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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화`와 `차별`은 다르다 - 박종서(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교수
`차별화`와 `차별`은 다르다



[edaily 지영한기자] 현대차와 기아차 내부에선 `차별화`와 `차별`이라는 언뜻 보면 비슷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전혀 다른 용어가 화두로 등장했습니다. `차별화`는 서로의 장점을 부각시킨다는 뜻도 담고 있는 반면 `차별`은 부당하게 구별한다는 부정적인 의미를 나타냅니다. 산업부 지영한 기자가 현대·기아차의 화두를 살펴봅니다.
요즘 현대·기아차의 화두는 `차별화`입니다. 현대·기아차의 브랜드 이미지 `차별화`를 의미하는데요, 현대차를 보다 세련되고 현대적인 이미지로 부각시키는 한편 기아차는 상대적으로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로 강화하려는 노력이 바로 그 것입니다.

이러한 차별화 노력에는 기아차가 현대차에 인수된 이후 기아차만이 갖고 있던 고유의 정통적 디자인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회사 안팎의 지적과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사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아주 특별한 관계에 놓여있습니다. 같은 그룹 계열사로 한집안 식구로 볼 수 있지만, 실적으로 평가를 받는 양사의 임직원들에겐 서로가 경쟁대상일 뿐입니다. 사실상 한지붕 두가족인 셈이죠.

실제 국내 승용차시장의 최대 세그먼트(차급)중 하나인 중형승용차시장에선 현대차의 `뉴EF쏘나타`와 기아차의 `옵티마`·`리갈`이 경쟁하고 있고, 준중형승용차시장에선 현대차의 `아반떼XD`와 기아차의 `쎄라토`가 서로 치고받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현대차의 브랜드 파워가 상대적으로 앞서다보니 기아차가 전반적으로 현대차에 밀리는 양상입니다. 국내시장 점유율도 최근 몇년간 현대차는 꾸준히 상승한 반면 현대차의 영향 때문인지 기아차의 점유율은 조금씩 떨어지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현대·기아차의 또 다른 화두는 `차별`입니다. 현대차가 기아차를 인수한지 올해로 6년째 접어들고 있지만, 기아차 내부에선 현대차에 비해 차별을 받고 있다는 피해의식이 뿌리깊게 남아있습니다.

기아차 노조의 경우엔 피인수된 이후 플랫폼 통합이나 연구소 통폐합 과정 뿐만 아니라 신차종의 개발과 배분, 투자, 해외공장증설 등 전방위적으로 차별을 받고 있다는 주장을 매년 반복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이같은 사실을 현대차그룹의 최고경영진들도 잘 알고 있는 듯 싶습니다. 최근 현대차 출신인 최한영 사장이 현대·기아차의 투자와 마케팅을 조율하는 전략조정실장(사장)으로 발탁돼 기아차에 배속된 배경도 기아차 달래기의 일환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어찌보면 옛 상업·한일·평화은행이 하나의 상호인 `우리은행`으로 완전히 통합된 것 처럼, 현대 기아차가 하나로 합쳐지지 않고 지금처럼 두 개의 브랜드로 경쟁을 하는 이상 `차별`논쟁은 밑도 끝도없이 지속될지도 모릅니다.

지난 4월까지 현대차 디자인연구소장을 지내다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교수로 자리를 옮긴 박종서 前 현대차 부사장은 며칠전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현대차와 기아차가 자신들의 정통성을 잘 살리고 각자 최고를 추구해 자연스레 브랜드의 차별화를 이루길 기대한다"고 말하더군요.

현대·기아차가 서로 동등한 위치에서 브랜드의 `차별화`를 시현해 국내외에서 서로 윈-윈(win-win) 할 수 있을지, 또 어느 한쪽의 치우침을 의미하는 `차별`논쟁마저 이겨내고 양사가 선의의 경쟁을 도모할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모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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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한 기자 (yhji@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