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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18] 앱티브-리프트 자율주행차 시승행사와 시사점 / 정구민(전자공학부) 교수

CES 2018 마지막날 오전 9시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 주차장에서 미국의 승차공유업체 리프트(Lyft)의 앱으로 자율주행차를 주문했다. 최종 목적지는 아리아호텔이었다. 주차장에서 도로까지는 운전자가 운전하고, 도로로 나간 후에 자율주행 모드로 변경되었다. 호텔 도착 즈음에도, 수동 운전으로 변경되었다. 도로 곳곳에서 공사 중인 곳이 많아서, 앞으로 도시 내에서의 자율주행 상용화에 대한 다양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었다.

앱티브-리프트의 자율주행 시승행사 

CES 2018을 앞두고 앱티브-리프트는 라스베이거스 시내 20개 정도의 노선에서 자율주행차 시승행사를 열겠다고 발표했다. 앱티브-리프트는 개막 첫 날 폭우에도 안전하게 자율주행을 마쳐서, 기술력을 입증했다. 자율주행 셔틀 나비야(Navya)의 운행은 첫 날 취소된 바 있다. 

나비야의 취소 이유로는 안전을 고려한 취소가 제일 큰 이유로 보인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완전자율주행인 레벨용 5 셔틀 구조로 운전석이 없기 때문에 유사 시 운전자의 개입이 없어서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점과 라이다(LiDAR) 중심의 자율주행으로 비에 약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에 비해서, 앱티브-리프트의 자율주행 시승행사는 CES 2018 기간 내에 안전하게 마무리되었다. 

미국 자동차 부품업체 델파이에서 분사한 앱티브  

앱티브는 2017년 12월 미국의 자동차부품업체 델파이에서 분사된 회사이다. 델파이는 2015년 카네기멜론 대학의 자율주행 스타트업인 오토매티카를 인수한 바 있다. 당시 오토매티카에는 한국인 엔지니어들도 여러 명 있었으며, 현재 앱티브에서도 관련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오토매티카는 피츠버그를 기반으로 한 업체이기 때문에 비나 눈 등 날씨 조건에는 충분히 경험이 축적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비가 내리는 경우가 적은 네바다, 캘리포니아보다는 다소 나쁜 조건에서부터 출발한 점이 장점이 될 수 있다.

델파이는 기존 기술과 오토매티카의 기술력을 합쳐서 자율주행 기술을 업그레이드해 왔다. 델파이에는 2015년 샌프란시스코에서 뉴욕까지 자율주행 기술로 최초 미국 횡단을 성공 한 바 있고, CES 2017에서는 행사장 주변에서 자율주행 시승행사를 진행했다.

2017년에는 자율주행 스타트업 누토노미를 인수한 바 있다. 현재 자율주행 관련 사업은 앱티브가 이어 받았으며, BMW-모빌아이-인텔과도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협력하고 있다. 

앱티브-리프트의 컨벤션센터-아리아 호텔 자율주행

주차장에서 도로로 들어선 이후, 차량의 모드는 자율주행 모드로 변경되었다. 라스베이거스의 신호등에서는 차량용 근거리통신기술(DSRC) 기반 V2X(Vehicle to Everything)을 이용하여 신호등 정보가 차량에 전달되었다. V2X를 이용한 신호등 인식은 앞으로 자율주행자동차의 교차로 주행에서 큰 장점을 가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주행에 있어서는 코너링이나 브레이킹 등에서 사람의 주행과 비슷한 감성을 내도록 노력한 점이 엿보였다.

한참을 가던 자율주행차는 돌발상황을 맞이했다. 공사 현장이 나타난 것이다. 자율주행차는 공사 현장에서 잠깐 정지했으며, 곧 수동운전모드로 변경하여, 운전자가 수동운전으로 공사현장을 지나갔다. 

앱티브 관계자는 "갑자기 발생하는 돌발 상황에 대해서는 자율주행차의 판단을 유보하고, 관련 정보를 클라우드로 전송해 다음 차량에 자율주행이 가능하도록 한다"고 밝혔다. 
주행 중에 다른 차에 비해 속도가 약간 느려서, 뒷 차가 경적을 울리는 경우도 있었다. 공사 상황은 여러 차례 있었으며, 그 때마다 차량이 정지해서 수동 모드로 바뀌고, 운전자가 공사지역을 벗어난 후에 다시 자율주행 모드로 바뀌었다.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자율주행 운행이 진행되었으며, 호텔 근처에 도착한 이후에는 다시 수동 운전 모드로 변경되면서, 시승행사가 종료되었다. 


앱티브 자율주행차와 관련 기술  

앱티브 자율주행차는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다양한 센서들을 탑재하고 있다. 라이다 센서 9개, 레이더 센서 10개, 고정밀 GPS 2개, 3개 카메라로 구성된 주행용 카메라 모듈, 인식용 카메라 1개, V2X 모듈 등 많은 센서가 부착되어 있다. 일반 차량과 외관이 유사하면서도, 내부에 많은 센서들이 들어 있었다.

앱티브 차량이 폭우 속에서도 주행이 가능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관계자는 다양한 센서의 융합을 통해서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동작되는 점을 강조했다. 자율주행의 중요한 센서인 라이다가 비에 취약하기는 하지만,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필터링과 학습으로 센서의 오인식을 최소화했다는 설명이다. 대략적으로, 비가 올 때에는 비에 강한 레이더 센서 신호를 주로 사용하면서, 라이다 센서의 신호도 필터링을 통해서 일부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이를 통해서 자율주행의 기능안전성을 매우 높였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자율주행차에서 자율주행의 기능안전성, 즉 오인식의 최소화는 매우 중요한 이슈이다. 엔비디아의 프레스 컨퍼런스에서도 이 부분을 강조한 바 있다. 앱티브 자체적인 기술과 더불어서, 관련 국제 표준을 모빌아이가 이끌고 있는 점도 앱티브 자율주행차의 안전성에 도움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많은 시사점을 남긴 라스베이거스의 자율주행 시승행사

업체 별로 자율주행 발표가 잇따르면서, 마치 모든 기술이 개발된 것처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가야할 길이 멀다. 특히, 개발된 기술이라 하더라도, 자율주행의 강인성을 높이고, 돌발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된다. 

이번 라스베이거스 자율주행 시승 행사는 업체 간의 기술 격차를 명확하게 보여 주는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최상의 조건에서 비슷한 주행이 가능하더라도, 나쁜 조건에서 운행이 가능하게 만드는 부분에서 기술력 차이가 컸다고 볼 수 있다.

기술적으로도 많은 시사점을 남겼다. 전반적으로, 자율주행 시승행사의 주행 범위 확대, 센서 융합을 통한 오차의 최소화, 신호등 정보의 통신을 통한 전달, 공사 상황 인식 및 대처, 정밀 지도의 중요성 등을 주요 기술적인 시사점으로 볼 수 있다.

앱티브-리프트의 자율주행 시승행사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동시에, 이번 CES 2018의 자율주행 시승행사는 관련 업계에 다양한 시사점을 남겼다. 이러한 시사점은 업체별 자율주행 기술을 바라보는 냉정한 평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 한해 관련 기술의 많은 발전을 기대해 본다. 
 

정구민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솔루션 전문기업 ㈜네오엠텔의 창업멤버였고, 이후 SK텔레콤에서도 근무하는 등 업계와 학계를 두루 거친 전문가다. 현재 국가기술표준원 자동차전기전자및통신전문위원회 위원장, 한국자동차산업협회 IT와 자동차융합연구회 위원장, ㈜유비벨록스 사외이사, 한국멀티미디어학회 부회장, 대한전기학회 정보 및 제어부문회 이사, 한국정보전자통신기술학회 이사를 맡고있다.


원문보기: http://news.inews24.com/php/news_view.php?g_serial=1071485&g_menu=022200&rrf=n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