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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단상]4차 산업혁명 시대 IT서비스 상생을 위한 제언 / 이동희(경영학부) 교수

지난 6월 모 학회가 주최한 콘퍼런스에서 미래창조과학부는 소프트웨어(SW)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위해 SW산업진흥법을 전면 개정한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제기됐던 문제점을 보완, 개선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내용은 SW기술혁신체계 SW개발 및 안전(?) 품질혁신을 구축하고 SW전문기업을 확대하는 것이다. 민간 SW수요예보제 실시도 포함됐다. 그동안 패키지 SW산업과 IT서비스 산업의 상이한 특성을 고려해 유관조직, 학계, 법률 전문가를 중심으로 IT서비스산업 맞춤형 정책을 논의한 결과다. 산업 구조개편에 대한 정책을 기대해도 될 듯하다.

불과 몇 해 전 IT서비스 시장 정체원인을 대기업 위주 시장에서 고객과 대기업의 갑질 때문이라며 목소리를 높인 적이 있었다. 그 결과 지난 2013년 1월부터 IT서비스 시장에서 중소 SW기업 보호발전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상호출자 제한기업집단 소속 IT서비스 기업은 공공사업참여를 제한하고 일감몰아주기 과세를 강화하면서 계열사 간 거래도 제한했다.

곰곰이 생각해 보자. 2013년 SW산업진흥법 개정 이후 4년 동안 SW산업 중 규모가 큰 IT서비스 기업 성장률은 3.7%로 전제 SW 성장률 절반에 그치고 있다. IDC 통계에 의하면 오는 2019년까지 평균 2.3%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결국 시장 침체는 계속될 것이고 오히려 대기업 중심 제안형사업과 컨설팅 중심 시장을 선도하는 사업이 축소될 것은 명약관화하다. 공공 정보화를 비롯한 국내 IT서비스 산업 발전이 통째로 정체되는 역설을 어떻게 설명할까.

IT서비스 대기업 상황을 한 번 보자. 국내 공공시장에서 퇴출된 대형 IT서비스 기업은 성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각 기업 전공분야에서 기술력과 노하우를 앞세워 신성장동력을 찾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있는 것은 맞다. 그러나 그 뿐이다. 상생의 모델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다시 국내로 눈을 돌려보자. 다시 SW산업진흥법을 개정하는 시점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IT서비스 핵심역량 역할은 무엇일까. 현재 중견 중소기업 중심 국내 IT서비스 산업 경쟁력 수준은 어떠한지, IT서비스 시장을 위한 확대정책이나 지원정책은 무엇인지 등을 고려하는 균형적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동안 정부는 약자를 보호하고 지원하는 정책을 폈다고 생각하는 반면, 중소기업은 IT서비스 산업을 이해하지 못한채 보여주기식 규제에 머물러 몇몇 중견기업만 혜택을 봤다고 비판한다. 대중소 IT서비스 기업이 상생하는 융합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는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보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말이다.

이를 위해 새 정부에 IT서비스 생태계 조성을 위한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우선 일원화된 해외진출 지원과 수출 선단기업 육성, 지원을 통한 글로벌한 SW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 지난 2014년 25.1%에서 2015년 6.2%로 SW 해외 수출이 급감하고 있는 추세다. 대기업이나 앞서 해외에 진출한 기업의 성공이나 실패 경험을 활용하는 체계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국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손잡고 선단형 수출 전략을 고민할 때다.

다음으로는 IT서비스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이 상생하는 생태계를 조성하고 구조개선과 대가체계 혁신을 꾀해야 한다. SW 제값주기는 오래된 과제이고 새 정부마다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개선이 요원한 것은 용역 중심 사업체계가 합리적 SW 제값주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제는 인터넷 중심 서비스 기업이 서비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성장해 가듯 서비스 구축이나 제공에서 사용하는 만큼 지불하는 사용자 기반 생태계로 전환해야 하는 시기다.

마지막으로 정부 주도 인위적 시장 확대를 통한 대중소 상생과 융합시장 활성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요 업종별 대형 사업분야를 선정해 글로벌기업, 대기업, 중소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사업을 통해 글로벌 표준설계 및 방법론 등을 습득하고 경험인력을 양성하면 해외시장 진출에도 물꼬를 틀 수 있다. 물론 대기업의 내부시장 거래 개방 등 인위적 시장 활성화 조치는 개방에 따른 효과나 부작용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이동희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 donghl91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