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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국민
명주/방민호교수 (국문) 산문집
2003학년도 2월 10일(월)


- 한겨레신문, 동아일보, 경향신문 -


되돌려 다가갈 수 없는, 그리운 것들이여

문학평론가 방민호(38)씨의 새 책 <명주>는 ‘문학산문집’으로 스스로를 규정하고 있다. ‘문학산문’이란 문학적인 산문 혹은 문학에 관한 산문을 뜻할 것이다. 책 제목으로 쓴 ‘명주’에 대해서는 “아름답고 소중하고 아련한 것, 그러나 시간을 거꾸로 되돌려 다가갈 수 없는 그리운 모든 것”이라고 지은이 스스로 설명해 놓고 있다. 구체적으로 책을 들여다 보면, 저 불의 80년대를 어쩌면 가장 ‘평범한’ 대학생으로 보낸 시절의 일기가 먼저 눈에 띈다. 그 중 1984년 12월에 쓴 메모 형식의 한 줄은 이렇다. “겨울 동안 할 중요한 일: 공장 활동, 공장 경험, 책 숙독, 겨울 여행(걷거나 버스, 기차를 타자)”. 1985년 11월 그는 민정당 연수원 옥상을 점거했다가 구치소 신세를 지고, 고문당해 죽기 직전의 박종철과 길에서 마주쳐 눈인사를 나누며, “문학을 넘어서” 사상과 혁명에 투신하기로 다짐하기도 한다. 결국은 다시 문학으로 돌아온 그가 문학과 작가들에 관해, 책과 사람과 세계에 관해 쓴 글들이 후반부를 이룬다.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