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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옥 칼럼]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자 / 유영옥(정치대학원) 특임교수

6월6일은 현충일이다. 6월은 태양보다 뜨거운 피로 강산을 물들이며 쓰러져간 이름 없는 호국영령들을 더욱 떠오게 하는 달이다. 독립운동과 6ㆍ25전쟁의 피비린내 나는 전쟁의 아비규환 속에서 그분들은 나라를 구하겠다는 단심으로 푸른 목숨을 아낌없이 바쳤다. 나라의 운명이 백척간두의 위기에 처했을 때 조국을 위해 싸우다가 장렬하게 가신님들의 그 거룩한 희생정신을 되살리지 못하고 그것을 기억의 뒤편으로 밀쳐놓고 있는듯하여 씁쓸함을 지을 수 없다. 그분들의 넋이 아직도 우리 곁을 떠나지 않고 걱정스레 분단된 강토를 내려다보며 통일된 한반도를 보고 싶다는 볼멘소리가 느껴진다. 그들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발전시키고 애국심을 발양토록 해야 한다.

돌이켜보면 우리나라는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유사 이래 수많은 외침을 당했고 그때마다 우리 선조들은 우국충정으로 이를 극복해 왔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자신의 삶과 인생을 나름대로 구가 할 수가 있게 된 것이다. 멀리는 고조선부터 삼국시대, 통일신라, 고려, 조선으로 이어지는 영욕의 과정에서 많은 호국영령의 피와 땀이 그 후손인 우리에게 이어져 있다. 일본제국주의자의 식민통치를 극복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독립투사들, 자신과 가족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기꺼이 목숨을 바친 6ㆍ25참전용사들, 국가를 위해 이국땅에서 싸우다가 쓰러져간 월남참전용사들, 민주주의의 이념을 바로 세우기 위해 목숨 바친 4ㆍ19혁명참가자들의 그 피 끊는 희생정신을 망각해버린 몰염치, 그것이 현재 우리의 모습이다.

중국, 베트남 등 이국땅은 고사하고 바로 이 땅에 묻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그 존재조차 망각되어 버려져 있는 유해가 얼마인가. 금강산 건봉사 명부전에는 이 지역에서 6ㆍ25동란 때 전사한 주인 없는 호국 영령의 위패가 1천248개나 모셔져 있으나 현충일이나 제일(祭日)에 그 가신님들을 찾아주는 이 하나 없다. 존재망각의 치욕 속에서 내 던져진 애끊는 호국영령들, 명부전을 가득채운 채 주인을 잃은 의로운 순국선열들, 가신님들의 넋이 서럽지 않게 우리가 돌봐야 한다.

미국은 ‘조국은 결코 당신을 잊지 않는다’는 확고한 의지로 해마다 2천여억 원을 들여 2차 대전 때 전사한 유해의 발굴을 지속적으로 펴나가며 전사자나 실종 장병 수색을 영구히 펼치고 있다. 한때 전쟁을 치른 북한과 베트남에서 조차도 막대한 비용을 들여가며 끝까지 전시에서 산화한 유골을 찾아 유가족 품에 안기며 장엄한 행사를 벌이고 있다. 2008년 5월20일 미국합동 전쟁포로ㆍ실종자 확인 사령부 (JPAC)소속 군인들이 6ㆍ25때 전사한 미군의 유해를 찾기 위해 한강의 깊은 물속을 탐사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전사자 유해탐사는 고사하고 북한에 국군포로가 수백 명이 생존해있는 것을 파악하고도 북한의 반발이 두려워 얼버무리고 있는 역대 우리정부의 형태가 내 가슴에 울분을 심는다.

여기서 우리는 조국이 무엇이고 희생이 무엇인지 그리고 국가와 국민이 이들을 위해 해야 할 의무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다. 우리나라는 지금도 위험한 고비에 직면해 있다. 북한의 계속되는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중국과의 동북공정 (東北工程)과 무역 분쟁,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과 독도문제와 같은 영토분쟁 등으로 이웃국가들의 위협과 견제를 받고 있다. 특히 중국의 동북공정은 한반도 통일 후의 영토문제로까지 비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국제환경을 보더라도 기성세대는 물론 자라나는 젊은 세대들에게 보훈의식을 함양 시켜야한다. 그래야만 튼튼한 안보를 유지 할 수 있고 우리민족의 내재적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국가유공자의 예우증진은 멀리는 국가와 민족의 존립과 연결되며 가까이는 국가안보 그 자체다. 이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국가도 민족의 번영도 이룩할 수 없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따라서 우리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 신명을 바친 국가 유공자들에게 삶의 질을 향상시켜주고 그들의 위국정신을 국민정신으로 승화시켜 국민통합을 이루고 나아가 국가 발전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정신적 토대를 구축해나가야 한다. 이것이 애국이다.

유영옥 국가보훈학회장, 국민대학교 교수

 

출처: http://www.kyeonggi.com/news/articleView.html?idxno=211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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