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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디자인' 국제 세미나] 차 디자인은 '3F'가 핵심 / 박종서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장
[한국경제 2005-05-02 16:23]

"한국산 자동차는 이제 품질과 가격면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했습니다. 글로벌 톱 메이커로 나서기 위해서는 어떻게 브랜드 아이덴티티(정체성)를 살릴 수 있는 디자인을 개발하느냐가 관건입니다."
2일 경기도 고양시 한국국제전시장(KINTEX)에서 한국자동차공업협회와 한국경제 신문 주최로 열린 '자동차 디자인 국제 학술 세미나' 참석차 방한한 이탈리아 자동차 디자인 전문업체 경영진은 "현대·기아차는 이미 품질이나 가격 측면에 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만큼 이제 디자인부문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입 을 모았다.

◆박종서 국민대 테크노디자인 전문대학원 원장=디자인은 이제 전 산업 분야에 걸쳐 핵심 경쟁 요소로 떠올랐다.

제품 성능만큼이나 디자인이 구매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이유로 글로벌 메이커들은 디자인 역량을 키우는 데 혈안이 돼 있다.

◆피에로 루이지 카르체라노 회장=현대·기아자동차 등 한국 업체들도 과거에 비해 향상된 디자인을 앞세워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한국산 자동차는 기술과 품질 수준은 높지만 브랜드 파워가 아직 낮다.

◆존 마크 스톨라 아시아·태평양 회장=한국산 자동차의 디자인은 다소 보수적 이다.

자동차 디자인은 'Fast(빨리)''Flexible(유연하게)''Focus(초점을 맞춰)' 등 ' 3F'가 핵심이다.

한국 업체는 이가운데 'Fast'부문에서 다소 떨어진다.

4∼5년마다 새 디자인이 나오는데 앞으로는 이를 2∼3년으로 앞당겨야 한다.

◆브라이언 존스 이데아 인스티튜트 국제사업개발 디렉터=한국산 자동차는 브랜 드 아이덴티티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생산해내는 자동차마다 디자인이 다르기 때문이다.

아직 명확한 자기 브랜드를 갖추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박 원장=이는 그동안 한국 업체들이 품질을 확보하지 못한 데 기인한다.

BMW처럼 소형차와 대형차의 외형을 비슷하게 가져갈 경우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얻을 수 있지만 반대급부로 리스크가 생기기 때문이다.

품질이 떨어지는 소형차와 디자인이 똑같은 대형차를 사려는 국내 소비자는 많 지 않다.

이제 현대차도 품질을 확보했다고 보고 쏘나타와 그랜저를 비슷한 디자인으로 가져가고 있다.

◆길리아 마르코치아 피닌파리나 스타일링 프로그램 매니저=앞으로는 안전 문제 가 자동차 디자인의 핵심 고려사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유럽차들은 보행자와의 충돌시 충격 완화를 위해 차 앞면을 부드러운 곡 선으로 처리하고 있다.

◆마크 회장=환경이나 안전 규제를 단순히 지키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창조적 으로 승화시키는 게 자동차 디자이너의 할 일이다.

각종 규제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디자이너는 항상 바쁠 수밖에 없다.

◆박 원장=차량 내부를 심플하게 만드는 것도 미래 디자인의 트렌드가 될 것으 로 전망된다.

요즘 나오는 차량은 내부에 50개가 넘는 컨트롤 버튼이 있다.

이는 운전자에게 필요 없는 동작을 강요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앞으로는 대부분의 버튼을 차량 속으로 숨기고 꼭 필요한 몇 개 버튼만 외부에 노출시키는 디자인이 될 것이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