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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국민
[미디어비평] 삽화에 고유정 얼굴 합성한 보도, 막장 유튜브방송 그대로 인용하는 언론 / 조수진(교양대학) 겸임교수

YTN라디오 (FM 94.5) [열린라디오YTN]

□ 방송일시 : 2019년 8월 3일 (토) 20:20~21:00
□ 진행 : 김양원 PD
□ 출연 : 조수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김양원 PD>
1)한 주간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이죠, 미디어비평. 조수진 국민대 겸임교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조수진 교수>
안녕하세요.

<김양원 PD>
2) 지난 한주, 자신의 반려견을 때리는 장면을 인터넷 방송으로 내보낸 BJ, 그리고 6살 여자 어린이들이 자신의 몸체만한 대왕문어를 먹는 유튜브 영상 등이 인터넷에서 논란이 됐어요.

그런데 이렇게 논란이 되면, 그게 또 티비와 여타 언론에 인용보도되면서 결국 전 국민이 보게 되는..... 상황이 되는데... 오늘은 점점 선정적으로 흐르는 인터넷과 언론 보도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교수님 먼저 ‘선정적이다’라는 개념을 어떻게 정의해볼 수 있을까요?

<조수진 교수>
네, 특정 의미를 극단적으로 강조하거나 시청자(독자)의 도덕적, 심미적 감성을 자극해 실제보다 흥미롭고 중요한 것처럼 보도하거나, 내용의 본질에서 벗어나 일부분을 확대, 과장해 보도하는 관행 등을 말합니다. 

그동안 언론의 선정성에 대한 연구를 종합해보면, 성적 욕구,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내용이나 관련 표현에 대한 정의, 또 하나는 선정성의 범위를 넓게 해석해 시청자의 주의, 각성을 유발하는 내용, 형식적 특성으로 정의해 연구했습니다.

여기에는 선정성을 유발하는 것으로 자극적 이슈(스캔들..) 개인사 보도, 일반인 인터뷰, 자극적 사진 등이 있구요, 이를 더 강화하는 형식적 특성으로 영상 편집(최근 합성도 많아졌습니다), 그래픽, cctv, 블랙박스 영상 등이 포함됩니다. 

<김양원 PD>
3) 이런 기준으로 최근 이슈가 된 사건들을 대입해볼 수 있을 거 같네요.

<조수진 교수>
네, 두 가지 사례로 살펴보겠는데요, 저희가 몇 주 전 송송 커플의 이혼보도 행태를 살피며 여러 문제를 지적했었는데요, 이와 관련해 최근 신문윤리위원회가 송중기 송혜교씨의 이혼 소식을 다루면서 합성 사진 등을 내보낸 조선닷컴 등 9개 매체에 ‘경고’제재를 했습니다. 이 합성사진이 참 저속합니다. 

그동안 송혜교씨와 열애설이 있었던 남자 배우들이 함께 깃발 쓰러뜨리기 게임을 하는 합성사진입니다. 이에 대해 신문윤리위원회가 이러한 보도행위는 개인의 사적인 아픔을 희화함으로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요, 여기서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앞에서도 말씀드렸는데요, 언론이 유튜브 영상 등을 캡처해 자료화면으로 사용하는 퍼 나르는 행태가 늘고 있다는 겁니다. 이번 건도 여기에 해당되는데요, 강용석 변호사의 유튜브 내용을 언급하면서 그 채널에 등장하는 합성사진을 캡처해서 보도한 겁니다. 

신문윤리위는 “강용석의 유튜브 채널 인용이라 해도 문제가 있는 발언을 검증 없이 그대로 내보내 게이트키핑을 소홀히 했고 사생활을 마구 들춰 모욕을 준 측면이 있으며, 여배우라는 이유로 성차별적인 시각에서 나온 조롱을 조장하거나 부추겼다”라며 이와 같은 제재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습니다. 

언론이 유튜브 개인채널에서 행해진 엄연히 잘못된 것을 지적하기는커녕 오히려 그걸 가져가 자극적으로 활용했다는 건, 참 부끄러운 일이지요.

<김양원 PD> 
4) 아직까지도 끊이지 않고 언론들이 파고 또 파고 있는 사건, 제주에서 전 남편을 살해한 고유정 사건인데요. 너무나도 엽기적이고, 미스터리하기 까지 한 범죄 행각 때문에 추정과 억측성 보도들이 쏟아졌어요?

<조수진 교수>
네, 최근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고유정 사건입니다. 민언련이 지난 6월3일부터 7월5일까지 고유정 사건과 관련한 대담내용을 모니터한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종편채널이 사건 해결을 위해 필요한 정보보다 선정적인 정보에 치중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보도를 시간대별로 분석한 결과, 사건의 내막이 밝혀지면서 선정적인 정보가 나온 시점마다 대담시간이 급격하게 늘어났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처음 사건이 보도 될 때는 147분이었는데, 범행방법, 개인사 ..굉장히 자세히 보도했죠. 

이런 내용들이 보도된 2주차부터는 436분으로 대담시간이 확 뜁니다. 주변인의 일상증언이 나온 3주차도 299분이나 됩니다. 경찰 수사 부실과 관련한, 사실 범죄사건에서 중요한 내용인데요, 이 보도는 줄어듭니다. 그러니까 주로 사건해결보다는 선정적인 주변의 이야기들에 주목해 보도한 거죠. 


<김양원 PD>
5) 고유정 사건의 경우 정말 범행수법이 필요이상으로 자세하게 나옵니다. 그래서 추측성도 많았던 거 같아요. 아까 합성사진 이야기 하셨는데, 삽화에 고유정 얼굴을 합성해 보여주기도 하더군요.

<조수진 교수>
네 최근 들어 종편에 삽화가 많이 등장하는데요, 이는 강력범죄의 심각성을 희석시킬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합니다. 제목도 역시나 참 자극적인 게 많습니다. ‘고유정의 잔혹레시피’도 등장하구요, 심지어 이미지 전략가가 피의자의 얼굴의 미소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사진을 비교해 설명하는 그야말로 불필요한 정보죠. (가짜미소, 진짜미소로 설명하며 이중성 강조하는 내용). 

심지어 채널A ‘돌직구쇼’에서는 피해자(사망한 고유정 전 남편)의 학력 성적을 공개하기도 합니다. 박사과정 중 성적, 대부분 A+이었고, 논문도 성과가 탁월했고... 개인 가정 형편도 다루구요...일일이 나열하기도 어려울 만큼 참 많습니다. 

<김양원 PD>
6) 이 내용과 관련해서는 신문윤리위원회에서도 역시 징계가 있었다구요?

<조수진 교수>
네, 조선닷컴, 중앙일보 등 11개 매체의 기사와 제목에 대해 신문윤리실천요강 제3조 보도준칙-선정보도의 금지와 제13조 어린이 보호-유해환경으로부터의 어린이 보호. 조항을 적용해 각각 주의 조처했습니다. 

<김양원 PD>
7) 이런 보도가 시청자들에게 미치는 영향, 아무래도 좋지 않겠죠? 우선 집에서 아이들과 같이 뉴스를 보는 것이 괴롭다는 반응도 많았고요. 고유정의 엽기적인 범행이 계속해서 언론에 오르내리자, 어떤 시청자 분은 저희에게 이런 글을 주시기도 했어요 “이제 좀 그만 하자”. 

<조수진 교수>
네, 그동안 선정적 보도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어 왔지만, 이게 정말 시청자들에게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서는 검증된 바가 없었는데요, 한 연구에서 이런 시도를 했습니다. 사회갈등 TV뉴스의 선정성이 정서, 기억, 뉴스 평가 및 갈등 지각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건데요.

선정성이 더해지면 시청자의 부정적 감정의 모든 측면을 강화시킬 수 있구요. 뉴스가 전달하는 세부적인 정보에 대한 기억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같은 사안이라도 선정적으로 보도하면 그 갈등을 더 심각한 것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연구결과 밝혀졌습니다. 

<김양원 PD>
8) 네, 예상은 했습니다만, 선정적 보도가 부정적 감정을 강화시키는군요. 참..이래서 언론의 책임이 큽니다. 

<조수진 교수>
네, 앞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유튜브 채널은 현재 규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구독자 수를 늘리기 위해 더 선정적으로 갈 수밖에 없는데요, 언론이 이런 자극적인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는 행위는 언론으로서 지켜야할 윤리, 책임을 회피하는 행위라고 보여 집니다. 

그리고 선정성의 수위가 더 높아지고, 나타나는 형태도(제목, 내용뿐만 아니라 편집, 합성, 삽화 등등)다양해지는데요, 본질에서 벗어난 것들은 더 신중하게 다루길 바랍니다. 언론인 스스로 만든 자율 규제, 윤리강령, 그리고 민언련 등의 시민단체의 지적 사항들에 귀를 기울이고 자정해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겠습니다. 

<김양원 PD>
9) 네, 오늘은 점점 더 선정적으로 치닫고 있는 언론의 보도 경향 짚어봤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교수님 감사합니다.

<조수진 교수>
네, 감사합니다.

<김양원 PD>
11) 지금까지 조수진 국민대 겸임교수였습니다.

 

원문보기 : https://www.ytn.co.kr/_ln/0106_20190805101316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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