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애플리케이션인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41·사진)가 100억 원의 사재를 사회에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김 대표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세상에 대한 감사함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3년간 개인 지분을 처분해 100억 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미래에 대한 비전을 재정립하기 위해 8월 말부터 두 달째 안식휴가 중인 그는 “회사에서 떨어져 생각해보니 더 멀리 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미래에 대한 비전이나 전략보다 세상에 대한 감사함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재물을 숨겨두는 방법으로 남에게 베푸는 것만 한 게 없다’는 다산 정약용 선생의 말을 인용하며 창업 전 가구 사업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경험 등을 딛고 재기하기까지 사회가 준 고마움을 전했다. 김 대표는 가난으로 미술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던 자신의 과거도 함께 소개했다. 그는 학점은행제로 학위를 취득한 뒤 2015년 국민대 디자인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늦깎이로 마쳤다.
그는 “은퇴하고 죽기 전이 돼서야 사회에 환원하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더 젊을 때 (사회 환원을) 실천해서 기쁨과 변화를 느끼고 싶었다”며 “과거의 저처럼 어려운 처지에 있는 젊은 친구들에게 조금이라도 희망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회 환원은 오래전부터 가져온 생각으로 지난해 중순부터 투자자들과 상의해 왔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우선 100억 원 중 절반을 저소득층 아이들의 장학금으로 쓰고, 나머지는 음식 배달원들의 안전과 복지, 사원들의 퇴직연금, 고독사(孤獨死) 예방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우아한형제들은 투자회사인 골드만삭스와 함께 2015년 사단법인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을 설립해 노인들의 고독사를 막기 위한 활동도 펼치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중소상인들에게 과도한 수수료를 지운다는 비판이 일자 2015년 수수료를 아예 없애 같은 해 영업손실이 249억 원에 이르렀다. 하지만 광고비를 낸 업체를 앱 화면 상단에 노출하는 새로운 수익모델 등을 안착시켜 지난해 흑자 전환(영업이익 25억 원)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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