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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국민
보완적 경제구조와 한일관계 / 장종현(경영학부) 겸임교수

#. 한일 경제구조의 보완성

년말만 되면 어김없이 찾아 오는 노벨상의 시상식이 있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일본은 노벨 화학상의 수상자를 배출하여 벌써 25번째(일본계를 포함할 경우 28번째)의 수상을 기록하고 있다. OECD국가 중 거의 유일하게 노벨 평화상을 제외한 실질적 노벨상을 배출하지 못한 한국은 언제쯤 우리도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나 하는 탄식과 부러움의 감정이 교차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경제적으로는 한국은 70~90년대 엄청난 경제적 약진으로 국민소득은 어느덧 3만 US$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일본은 엔화의 확대공급을 통한 경기부양이라는 아베노믹스의 영향으로 국민소득은 3.8만 US$ 수준으로 떨어져 한일간 인당 GNP는 거의 비슷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실질물가수준(PPP)을 고려한 국민소득은 한국이 4.4만 US$로 일본의 4만$ 수준을 앞지른다는 기분 좋은 통계도 있다.

해외를 자주 다니는 나는 최근 재미있는 통계를 접하는데 한국의 2018년 해외여행객수는 연인원 기준으로 약7천만명을 기록하여 약 6천만 명을 기록하는 일본의 해외여행객수를 앞서고 있다. 일본의 인구가 약 1억2천500만 명으로 한국의 2.5배 이므로 한국인은 일본인 대비 약 거의 3배 정도로 해외 여행을 많이 하고 있는 셈이다. 해외를 여행하다 보면 이런 외진 곳에 까지 한국어로 표기될 수 있을까 할 정도로 세계 곳곳의 한국어 안내 간판은 이미 우리에게는 흔한 일상이 되고 있는 점 역시 한국인의 강한 호기심의 결과라고 생각하고 있다.

#. 한국에는 있으나, 일본에는 없는 것도 많이 있다.

노벨과학상으로 대표되는 일본의 문화 속에는 전세계 모든 나라들이 부러워하는 일본인의 성실성이 뒷받침하고 있다. 반면 일본인은 봉건사회에서 근대 시민사회를 거치지 않고 메이지 유신을 통해 바로 현대의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의식은 현저히 낮고 일본에서 아무리 많은 지원을 통해 대학생 해외 유학과 워킹 홀러데이 등을 권해도 오히려 집에 틀어 박혀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히끼꼬모리 문화는 일본의 커다란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 일본의 지식인들은 일본의 젊은이들이 도전정신을 잃은 초식남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자조 섞인 푸념이 나오기도 한다.

한국의 젊은 학생들은 새로운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도전정신으로 인터넷, 게임분야 및 영화, 음악 등 새로운 분야에서 세계적인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에는 일본에서는 보기 어려운 세계적인 게임 업체, BTS와 싸이 등 세계적 유명 아이돌 스타, 네이버와 카카오톡 같은 인터넷 포탈 기업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같은 새로운 분야에 대한 한국인의 도전정신은 한국을 3만$ 소득으로 견인하는 성장엔진이 있다. 반면 일본의 영화와 예술은 글로벌 스탠다드를 따라가지 못해 영화, 음악 등에서 한국에게 주도권을 내어 준지 오래이며, 일본의 대표적 인터넷 포탈업체인 야후재팬은 당초 미국의 야후의 자회사 형태로 출발하여 야후는 이미 전세계적으로 명성을 잃고 있음에도 손정의회장의 뚝심으로 일본의 대표 포탈 업체로 성장하고 있으며 한국 네이버의 자회사인 라인이 일본에서 약진하고 있는 등 인터넷과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3차, 4차 산업혁명기의 일본의 창의성에 대한 불안감을 드리우고 있다. 최근 들어 구글과 유튜브의 약진으로 위상이 점차 약화되는 야후재팬과 라인이 전격 합병을 발표하여 한일간 문화적 차이를 융합한 새로운 승부수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다.

한편 소재분야에서 일본은 압도적 성과를 발휘하며 일본 기초소재 분야에서 강소기업은 무수히 존재하고 우리가 자랑하는 반도체와 자동차, 기계분야의 많은 분야의 기초소재 분야를 독점하는 소재의 많은 부분은 일본 소재이다. 한일간 강제징용 배상으로 촉발된 한일간 무역갈등은 일본의 화이트 리스트 배제로 반도체의 핵심 소재인 불화수소 수출 제한조치 역시 수많은 노벨상으로 인정된 일본의 소재 분야의 입지를 실감케 하는 분야로 한국이 단기간내 따라 잡기는 여간 용이해 보이지 않는 것 역시 한국 경제의 현주소이다. 이 같은 외교 갈등은 지소미아 종료라는 극단적 파국의 직전 단계에서 양국의 결단으로 극적으로 봉합되어 큰 위기는 넘기는 형국으로 전개되고 있다.

#. 한일간 경제 협력의 중요성

한일 양국은 전통적으로 오랜 교류 관계를 가졌으며 혈연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많은 공통 분모를 가지고 있으나 20세기 초반의 한일간 강제 병합의 앙금은 발전적 협력관계를 저해하는 걸림돌로 작용하곤 한다. 세계적 정치학자이며 미국 민주당의 대표적 정치 참모인 브레진스키(1928~2017)는 생전에 "만약 중국의 경제가 커지고 미국의 경제력이 쇠잔하여 한국을 군사적으로 지원하지 못할 경우 한국에게는 어떤 선택이 있는가?"라는 어젠다에 대해 한국의 선택은 세가지 있다고 이야기 하였다.

첫번째 대안은 중국의 영향력 하에 자발적으로 편입되어 마치 조선시대의 조공국 형태의 반독립상태로 유지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두번째 대안은 자체적으로 핵무기를 보유하여 자체 방위 능력을 배양하는 방안이며 세번째 대안은 지역의 주요 핵심국가인 일본과 공동 전선을 통하여 자주국방형태의 독립을 유지하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첨언하기를 만일 자신이 한국의 정치고문으로 위촉되어 정책 제안을 하라고 한다면 세번째 방안인 일본과의 협력 방안을 추천하고 싶으며 이의 선결 과제로 한일간 역사 문제에 대한 전향적 해결이 중요하다고 언급하였다. 호기심과 도전정신이 넘치는 한국의 경제구조와 끈기와 성실함으로 이루어낸 일본의 소재중심의 경제구조간에는 4차 산업혁명시기에 다른 어떤 협력 보다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보완관계로 볼 수 있다. 한일간의 정치 지도자들은 브레진스키의 조언 대로 한일간의 역사갈등을 전향적으로 해결하여 바람직한 미래 지향 협력구조로 전환하는데 외교의 최우선 과제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을 이 글에 담아 본다.기호일보, KIHOILBO

원문보기: http://www.kihoilbo.co.kr/news/articleView.html?idxno=839471

※ 게재한 콘텐츠(기사)는 언론사에 기고한 개인의 저작물로 국민대학교의 견해가 아님을 안내합니다.

※ 이 기사는 본교 소속 구성원이 직접 작성한 기고문이기에 게재하였습니다.

출처 : 기호일보|2019-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