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시론 : 목진휴 교수] 혐오시설 국가보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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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7월 30일(수) - 세계일보 - [시론]혐오시설 국가보상 근 20여년을 끌어오며 끝없는 논쟁을 야기시켰던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의 부지가 부안군 위도로 확정되었다. 이는 과거 환경문제나 안전문제가 생길 때마다 불거졌던 지역이기주의를 극복하고 성숙되어가는 민주사회의 한 모습을 보여주는 쾌거라 할 수 있다. 아직도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으나 부안 군민과 위도 주민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정부는 어려운 결정을 수용한 위도 주민을 포함한 부안 군민들에게 특별한 보상을 약속하고 있다. 아무리 공익을 위한 정책의 수용이라 하더라도 희생에 상응하는 보상을 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이라는 점을 상기할 때, 정부의 이러한 조치는 당연하다. 특히 민주주의의 고질적인 병폐인 지역이나 집단 또는 혈연이나 학연 등을 기초로 한 이기주의적 행동을 극복한 우리의 이웃을 칭송하는 수단으로서 보상은 정부의 매우 적절한 조치라고 본다. 정부의 고위관계자는 보상의 형식에 대한 언급에서 "위도 주민의 결단을 높이 평가하고… 법률을 개정해서라도 주민들에 성의표시를 하겠다"는 발언을 했다고 한다. 이를 반영하듯 위도의 주민들은 정부가 주민 개개인에게 일정액의 현금보상을 제공하길 원하고 있다고 한다. 이같은 혐오시설의 유치에 따른 보상은 그 대상이 개별적인지 아니면 전체적인지에 따라 직접보상과 간접보상으로 구별된다. 직접보상은 일시적이며 사유재의 성격을 띠고 간접보상은 공유재의 성격이 강한 장기적 의미를 지닌다. 가구별로 지급되는 교육보조금은 직접보상이며 도서관을 건설해 교육환경을 개선하는 것은 간접보상이 된다. 그러므로 직접보상은 보상의 혜택이 당사자에 국한되나 간접보상은 전체뿐만 아니라 제3자 또는 다음 세대도 혜택을 향유하는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간접보상은 소위 긍정적인 외부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위도에 건설되는 도서관의 경우, 이웃동네의 거주자나 서울에 사는 필자도 혜택을 받을 수 있고 도서관이 존재하는 한 우리의 후세대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사회간접자본의 확충을 하는 큰 이유가 바로 장기적 혜택과 긍정적 외부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장점이 있는 간접보상은 사유재적 성격이 부재하여 보상을 받은 느낌을 주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직접보상은 우리가 시장에서 구입하는 여느 물건처럼 개인의 사유물이 되기에 혜택도 당사자에 국한된다. 그럼으로 간접보상처럼 사회 전체를 대상으로 한 장기적인 외부효과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다. 보상의 형식이 무엇이든 공익의 창출을 위한 수단이 되어 긍정적인 외부효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러나 간접보상에만 집중하다 보면 희생을 감당하는 집단의 상대적 손실감이 발생하게 된다. 즉, 희생하는 집단은 희생만 하고 그렇지 않는 집단은 무임승차자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가 많아지면 누구도 희생을 자원하지 않게 된다. 정부는 개인의 희생을 감내한 위도 주민들의 결정을 지역이기주의 극복의 본보기로 삼기 위해서 직접보상과 간접보상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여야 한다. 직접보상의 형식으로 과다한 현금을 제공하는 경우 희생을 금전으로 사고판다는 오해를 초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시에 투입되는 현금으로 인한 투기나 바람직하지 못한 소비행태의 조장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다. 그럼에도 혜택의 차별성 원칙을 고려할 때, 위도 주민들에 대한 직접보상의 필요성을 부인할 수 없다. 결국 정부는 직접보상과 간접보상의 조화를 추구해야 할 것이다. 희생과 결단을 즉각적으로 인정하고 차별화를 위해 소규모의 현금보상을 제공함과 더불어 그러한 결정이 후세를 위한 희생임을 기리는 지역개발이나 교육시설 등에 대한 대규모 간접투자를 병행하는 방안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睦鎭烋 국민대교수.정책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