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각자의 회사에서 밝게 웃으며 포즈를 취한 김소희 씨.
이들은 본인의 적성을 찾아 과감히 중소기업에 일터를 잡은 꿈 많은 청년들이다.
모두 청년인턴으로 입사한 뒤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어디에서 일하느냐보다 어떤 환경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걸 이제 알게 됐어요.”
새내기 직장인 김소희 씨(26·여)는 20∼22일 회사 동료들과 일본으로 ‘플레이숍’을 다녀왔다. 김 씨 회사는 재충전을 위한 워크숍을 이렇게 부른다. 김 씨 본인이 부담하는 돈(300만 원)에 정부(900만 원)와 회사(400만 원)의 지원금을 더해 ‘1600만 원+이자’의 목돈을 만드는 ‘청년내일채움공제’도 회사 소개로 가입했다. 만기공제금을 타면 집 보증금 등으로 활용할 생각이다. 이 회사는 ‘언플러그드 데이’ 제도도 운영 중이다. 한 달에 한 번 본인이 원하는 날 2시간 일찍 퇴근하거나 늦게 출근한다. 이 회사는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이 아니다. 직원 50여 명의 중소기업이자 디지털 마케팅 대행사인 ‘㈜애드이피션시’다.
○ 중소기업에 도전한 청년들
2015년 8월 국민대 언론학부를 졸업한 김 씨는 처음에 다른 친구들처럼 대기업 입사를 준비했다. 네덜란드로 교환학생을 다녀왔고 인턴 경력이 두 번 있어 대기업 취업에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수십 군데 응시원서를 냈지만 번번이 탈락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서류전형조차 통과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대기업 취업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어렵다’는 말을 실감했다.
실의에 빠진 김 씨에게 희망이 된 것은 애드이피션시에 먼저 입사한 후배들이었다. 그들은 “기업 크기는 상관없다. 업계 평판과 직원 복지를 고려하면 대기업 못지않다”고 말했다. 마침 김 씨는 광고대행사에서 인턴을 한 경력이 있었다. 김 씨는 올해 3월 청년인턴으로 이 회사에 입사해 6월 정규직이 됐다. 현재 인터넷광고 업무를 맡고 있다.
애드이피션시가 청년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워크 앤드 라이프 밸런스(일과 삶의 균형)’를 직원 복지의 축으로 삼고 있어서다. 또 청년공제 가입을 적극 권유해 청년들의 장기근속을 유도하고, 중소기업이 흔히 겪는 인력난에 성공적으로 대처했다. 김 씨는 “정부가 근로시간 단축을 추진한다는데, 일하는 환경 자체를 좋게 만들면 많은 청년들이 중소기업의 문도 두드릴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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