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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융합 제조혁신 없이 서비스산업 못 뜬다 / 김현수(경영학부) 교수

올해 상반기의 고용부진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되고 있다. 올해 2.7% 정도로 증가하고 있는 민간소비의 양호한 흐름과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 및 일자리예산 확대 등이 고용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나, 주력 제조업의 부진 및 구조조정, 미-중 보호무역주의 격화로 인한 수출 감소 등의 부정적 영향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단기는 물론이고, 중장기적으로 양질의 안정적인 고용증대를 위해 산업정책과 일자리정책 전반의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책 리더들의 의식 혁신도 필요하다. 정부운용방식도 혁신될 필요가 있다. 일자리가 창출되고 사라지는 시장은 급속히 변해가는데, 의식과 제도는 크게 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자리 창출과 산업구조 선진화를 위해 이제 산업정책은 리괘형 정책에서 감괘형 정책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 태극기의 리괘는 양효(-)가 음효(--)를 감싸고 있는 모양이며, 감괘는 음효(--)가 양효(-)를 감싸고 있는 모양이다. 유형산업인 제조업이 외형적으로 중심이 되고, 무형산업인 서비스업이 제조업 발전을 위해 내조를 하도록 하는 정책은 리괘형 정책이다. 산업발전법 제2조에서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는 서비스업을 육성하도록 강조하고 있는 것을 보면 현재의 산업정책은 전형적인 리괘형 정책이다. 이러한 정책들의 영향으로 제조업 경쟁력은 강화되고 제조업 종사자의 평균임금은 높아졌지만, 그 부작용으로 서비스업 경쟁력은 약화되고 서비스업 종사자의 평균임금은 낮아지게 되었다. 현 정부에서 소득주도성장을 추진하게된 이유도 근본적으로는 장기간의 리괘형 산업정책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산업정책 패러다임을 감괘형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무형재화산업인 서비스업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아졌고, 일자리도 서비스업에서 훨씬 많이 창출되기 때문이다. 서비스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들이 중심이 되고, 서비스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제조업이 내조하며 지원하는 정책 모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규제개선과 연구개발투자가 서비스산업에 집중되어야 한다. 기획재정부는 감괘형 경제 패러다임으로 재정운용을 해야 한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중심기능은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이 되어야한다. 보건복지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등 서비스 관련 부처는 타부처와 협업하며 신산업을 창출하고 관련 산업 육성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서비스산업혁신 및 서비스산업 지원을 위한 제조혁신에 투자해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서비스 일자리의 질적 개선 및 양적 증가를 중점관리해야 한다.

일자리 정책도 리괘형 정책에서 감괘형 정책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공급을 중심으로 하고 수요가 내부에서 지원하는 리괘형 정책에서 일자리 수요 창출을 중심으로 하고 공급증대가 지원하는 감괘형 정책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일자리 수요 창출은 다양한 차원에서 추진될 필요가 있다. 창업 창직을 위한 다양한 정책들, 산업과 기업의 역량을 제고하여 일자리 수요를 늘리는 정책들, 규제를 개선하거나 기업가정신을 고양하여 저변 수요를 늘리는 정책들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 물론 일자리 취약계층을 위해 공공부문 일자리 공급을 늘리는 등의 공급 확대 정책으로 보완이 필요하다.

국가운용 체계도 리괘형에서 감괘형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법제도 체계가 현재의 포지티브시스템에서 네거티브시스템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포지티브시스템은 엄격한 규제가 중심인 리괘형이다. 네거티브시스템은 전체적으로 소프트하되 규제의 중심은 유지하는 감괘형이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융합신산업들이 많이 창출될 수 있도록 감괘형 규제시스템이 필요하다. 정부운용 체계도 감괘형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현재는 정부 각 부처들이 사일로식으로 자기 영역을 고수하며 부분적인 협력만 타 부처와 수행하는 리괘형 운영방식이다. 신경제 시대에는 고객인 국민을 위해 유연하게 타부처와 융합 업무를 수행하되 자신의 고유 임무는 유지하는 감괘형 운영방식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출처: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1809050210236964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