높게 되면 다양성이 빈약해지고 무의적인 의견 쏠림현상이 발생된다.

집단지성을 실현하는 방법으로 ‘논어, 자로’편에 "君子和而不同 小人同而不和"라고 했다. ‘군자는 어울리되 패거리를 짓지 아니하고, 소인은 패거리를 짓되 어울리지 아니한다.’ 이는 군자는 대의명분을 지키면서 화합하고 협력하지만, 소인배는 이익을 위해 작당하고 서슴없이 살아간다는 말이다.

리더가 올바른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어젠다를 미리 주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끝까지 경청하고 감정이 섞인 비판을 절대 하지 않으며 반대 의견에 대한 말할 권리를 동일하게 줘 모두의 의견을 서로 견지하게 한다. 또한 조직 내에서 리더는 친절하지만, 개인적인 친분을 절대 만들지 않는 것을 철칙으로 하고, 혹여 있을 친분에 의한 불상사를 사전에 예방한다.

지금은 권력을 잡기 위함이 아니라 국가를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집단지성이 필요할 때다. 집단지성에 협력이 절대 요구될 때다. 인간은 누구나 집단과 조직을 피해서 살아가기 어렵다. 시민 각자가 속한 집단과 조직에서 집단사고는 방지하고, 뛰어난 개인보다 더 나은 지혜를 찾아가는 집단지성 조직을 만들자. 작금에 현시대 상황을 통해 생각할 수 있는 우리 시대 꼭 필요한 조직관리 철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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