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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국민
지하공간 활용하는 대학 캠퍼스들
2004년 02월 02일 (월) 18:40

[조선일보 김재은 기자] 도심속에 자리잡은 대학 캠퍼스들이 비싼 땅값 때문에 앞다퉈 캠퍼스 지하 공간의 적극적인 활용에 나서고 있다.

이화여대는 1일 대강당 앞 광장과 운동장 지하에 들어설 ‘이화 캠퍼스 센터(ECC)’에 대한 현상 설계 국제 공모전에 프랑스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51)의 ‘캠퍼스 밸리(valley·계곡)’이 뽑혔다고 밝혔다. 페로의 설계는 정문 광장에서 본관을 향해 지하로 서서히 내려가는 완만한 경사의 도로가 천장이 열려 있는 계곡과 같은 구조가 특징이다. 이화여대가 1000억원을 들여 2만평 규모로 계획하고 있는 ECC는 개교 120주년인 2006년 1차 완공 목표로 오는 6월에 착공할 예정이다. 이화여대는 최근 경의선 철로 복개 공사로 캠퍼스의 낭만으로 불리던 ‘이화교’가 사라져 버린 대신 교정 한

복판에 숲으로 우거진 다목적 인공 계곡이 들어선다.

국민대 캠퍼스는 이달말부터 ‘차 없는 캠퍼스’로 거듭난다.



지난 2001년 부터 ‘그린 캠퍼스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지하 캠퍼스를 구상해 온 국민대는 최근 차량 1000여대를 수용할 수 있는 지하 3개층 짜리 주차장을 완공했다. 국민대 김법진 홍보부장은 “지금까진 강의실 옆에 주차시설이 있어서 소음이 들렸는데 이제 전부 지하로 들어가고 기존의 외부 시설은 녹지 공간으로 조성된다”며 “도심 속에 자리잡은 대학이지만 학생들에게 공원과 같은 편안한 분위기를 주자는 취지로 사업을 추진해 왔다”고 말했다.
성균관대도 2005년부터 서울 혜화동 캠퍼스 운동장 밑 지하에 실내 체육관을 건설하고 미장원·편의점·당구장·서점 등이 들어서는 지하

캠퍼스를 조성할 계획이다. 성균관대 측은 “지하 캠퍼스 개발은 부족한 공간을 활용해서 학생들의 편의를 돕기 위한 것이 크다”고 밝혔다.



지하 캠퍼스 붐의 원조는 고려대. 이 대학은 지난 2002년 초에 정문 바로 안쪽의 대 운동장 자리에 중앙 광장을 만들고 그 아래 1만 8000평 규모의 지하 3층짜리 캠퍼스를 조성, 대학가에 ‘지하 캠퍼스 붐’에 불을 붙인 바 있다. 고려대 박형규 홍보팀장은 “캠퍼스가 지하에 자리잡고 있지만 공기 청정 시설을 설치하고 지하 3층까지 자연 채광이 될 수 있게 설계하는 등 자연 친화적인 환경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김재은 기자 2ruth@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