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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옥 칼럼]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전망 / 유영옥(정치대학원) 특임교수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북한 국무위원회 소속 김혁철 전 스페인 대사의 평양 협상이 지난 8일 끝나면서 오는 27, 28일로 예정된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제2차 정상회담 준비가 거의 끝난듯하다. 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에서 1차 회담이 열린 지 260일 만에 다시 열리게 되는 북미정상회담이다. 1차 정상회담은 북미 양국정상의 만남 자체만으로도 상징성을 갖는 역사적 변곡점이라는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 2차 회담에서는 북한의 비핵화, 한반도 평화체제의 구축, 북미관계 정상화 등과 관련하여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 그런데 지난 9일 비건대표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나 방북 결과를 공유하는 자리에서 이번 북한과의 실무협상은 생산적이었다고 말하면서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외교적 수사상 생산적인 회담이었다는 의미는 56시간의 마라톤 회담에도 불구하고 북미 양측은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상태임을 내비치고 있음을 암시한다.

지금까지 북핵문제와 관련하여 북미 사이에 진행되고 있는 현황을 토대로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예견되는 공동선언의 내용들은 북한의 핵폐기와 관련해서 첫째, 김정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천명한 바 있는 핵과 미사일 생산의 중단 둘째,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 발사대 및 엔진 실험장 폐기와 관련한 전문가 초청·참관 셋째,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한 김 위원장의 친서에서 밝힌 5㎿ 원자로, 플루토늄 재처리 시설, 그리고 8천여 개의 원심분리기를 갖춘 우라늄 농축 시설 등과 같은 영변 핵시설의 폐기 등이 될 것이다. 미국의 상응조치와 관련해서는 우선,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을 위한 북·미 연락사무소 개설 다음으로 종전선언 채택 끝으로 대북 인도적 지원을 위한 미국인의 방북 허용과 북·미 간 문화 및 인적 교류를 예견해 볼 수 있다.

한편 미국의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지난 달 초 팍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문제를 핵심의제로 하는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의 최우선 과제가 미국 국민의 안전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중국으로 반출하겠다는 타협안을 제시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였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최근 북핵문제에 대한 미국실무자들의 어감을 보면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불가역적인 핵폐기(CVID)”라는 미국 초기의 입장에서 후퇴하여 미국의 안전만을 담보하는 선에서 북핵문제가 봉합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며칠 전에 있었던 상원 청문회에서 댄 코츠 미국 국가정보국장(DNI)은 핵무기가 북한정권 유지에 직결된다고 보기 때문에 핵무기 생산능력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이처럼 미 행정부 안에서의 완전한 비핵화 가능성에 대한 회의론은 북미 핵협상이 ICBM을 제거하고 핵무기와 핵물질을 동결하는 선에서 북한의 핵 보유를 묵인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얼마 전 자유한국당 당권주자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핵개발과 핵무장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그는 진정으로 북한이 핵을 폐기할 의지가 있다면 이를 우리국민과 미국 정부에 밝혀야 하는데 아직 그런 움직임이 전혀 없다며 자당의 당론인 전술핵 재배치를 뛰어넘어 핵개발의 심층적 논의를 촉발하는 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만일 북한이 핵 보유국가로 인정된다면 우리도 자체적으로 핵을 가져서 핵 균형을 갖추는 상식적인 안보논리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상적인 민족주의와 평화무드에 젖은 우리 정부의 북핵인식은 너무나도 낙관적이다. 남북 교류와 협력의 바탕에는 북한정권과 북한주민에 대한 이원적인 사고와 철저한 안보논리가 병행되어야 한다. 북미 간에 북핵 협상과정을 보면 북한의 버티기 작전에 뒷심 없는 미국이 밀리는 형국이다. 북한이 핵무기와 핵물질을 비밀시설에 은닉한다 해도 그것을 모두 막을 방도가 마땅치 않은 것도 현실이다. 보다 긴밀한 한미공조를 통해 북한이 보다 과감한 비핵화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는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

유영옥 국민대 교수국가보훈학회장

출처 : http://www.kyeonggi.com/news/articleView.html?idxno=2047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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