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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님! 한말씀] 피데스증권 김한진 전무 - 무역 79학번

[동아일보 2006-02-09 07:15]

《1980년대 초반 영화배우 하면 안성기 씨, 가수 하면 조용필 씨를 떠올리던 시절이 있었다. 두 사람은 각종 영화제와 가요제에서 대상을 거의 휩쓸었다. 그런데 증권가에도 비슷한 인물이 있다. 주인공은 피데스증권 김한진 전무. 그는 1999∼2002년 4년 동안 주요 경제지가 베스트 이코노미스트(거시경제 전문가)를 선정할 때마다 1위를 차지했다. 2003년 3위권으로 밀렸던 그는 2004년 베스트 명단에서 잠시 빠졌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다시 베스트 2위를 차지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지금 증권가에서 ‘거시경제 전문가’를 꼽으라면 누구나 ‘김한진’이라는 이름을 먼저 떠올릴 정도로 그의 위상은 단단하다.

증권가에서도 각 분야 전문가가 나이가 들면 조직을 관리하는 관리자로 바뀌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그는 20년 가까이 현장에서 경제를 분석하며 글을 쓰고 있다.

그는 “여건이 허락하는 한 나 자신이 할 수 있을 때까지 그래프를 그리고 경제를 분석하는 글을 쓸 것”이라고 말한다.

○ 거시경제는 주식 투자의 핵심

기업분석가들은 종목의 목표주가를 맞혀야 하고 투자전략가들은 지수 움직임을 예상해야 한다.

그렇다면 거시경제를 분석하는 이코노미스트는 증권사에서 어떤 역할을 할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산을 어떻게 배분해야 하는가에 대해 조언하는 것입니다. 크게 주식 채권 부동산 현금 등 4가지 분야 중 어떤 분야에 얼마를 투자할 것인지에 대해 조언하는 것이죠.”

김 전무는 “경제의 큰 줄기를 예측하는 것은 그 다음”이라며 “큰 줄기를 알면 작은 것에 동요하지 않고 소신대로 길게 투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와 주가의 관계를 계절과 날씨에 비유한다.

날씨(주가)는 매일 변덕을 부릴 수 있다. 봄에도 강추위가 오고 한겨울에도 이상난동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하루 날씨가 계절(경제)까지 바꾸지는 못한다.

비록 오늘 날씨가 쌀쌀해도 지금 계절이 봄이라는 사실을 안다면 ‘더워지는’ 여름을 기다리며 동요하지 않고 투자할 수 있다는 것.

그렇다면 그가 진단하는 지금 한국 경제의 계절은 어디쯤일까.

그의 대답은 ‘초여름’이다. 아직도 더 뜨거워질 여지가 많다는 것.

“경기선행지수가 한창 확장국면에 있습니다. 2007년 중반까지는 확장이 이어질 것입니다. 이번 경기 확장은 그 기간이 길어 ‘롱런’하는 모습을 보일 것입니다. 2007년 중반까지 주식 비중을 높이고 채권 비중을 낮추는 게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는 전문가

김 전무의 독서량은 엄청난 것으로 증권가에 알려져 있다.

한 나라와 세계 경제를 예측하고 분석하는 이코노미스트에게 폭넓은 지식은 필수다. 그래서 그는 역사 사회 미래학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는다. 3년 전부터 몇몇 증권사 이코노미스트들과 함께 2개월에 한 번씩 모여 공부를 하고 있다.

공부 모임에는 대신증권 김영익 리서치센터장, 대우증권 고유선 선임연구원, 조흥투신 홍춘욱 투자전략팀장, 교보증권 정용택 이코노미스트 등 국내 정상급 이코노미스트들이 참석한다.

김 전무는 “개인투자자들도 거시경제에 대해 차분히 공부를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어차피 단기적인 주가 움직임은 누구도 쉽게 맞힐 수 없다. 하지만 경제의 큰 틀을 짐작할 수 있으면 더 긴 안목으로 투자계획을 짤 수 있다.

“시장심리가 들뜨면 주식을 사고, 불안해지면 주식을 파는 투자 행태로는 좋은 성과를 얻기 어렵습니다. 단기적인 시장 움직임보다 큰 추세를 공부하고 그에 따라 장기 투자한다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입니다.”

▼김한진 전무는…

△1960년생 △1983년 국민대 무역학과 졸업 △1986년 신영증권 조사부 입사 △1992년 국민대 경제학 박사 △1995년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1998년 삼성투신운용 수석 이코노미스트 △1999년 피데스투자자문 전무 △2004년 피데스증권 전무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