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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희 국민대 교수(경제학), <한국경제, 재생의 길은 있는가> 발간

2001. 9. 3 - 한겨레신문 -


한국경제 단순한 ‘단기적 경제침체’ 아니다
이병천 강원대 교수(경제학)와 조원희 국민대 교수(경제학)가 김대중 정부의 경제정책과 87년 이후 사회운동에 대한 평가 논문을 모은 <한국경제, 재생의 길은 있는가>를 엮어 펴냈다. 제도경제연구회에서 진행한 김대중 정부의 경제개혁에 관한 연구 논문들과 참여사회연구소에서 진행한 사회운동에 대한 연구도 함께 묶었다.
김대중 정부는 집권 이후 매우 성공적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듯 보였으나, “일시적 회복 이후 다시 침체국면에 빠졌다.” 엮은이들은 ‘머리말’에서, 구조조정의 성과를 3년반만에 평가하는 게 이른 감이 없지 않으나, 한국경제의 현단계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통해 새로운 전망과 대안을 제시해야 할 절박감에서 이 논문집을 엮었다고 밝히고 있다.

먼저 이병천 교수는 서장 ‘전환기의 한국경제와 김대중정부의 구조조정 실험’이란 글을 통해 한국경제가 겪고 있는 지금의 어려움이 “단순한 단기적 경제침체”가 아니라 구조조정을 통해 한국경제를 어느 방향으로 이끌어갈지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한 데서 오는 혼란이라고 본다. 그에 따르면 정부는 국민에게 “대처주의 영국형에 의한 재도약”과 “라틴아메리카형 위기반복의 악순환” 사이에서 양자택일을 강요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새로이 “일본형 복합불황”이라는 복병이 나타났으며, “고생 끝에 영국형에 도달한다 해도 산업의 공동화와 중산층 와해라는 신영국병이 기다리고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는다.

이 교수는 국가사회주의의 실패 이후 시장경제 이외의 다른 체제를 개혁의 지향점으로 제시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인정한다. 그러나 “시장경제 이행에는 한 가지가 아니라 다양한 길이 존재할 수 있다.” 사회주의에서 시장경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러시아와 중국이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 것은 좋은 예이다. 이 교수는 김대중 정부가 “시간과 장소를 떠난 시장의 추상적 보편성의 논리에 입각해” 시장경제를 추구하는 “자유시장주의”를 따르고 있다고 비판하며, 각국의 특수성을 반영한 “시장-제도-국가의 적절한 혼합”을 통해 시장의 조절기능을 보완하는 “제도주의”의 길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논문집은 이밖에 ‘공적자금의 현황과 개선방안’(임주영 서울시립대 교수), ‘금융구조조정의 성격과 부실채권’(유철규 성공회대 교수), ‘기업지배구조와 재벌개혁’(조영철 국회사무처 예산분석관) 등의 글을 싣고 있다.

이상수 기자 lees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