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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포인트 경영학] 창업자금 회수 위한 M&A, 한국은 왜 잘 안 될까 / 김종택(LINC+사업단) 교수

인스타그램, 안드로이드, 유튜브 등은 수많은 사람들이 거의 매일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이용하는 서비스다.

다른 기업에 인수합병(M&A)된 기업이라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인수한 기업들은 미국 정보통신기술(ICT)업계의 대기업으로 성장한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이다.

벤처(스타트업) 생태계는 창업, 투자, 회수의 세 가지 요인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해야 그 역할을 다할 수 있다. 최근 정부의 적극적인 창업지원 정책에 따라 다양한 분야에서 창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고, 투자 또한 투자조합 결성과 신규 투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금 회수에 대한 부분은 지나치게 기업공개(IPO)에 의존하는 문제점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M&A가 자금회수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제 값을 주고 기업을 인수하길 꺼리는 문화가 있다.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각광받으면 우리나라 기업의 경영자가 가장 먼저 언급하는 것은 “우리 직원들은 왜 저런 걸 못 만드나?”일 것이다. 경영진의 잘못된 인식에 따라 기존 사업모델을 베끼거나 핵심 인력을 무리해서 스카우트 해오기도 하고, 때로는 전략적 제휴 등을 미끼로 주요한 영업비밀을 요구해서 취득하기도 한다.

둘째 장기적인 관점의 M&A 전략이 없다. M&A 결정에는 위험이 따를 수밖에 없다. 아무리 철저하게 사전조사를 하고, 실사를 통해 다양한 측면의 위험을 측정해도 인수기업의 사업 실패 자체가 가진 위험을 통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위험하다고 해서 투자의 매력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투자의 기본을 망각하는 것이다. 오히려 이러한 위험은 분산투자로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M&A에서 분산투자라고 한다면 다양한 기업을 M&A함으로써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M&A 컨설팅 전문가 역할이 부족하다. M&A가 활성화된 나라는 투자발굴작업(Deal sourcing), 회계, 세무, 법률 등 각 분야가 전문적으로 분업화돼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중개부문에만 치우쳐 증권사, 회계법인, 소형 M&A 자문사 등으로 나뉘어진 상황이다. M&A 관련 전문 서비스가 발달하지 못한 배경에는 무형의 재화에 대한 가치를 잘 인정하지 않는 경영진의 인식도 한 몫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김기사, 카닥, 셀잇, 헬로네이처, 호텔나우 등 스타트업에 대한 M&A가 다수 이뤄졌다. 옐로모바일, 오백볼트 등과 같은 벤처연합군 형태의 M&A 모델도 시도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M&A를 투자회수의 주요 수단으로 말하기엔 건수나 금액 측면에서 많이 부족하다. 벤처 생태계에서 투자자금 회수가 중요한 이유는 회수된 자금이 재창업과 신규투자로 이어지는 중요한 고리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불공정 행위 규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 M&A 거래중개망 확충, 관련 세제 혜택 등을 통해 우리나라 M&A 시장이 더욱 발전하기를 바란다.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에 앞서 대주주와 경영진의 혁신에 대한 열린 자세, 장기적 전략에 대한 인식도 바뀌어야 할 것이다. 김종택 국민대 창업보육센터장


김종택 국민대 창업보육센터장

원문보기 : http://www.hankookilbo.com/v/11359c315ea542568354c022313e4f8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