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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번역 경쟁’ / 정명희(영문)교수

2003년 4월 14일(월) - 경향신문 -



[속보, 연예/문화] 2003년 04월 11일 (금) 17:42


‘버지니아 울프 번역은 우리가 최고다’

최근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댈러웨이 부인’을 토대로 쓴 마이클 커닝햄의 소설 ‘디 아워스(The Hours)’가 영화화돼 여주인공 니콜 키드먼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는 등 화제가 되자 ‘댈러웨이 부인’까지 덩달아 특수를 누리고 있다. ‘댈러웨이 부인’은 1994년 청목사, 96년 솔출판사에서 이미 번역돼 나왔으나 지난달 집사재와 신원문화사 등 2군데서 새로 출간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버지니아 울프 전집을 내고 있는 솔출판사는 “버지니아 울프에 관한한 우리 책이 가장 정확하다”면서 ‘댈러웨이 부인’과 ‘등대로’의 개정판을 내놓았다. 솔출판사는 93년 박희진 전 서울대 교수, 정명희 국민대 교수, 정덕애 이화여대 교수, 오진숙 연세대 강사 등 울프 전공자들로 울프전집 간행위원회를 꾸려 96년 5권을 내놓았다. 장편소설 ‘등대로’(박희진 옮김), ‘댈러웨이 부인’(정명희 옮김) 외에 에세이 ‘자기만의 방’(오진숙 옮김)과 ‘끔찍하게 민감한 마음’(정덕애 편역), 일기 ‘그래도 나는 쐐기풀 같은 고통을 뽑지 않을 것이다’(정덕애 편역)가 나와있다.


솔출판사측은 “최근 나온 번역서의 문장이 쉽다고 하는데 전통적인 남성적 소설작법을 거부하고 의식의 흐름에 따라 서술한 울프의 문장은 논리의 연속성을 끊는 무수한 곁가지 때문에 읽어내기 어려운 게 정석”이라고 밝혔다.


이번 개정판은 초판이 나온 뒤 발견된 오류나 오해를 바로잡은 것이다. 울프 전집은 장편소설 ‘파도’와 ‘막간’, 에세이 ‘3기니’ ‘편지모음집’ 등이 예정돼 있으나 번역자들이 연구를 병행하는 바람에 7년째 지연되고 있다. 이에 앞서 올 여름쯤 간행위원들이 주축이 된 공부모임에서 ‘단편집’을 낼 예정이다.


/한윤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